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확기 구곡 방출’은 미친 짓”
“정부 ‘수확기 구곡 방출’은 미친 짓”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8.11.0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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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 “계획 즉각 철회해라” 촉구
목표가격 재협상·직불제 개편 악영향 미칠 듯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물가관계차관회의 및 제10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를 열고 비축미를 연내 방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물가관계차관회의 및 제10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를 열고 비축미를 연내 방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청와대와 정부는 2018년 수확기, 물가안정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될 쌀값 하락을 위한 구곡 방출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와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농민단체들은 지난 1일 성명서를 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쌀전업농은 “2018 수확기 쌀값 회복으로 높아졌던 쌀 생산 농민의 소득안정의 기대가 정부의 수확기 구곡경매 계획에 짓밟히고 농정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그 어떤 정부도 하지 않았던 수확기 구곡 방출은 미친 짓”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들은 또 “쌀 생산 농민이 올해 쌀값은 상승이 아닌 회복된 것이라고 설명해도 쌀값이 회복돼도 농가경제는 아직 어렵다고 역설해도 정부는 귀 막고 듣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정부는 쌀값이 너무 높이 올라 물가안정을 위해 구곡 방출을 한다고 말하지만 쌀값이 물가상승에 주는 영향이 미비하다고 말해도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물가에 영향을 주는 품목 가중치에서도 쌀은 1000중 5.2로 매우 낮으며 이는 빵값(5.4)보다 낮고 담배값(10.7)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이들은 특히 “그동안 쌀 생산 농민은 정부의 쌀값회복정책을 지지해왔고 2018~2022년간의 목표가격 결정과 직불제 개편 등 민감 현안에 대해서도 협의로써 해결고자 노력해왔다”면서 “쌀값의 급격한 상승 우려한 농정당국의 4월 산물벼 8만3000톤 방출, 6월 10만 톤, 8월 4만 톤 방출에도 동의하고 협조했다. 하지만 수확기 상황은 다르다. 만약 ‘구곡 방출’이 결정되면 이는 농업에 대한 ‘적폐(積弊)’의 시작일 것이며 그동안 있었던 정부와 농업계의 협의와 논의의 관계는 무산되고 악화일로만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정부는 올해 수확기 강력한 ‘전국 쌀 생산 농민집회’를 감당해야 할 것이며 그 책임은 모두 청와대와 정부에 있다. 다시 한 번 청와대와 정부의 ‘쌀 수확기 구곡방출 계획’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농연도 “10월 산지 쌀값이 80㎏당 19만3000원 수준으로 평년보다 오른 건 사실이지만 2004년 때와 비교해 보면 쌀값 폭등이 아니라 회복이란 표현이 맞다”며 “농업계는 언제 쌀값이 내릴 지 알 수 없어 빠른 시장격리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방출까지 한다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쌀값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가중치는 1000에서 5.2에 불과하다. 밥 한 공기가 껌 한 통 가격도 안 되는 상황에서 쌀값을 물가 정책의 희생양으로 삼아선 안 된다”면서 “특히 정부가 국회 내 쌀 목표가격 협상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쌀값을 내리려는 의도면 농업계는 앞으로의 쌀 목표가격 재협상과 쌀 직불제 개편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물가관계차관회의 및 제10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를 열고 비축미를 연내 방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이를 둘러싼 정부와 농민 간 갈등은 첨예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