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 김경호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장 기자간담회
[관전평] 김경호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장 기자간담회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8.11.02 0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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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장점 ‘소통·추진력’ 꼽아···중재 역할에 방점
전문성 부족 비판에는 “많이 공부하고 듣겠다”
양배추 논란 “농민과 소통할 것” 돌파의지 피력
하차거래 시행유예 ‘불가’ 재확인, 지원폭 넓힐 것
김경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장
김경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장

[팜인사인트=박현욱 기자]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 수장으로 임명된 김경호 사장이 자신의 소통능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신뢰받는 서울시공사를 꾸려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많이 공부하겠다”며 전문성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공정한 조정자’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신임 사장은 부임한지 3개월 만인 지난 31일 공사 회의실에서 ‘2018 하반기 CEO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나는 소통의 아이콘”이라면서 “직원뿐만 아니라 (각 도매법인) 대표자 등과 수시로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에서 30여년 간 공무수행 이력을 갖고 있는 김 사장은 농업유통에 대한 경험이 전무해 도매시장 업무를 총괄하는 서울시공사 수장으로서의 자질에 대해 언론과 관련업계로부터 비판받아 왔다.

김 사장은 여론을 의식한 듯 사장 발령 후 휴일까지 반납하며 유통관계자들과 릴레이 면담을 실시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도 김 사장은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도매시장에 대해 많이 공부하며 배우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학습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양배추 하차거래 시행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김장철에 600개의 컨테이너가 도매시장에 깔려 있는 것을 생각해 봤느냐”면서 물류 효율화 부문은 선택의 문제가 아님을 명확히 했다.

이어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하차거래는 미룰 수 없는 문제”라며 “더 이상의 유예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다만 하차거래로 인한 출하자의 손실은 최소화 해야한다”며 한발 물러서며 “출하자에 대한 지원폭은 더 넓히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물류비는 파렛트 단위로 지원하는데 망당 3천원, 박스 포장의 경우 6천원을 지급하고 있다.
 

기자간담회 전경
기자간담회 전경

이번 제주도 양배추 하차거래 논란은 김 신임 사장의 역량 평가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겉으로는 농민과 정부 간 출하에 대한 비용분담 문제로 비춰지지만 하차거래는 단기적으로 도매시장의 물류효율화와 '재' 관행 철폐, 거시적으로는 산지조직화 유인을 위한 핵심 사업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김 사장 부임 후 첫 번째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지 검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채소 대표품목인 배추 하차거래의 전초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9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배추 하차거래는 산지유통인을 중심으로 극렬한 반대에 부딪힐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산지유통인들은 이번 제주 양배추 하차거래 문제를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배추 하차거래 문제 해결의 물꼬를 어떻게 틔우는가에 따라 김 사장의 중재역할에 무게중심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호 사장의 첫행보는 일단 합격점을 받은 모양새다. 스스로 낮추는 김 사장의 태도가 유통인들에게는 '소통'과 '의지'로 읽혔기 때문이다. 한 유통관계자는 "단기간이지만 지금까지 김 사장의 의지로 볼 때 도매시장에 산적해 있는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며 내심 기대감을 표출했다.

다만 농업 전문가로 통했던 박현출 전임 사장이 임기 막바지까지 도매법인들과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점 등을 고려할 때 낙관적인 전망만을 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한 시장도매인 도입과 같은 이해관계가 팽팽히 맞서는 굵직한 사안들에 과연 김경호 신임 사장의 소통매직이 통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재’ 관행이란 상차거래 시 내부 상품은 확인하지 못하고 짓눌림 등이 발행할 수 있어 이를 감안해 경매물량의 10%에 대해서는 절반 가격으로 정산하는 관행을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