[단독]경북 예천 한우농가 솟값 하락 비관 극단 선택
[단독]경북 예천 한우농가 솟값 하락 비관 극단 선택
  • 김재민
  • 승인 2023.01.16 12:3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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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가격 폭등, 이자비용 증가, 송아지값 폭락 겹쳐
송아지안정제 개편 불발 등 농가 안전망 전무
예천경매우 시장 전경. 자료사진
예천경매우 시장 전경. 자료사진

경북 예천에서 한우 사육 농가가 최근 솟값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예천군은 전국에서 한우 번식용 소 사육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이번에 극단적 선택을 한 농가도 한우 번식우 150여 두를 사육 중이었다.

1월 13일 예천 우시장에서 경매를 마치고 귀가한 농가는 경제적 상황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국한우협회 예천군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에 극단적 선택을 한 농가는 무허가축사 적법화 과정에서 적법화 불가 판정을 받으면서 기존 축사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새로 축사를 신축했으며, 축사 신축으로 막대한 부채를 진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는 지난 1년간 배로 폭등하고, 송아지가격 폭락하고, 생산비 폭등까지 겹치며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월 13일 예천축협 가축시장에는 암송아지 35두, 수송아지 160두, 번식우 34두, 비육우 65두가 출품되었으며, 암송아지 평균 가격 186만 원, 수송아지 295만 원, 번식우 314만 원, 비육우 623만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예천축협 우시장 1년 전 거래가격(2022년 1월 14일)을 살펴보면 암송아지 316만 원, 수송아지 380만 원으로 암송아지는 작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하락했고, 수송아지는 23% 하락한 상황이다.

한편, 2000년 정부는 송아지가격 하락에 따른 농가를 보호하고자 송아지안정제를 도입하였으나 2012년 솟값 파동 당시 수급 조절에 도움이 안 된다며 사육두수가 많았을 때 송아짓값이 하락하는 경우에는 발동하지 못하도록 기준을 추가하면서 번식농가의 안전망이 사라진 상태였다.

이후 전국한우협회 등은 2016년부터 송아지안정제 발동기준 완화를 지속해서 요구했고 농식품부로부터 여러 차례 개정 약속도 받았지만, 결국 지금까지 발동기준 완화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번식농가의 최소한의 안전망도 갖춰지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한우자조금으로 실시가 추진된 선제적 수급 조절 사업도 정부가 한우 가격이 높다는 이유로 2018~2020년 사업에 비협조함으로써 수급 조절 시기를 놓치면서 10년 주기로 발생하는 솟값 하락기에 전혀 대응하지 못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농가의 극단적 선택이 단순히 솟값 하락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환경부의 무허가축사 적법화,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농가의 소득 안정보다 물가를 더 걱정하는 정부의 안일한 행태 때문에 발생한 인재로 모이고 있다.

예천축협 관계자는 현재 모든 한우농가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고인이 된 농가는 무허가축사 적법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축사신축 등을 하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며 여러가지 어려움에 겹치면서 안타까운 선택을 하게 되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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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숙 2023-01-17 17:05:0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강남호 2023-01-16 21:32:52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