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축산물 수입 역대 최고치 경신
2022년 축산물 수입 역대 최고치 경신
  • 김재민 기자
  • 승인 2023.03.06 10:35
  • 호수 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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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물가 안정 빌미 할당관세 남발 영향
축산물 수입 증가율 닭고기·돼지고기·쇠고기 순
2022년 축산물 수입은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하였다. 이는 정부의 무분별한 할당관세 적용탓이다.

[팜인사이트=김재민 기자] 국내 축산물 시장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타결되고 WTO가 출범하면서 완전 개방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1990년대 초 치즈 등 당시로는 비민감 품목이 먼저 개방되고 돼지고기와 닭고기 시장이 1990년대 말, 쇠고기는 2001년 완전히 개방되면서 이전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체제 속에서 국내 축산농가들도 가축을 사육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당시 1차 축산물시장개방은 쇠고기는 40%, 나머지 축산물은 20% 내외의 낮은 관세만 내면 누구나 수입을 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국영무역 방식으로 한냉과 같은 공기업이나 정부가 지정한 특수목적의 법인들만 축산물 수입할 수 있었으나 시장 개방과 함께 이러한 장벽은 사라지게 된다.

이후 2000년대 들어 칠레와의 FTA가 체결되면서 축산물 수입은 관세를 없애는 쪽으로 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하였고, 미국, EU,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과 2010년대 초반까지 잇따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축산물 시장은 점진적 무관세화로 또다시 바뀌게 된다.

본지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본격화된 이후 축산물 시장을 2차 축산물시장개방으로 명명하고 축산물 수입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2022년 현재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FTA 체결국과는 무관세로 무역이 이뤄지고 있으며, 쇠고기의 경우 40%대에 달했던 관세율이 2023년 현재 미국은 8%대 호주나 뉴질랜드는 13%, 16%대의 관세율을 보인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쇠고기 수출국의 관세율은 5~6년 후 순차적으로 무관세로 전환된다.

올해 축산물 수입 증가율은 대부분의 품목에서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하였으며 증가율로만 보면 닭고기>돼지고기>쇠고기 순으로 나타났다.

1. 쇠고기 수입 동향

지난해 국내 쇠고기 시장은 한우 도매가격 강세에 따라 수입량도 증가하였는데 정부의 물가안정을 위한 쇠고기에 부과한 할당관세로 쇠고기에 부과되던 관세가 사라지면서 하반기 수입 증가로 이어졌다.

 

2022년 쇠고기 수입량은 47.7천 톤으로 2021년보다 5% 증가했고, 2차 시장 개방이 시작되었던 2011년과 비교해서는 52%가 증가하였다.

2020년 쇠고기 수입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는데 이는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전 세계적인 물류 불안 등에 기인한다.

2021년, 2022년 쇠고기 수입량의 증가가 눈에 띄는데, 2021년에는 전년도 수입 감소에 따른 기저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8%나 증가하였고, 지난해에는 5%나 증가하였다.

이 같은 수입 증가는 국내산 한우 가격이 2021년~2022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수입 쇠고기도 상대적으로 더 높은 마진을 챙길 기회가 만들어졌고, 2022년에는 정부가 쇠고기 물가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쇠고기 관세를 무관세로 전환되면서 수입량 증가로 이어졌다.

 

2011년 시장 개방 초창기 국내 쇠고기 시장은 호주산이 전체 수입 쇠고기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뉴질랜드산도 11.5%로 높았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논란이 일어나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높았기 때문인데, 15년이 지난 지금 미국산 쇠고기의 점유율은 55.3%로 국내 쇠고기 시장의 절대 강자로 올라서 있다.

 

2022년 국가별 쇠고기 수입량은 미국산 26.3만 톤, 호주 16.2만 톤, 뉴질랜드 2.3만 톤, 캐나다 1.9만 톤, 멕시코 0.7만 톤 순이다.

지난해 무관세 정책으로 미국산은 1만 톤 가까이가 더 수입되었고, 캐나다산과 뉴질랜드산 쇠고기 수입 증가가 두드러졌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입하는 쇠고기 부위는 갈비로 2011년 전체 수입량의 38%가 갈비였고, 2022년에는 37%로 여전히 갈비가 국내에서 수입되는 쇠고기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변화가 있다면 고급 스테이크용으로 주목받는 등심은 15%에서 9%로 크게 비중이 줄었고 대신 국물 요리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 양지가 10%에서 18%로 크게 증가하였다.

 

2022년 갈비는 17.6만 톤, 양지가 8.4만 톤, 앞다리 5.4만 톤, 목심 4.3만톤, 등심 4.1만 톤으로 뒤를 잇고 있다.

2011년과 비교하면 수입 중량으로도 등심, 안심 등 고급 스테이크 부위의 감소가 두드러진 가운데 채끝만 2,508톤에서 4,110톤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영화 기생충 이후 채끝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입된 쇠고기 중 갈비는 전통적으로 한식 갈비구이와 갈비탕 재료로 많이 활용되는데, 2020년 이후 갈비레토르트 제품이 증가하면서 그 수요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보이며, 스테이크나 구이용의 쇠고기 수입은 한우고기의 고급화 등의 영향으로 수입육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돼지고기 수입동향

돼지고기 수입 시장도 코로나19 당시 고돈가의 영향으로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2차 시장 개방 초창기 돼지고기 수입량은 37만 톤으로 당시는 구제역 확산에 따른 대규모 살처분으로 돼지고기가 부족했던 때여서 돼지고기 수입량이 많이 증가한 때였다.

이후 돼지고기 수입량은 30만 톤 초·중반대를 오갔으나 2019년 주요 수출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 대응한 가수요로 인해 42만 톤까지 증가하였고 2020년 실제로 독일 등 주요 돼지고기 수출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으로 30만 톤 초반대까지 수입량이 감소하면서 국내 돼지고기 시장의 강세로 전환되는 계기가 된다.

2022년 지난해는 돼지고기 수입량은 44.2만 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는데, 정부가 돼지고기 물가안정을 빌미로 FTA가 체결되지 않은 국가에도 무관세를 적용하는 등 돼지고기 수입을 부추겨 전년 대비 무려 33%나 돼지고기가 더 수입되게 되었으며, 식약처 등이 검역기준으로 환산한 5대 수입 품목에 돼지고기가 오르게 되었다.

2022년 돼지고기 수입 증가율은 전년과 비교해 33%가 증가했고, 2011년과 비교해서는 19%가 증가하였다.

 

돼지고기 부위별 수입 비중을 살펴보면 삼겹살이 전체 수입량의 40% 내외를 점유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뒤이어 앞다리가 37.2%, 목심이 14.6%로 뒤를 이었다.

삼겹살과 목심은 국내 돼지고기 시장을 견인하는 양대 축으로 여전히 삼겹살은 2차 시장 개방 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

앞다리의 경우 목전지 등 구이용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육가공품의 원료로 많이 활용되어 수입이 많다.

참고로 국내산 돼지고기는 뒷다릿살보다 앞다릿살 가격이 높지만, 외국에서는 육가공용으로 많이 이용되는 뒷다릿살이 국내처럼 가격이 낮지 않다.

결국 이 가격 차가 육가공용으로 수입 뒷다릿살보다 수입 앞다릿살을 사용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2022년 삼겹살은 17만 톤, 앞다리는 16만 톤이 수입되었다.

2019년에는 이례적으로 앞다릿살이 삼겹살보다 많이 수입되었는데,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독일 등 주요 돼지고기 수출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할 조짐을 보이자 육가공업계가 원료용 육류를 미리 당겨 수입한 여파가 있었다.

2022년 앞다릿살 수입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16만 톤이 수입되어 2019년을 크게 앞질렀다.

3. 닭고기 수입 동향

닭고기 수입은 2022년 큰 폭으로 증가하였는데 수입량도 닭고기 수입 증가율도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하였다.

 

2022년 닭고기 수입량은 18.8만 톤으로 2021년과 비교해 52%, 2011년과 비교해 73%가 증가하였다.

쇠고기 수입량이 전년 5%, 2011년 대비 55% 증가했고, 돼지고기는 33%(21년 비교), 19%(2011년 비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그 증가 폭에 있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이다.

닭고기 수입량 증가는 하림 등 국내 닭고기 계열사들이 생산량을 감축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주재료인 곡물 가격이 크게 인상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등의 협의로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생존을 위해 생산량 증대보다는 감축으로 비용을 아끼자는 분위기가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종계의 생산성 저하까지 겹치면서 육계 공급량이 감소했다.

2022년 육계 공급 수수는 7억 8,911만 수로 전년도 8억 2,374만 수 대비 4.3%가 감소하였다.

여기에 정부가 다른 품목과 마찬가지로 무관세로 닭고기 수입을 부추긴 것도 역대 최고 수준의 수입량과 수입량 증가율을 기록한 원동력이 되었다.

 

닭고기의 국가별 수입 비중 변화는 미국과 브라질의 역전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한때 전체 닭고기 수입의 대다수인 75%를 차지했던 미국의 경우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으로 수입량이 급감하여 2022년은 3%까지 하락하였다. 3%의 점유율도 지난해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2021년 미국산 닭고기 점유율은 1.9%에 불과했다.

미국에서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하고 아직 안정시키지 못하면서 수출 가능 물량이 감소한 것이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브라질의 경우 2011년 22%에서 2022년 91%로 미국산 물량을 대부분 흡수하면서 국내 닭고기 시장에서 절대 강자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국가별 닭고기 수입량은 브라질이 17만 톤으로 대다수를 차지하였고, 이어 태국 1만 톤, 미국 0.6만 톤으로 뒤를 이었다.

브라질산은 지난해 할당관세 적용 효과를 톡톡히 보았으며 52% 닭고기 수입량 증가분의 대부분이 브라질산으로 6.1만 톤을 지난해보다 더 많이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위별 닭고기 수입량을 살펴보면 닭다리가 전체 수입 닭고기의 95.8%를 차지하며 우리나라 국민의 닭 다리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수입량도 17.9만 톤으로 지난해 11.5만 톤보다 55%나 증가했다.

닭 다리 다음으로 많이 수입된 부위는 날개육으로 7,509톤이 수입되었고, 가슴육은 1,423톤이 수입되었다.

수입 비중은 닭다리 95.2%, 닭날개 4%, 닭가슴살 0.8%로 나타났다.

수입 닭 다리는 대부분 식자재용으로 활용되는데 뼈 없는 닭고기 튀김류, 뼈없는 닭갈비, 뼈없는 찜닭 등과 치킨버거에도 닭다리 육이 많이 사용된다.

최근 간편식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산 닭고기에 비해 정육양이 많은 수입닭고기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무역협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 쇠고기와 돼지고기와 달리 닭고기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세계 닭고기 생산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브라질과 미국 중 우리나라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 이후 미국산 닭고기의 수입이 제한되면서 FTA 미체결국인 브라질의 강세자 지속되고 있으며, 지난해 할당관세 적용의 효과까지 나타나며 브라질 집중도가 더 높아졌다.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2023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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