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양돈용 배합사료 품질 점수 ‘낙제점’
'22년 양돈용 배합사료 품질 점수 ‘낙제점’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3.01.18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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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기준 위반은 면했지만 필수아미노산 등 요구량 대비 낮아

한돈협, 2022양돈용 배합사료 모니터링 사업 결과 보고회 가져

사료품질에 심각한 문제있는 업체엔 경고 등 ‘후속조치’ 계획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국내 양돈용 배합사료 생산실적 상위 5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품질 모니터링 검사 결과 조단백질 함량은 하향 조정됐으며, 조단백질을 대체할 라이신 등 필수아미노산 함량은 한국사양표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임신돈 사료에 대해 곰팡이독소인 제랄레논 검출농도 분석 결과 2개 사료에서 국내 권고 기준인 100ppb를 초과한 것이 확인됐다.

이는 지난 1월 16일 한돈협회 주최로 열린 ‘2022년 양돈용 배합사료 품질 모니터링 결과 발표회’에서 보고됐다.

지난 1월 16일 축산회관 지하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2년 양돈용 배합사료 품질 모니터링 결과 발표회 전경 모습.
지난 1월 16일 축산회관 지하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2년 양돈용 배합사료 품질 모니터링 결과 발표회 전경 모습.

 

법적 기준 위반하진 않았지만 품질은 ‘엉망’

먼저, 육성돈 사료의 일반 성분분석 결과 조단백질의 경우 대부분 허용기준에서 낮아졌다.

C사의 경우 17.64%로 기준치를 초과한 것을 제외하면 E사 15.73%, D사 15.04%, B사 14.09%, A사 12.57% 였다.

이는 2022년 온실가스와 축산악취를 줄인다는 목표로 정부가 지난해 7월 1일부터 양돈용 배합사료 내 조단백질 함량의 허용기준을 성장단계별로 1~3%p 낮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마련한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육성돈의 조단백질 허용기준은 16% 이하이다.

임신돈 사료의 조단백질 함량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5개 사료회사의 조단백질 함량은 ′18년 대비 ′22년 크게 낮아져 5개사의 평균 감소율은 약 16% 였다. 개정된 사료기준 및 규격에서 정부는 임신돈 사료의 경우 조단백질 허용기준을 13% 이하로 설정했다.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의 경우 모든 사료에서 요구량 대비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라이신 함량은 E사 0.86%, D사 0.83%, C사 0.78%, B사 0.73%, A사 0.66% 순이었다. 한국사양표준에 따르면 육성돈의 라이신 요구량은 25~45kg 구간에서 1.22%, 45~65kg 구간에서 1.01%로 A사의 육성돈 사료 라이신 함량은 요구량의 60% 수준에 불과했다.

임신돈 사료에선 곰팡이 독소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기적인 모니터링 등 규정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7월 급이기 샘플조사에서 B사와 D사의 임신돈 사료에서 곰팡이독소인 제랄레논 검출농도가 국내 권고 기준인 100ppb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랄레논은 농장형 곰팡이독소로 재배지에서 오염되며 번식돈의 생식장애를 일으켜 양돈장의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돈농가 피해 산출...경고 조치 할 것

한돈협회는 사료분석 모니터링 결과에 대해 "우려했던 상황이 결국 현실로 드러났다"며 향후 후속조치를 통해 양돈 사료의 품질관리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사료값이 폭등한 상황에서 돼지 성장률과 수태율이 떨어지고 질병이 다발하면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사료 품질을 점검해보자는 취지로 사업이 긴급추진됐다”면서 “이번 분석 결과 확인된 ‘사료품질 저하’가 농장의 일당증체량, 출하체중, 출하일령 연장과 연관이 있는지, 연관이 있다면 실제 한돈농가의 추가 피해는 어느정도 수준인지 산출하겠다”고 밝혔다.

한돈협회는 특히 "사료모니터링 조사가 특정 사료회사를 비방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사료품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업체에 대해선 경고 문서를 통해 사료품질관리를 공식 요구하겠다"며 추후 조치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탄소 배출 저감 계획에 따라 지난해부터 개정‧적용된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이 농가 피해로 이어지고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 역시 한돈협회의 공식 입장이다.

손세희 회장은 "양돈분야의 탄소 배출에 초점을 맞춘 사료 기준 개정이 농가의 생산성 향상은 뒤로하고 사료회사에만 관대하게 개정된 부분이 있다"면서 "정부의 기준대로 조단백 함량을 하향 조정하면 지방이나 다른 영양소를 높여 밸런스를 맞춰야 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당초 정부가 목표로한 탄소 배출 저감효과가 그대로 실현되는지 혹은 일당 증체량 저하와 출하 일령이 늘어 생산성만 낮아지는 것은 아닌지 아닌지 추가 연구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정P&C연구소가 맡았고 농협경제지주 축산연구원에서 영양성분과 곰팡이 독소 등을 분석했다. 사료 샘플은 사료차와 사료빈 및 급이기에 걸쳐 2차에 나눠 진행됐으며 7월과 9월, 11월, 3차례 5개 배합사료 업체 5개 농가에서 임신돈 및 육성돈, 이유돈 사료의 샘플을 채취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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