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한우파동 프롤로그
제4차 한우파동 프롤로그
  • 김재민 기자
  • 승인 2023.04.27 15:36
  • 호수 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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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인사이트=김재민 기자] 현재 한육우업계는 제4차 한우파동 초입에 서 있다.

한우파동은 한우의 번식 특성 그리고 국내 한우 비육 기간, 한우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으며 대략 10년 주기로 사육두수 증가와 감소가 반복되고 그에 따라 가격의 상승과 하락이 발생한다는 것이 학계의 연구 결과로 나와 있다.

미국 등 비육우 산업이 발전한 국가에서는 이를 cattle cycle라 하여 미국산 육우의 수가 생산자들이 인식하는 매출과 이익의 변화에 따라 몇 년간은 사육두수가 증가하고, 몇 년간은 감소하는 현상을 이야기하며 대략 10년의 기간에 따라 소떼가 증가하고 감소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는 돼지에서 먼저 관찰되어 pig cycle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는데, 1925년 미국의 돼지시장에서 Mordecai Ezekiel에 의해, 유럽에서는 1927년 독일 학자 Arthur Hanau가 처음 관찰되었다.(WIKIPIEIA)

우리 학계는 이를 비프싸이클(beef cycle)이라 하여 10년 주기 사육두수 변화와 가격 변동을 설명한다.

요즘 매우 뜨거운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에 beef cycle/cattle cycle의 의미를 물었다.

대화형 인공지능 chat GPT 4.0은 비프싸이클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다음과 같이 응답했다.

“축우 주기는 육우 산업에서 확장과 축소가 반복되는 패턴을 말하며, 이는 공급과 수요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소의 주기는 일반적으로 목초지와 사료의 가용성 변화와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 수요의 변동에 의해 좌우됩니다.

축우 주기의 확장 단계에서 목장주들은 높은 쇠고기 가격과 유리한 기상 조건에 대응하여 소의 공급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그러나 소의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위축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축기에는 목장주들이 낮은 가격과 불리한 기상 조건에 대응하여 소 떼를 줄임으로써 소의 공급이 감소합니다. 이러한 공급 감소는 결국 쇠고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소 주기에서 또 다른 확장 단계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축우 주기는 쇠고기 및 기타 축산물의 가격은 물론 목장주 및 기타 산업 참여자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쇠고기 산업 및 광범위한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beef cycle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솟값 파동 이후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beef cycle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이전 솟값 파동은 1984년~1988년, 1996년~2000년, 2011년~2014년 세 차례 발생하였다.

1984년 이전에는 농가 경제에 영향을 줄 정도의 소값이 폭락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유는 소를 비육용으로 전문적으로 사육하는 농가가 그전에는 없었고, 소는 고깃소로 이용되기도 하였지만, 농경용으로 쓰임이 더 컸기 때문에 1970년대까지는 한우가 항상 모자랐던 시기이다.

그러던 중 경운기 등 농기계 보급이 증가하면서 한우의 농경용으로의 쓰임이 사라지고, 온전히 고기 생산을 위해서만 소가 활용되면서 수요를 넘어서는 공급 과잉기 솟값이 크게 조정을 받고 소의 번식 특성상 그 기간이 4~5년간 지속되었다.

공통된 것은 한우의 사육두수 증가와 함께 다른 변수가 관여하였는데, 1차 파동 때는 생우수입과 쇠고기 수입증가, 2차 파동 때는 쇠고기 수입 증가와 외환위기 3차 파동 때는 광우병 파동 영향과 구제역이 발병하면서 솟값 하락의 방아쇠를 크게 당겼다.

솟값 파동이 준 교훈

세 번의 솟값 폭락사태를 겪으면서 한우 파동을 미리 막아야 한다는 교훈을 정부와 한우 업계는 가지게 되었다.

3차 한우 파동 전에는 2008년부터 솟값 파동이 올 수 있다는 신호를 농촌경제연구원이 축산관측 자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파하였으나 막지 못하였다. 솟값이 하락해야 하는 시기에 음식점원산지표시제와 이력추적제가 시행되면서, 수입육을 판매하던 식당들 중 일부가 한우로 원료를 바꾸면서 한우 가격이 2~3년간 높게 유지되면서 솟값 하락 전망이 빗나가게 했기 때문이다.

단기적 시장 상황이 공급 쇼크로 인한 가격 하락을 일시적으로 막아주면서 소 사육두수가 더 늘어나면서 이후 낙폭을 더 크게 만들었다.

이에 한우 업계는 단기적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소 사육두수가 증가 추세에 있으면 수급 조절을 선제적으로 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됐다. 농가들에 솟값 하락 신호를 보내는 것만으로는 농가들이 사육두수를 줄이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후 2015년을 전후하여 수급 조절 매뉴얼이라는 것을 만들어 소의 사육두수에 따라 구체적인 업계의 행동 지침을 만들기도 하였다.

한우협회에서는 미경산암소시장을 활성화해 비육농가에 의해 암소가 자율감축될 수 있도록 하고, 그런데도 사육두수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되면 미경산암소비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였다.

이는 모두 공급량을 줄이는 프로그램으로 미경산암소비육 활성화 등 암소시장 활성화를 통해 시장 기능에 의해 소 사육두수가 늘어나는 것을 막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미경산암소비육사업이 추진되던 시기는 소 사육두수가 가장 적을 때로 송아지 생산에 가담해 줄 암소가 매우 필요했던 시기로 충돌이 일어났다. 암송아지의 비육은 사육 기반 회복에 부정적이라는 여론이 등장하면서, 2~3년 전 솟값 폭락 당시의 상황을 잊은 듯이 행동하기 시작했다.

부위별 소비 불균형

한우의 부위별 소비 불균형은 솟값을 하락시키는 주된 원인 중 하나다.

크게 직화구이에 적합한 부위와 직화구이에 부적합한 부위로 한우 고기를 구분할 수 있는데, 그 수요의 차이는 가격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물 요리용으로 많이 활용되는 양지와 구이나 스테이크로 활용되는 등심의 가격 차는 2배 정도고, 불고기용으로 많이 활용되는 설도는 3배 정도 차이가 나며, 목심이나 사태는 등심과 비교해 4배 정도 가격 차이가 난다.

직화구이로 조리할 수 없는 부위를 미국에서는 햄버거로 소비하는데, 아쉽게도 국내 버거시장은 가격이 낮은 수입쇠고기가 장악하고 있다. (한우는 높은 단가로 인해 햄버거용 패티로 상용화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일부 프렌차이즈업체가 프리미엄버거 메뉴로 상용화 하고 있다.)

직화구이에 부적합한 부위를 한우업계에서는 정육이라고 부르거나 비선호부위라 이야기하기도 한다. 어떻게 됐던 정육부위는 현재로서는 가격을 할인해 판매하는 것 외에는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농장에서 식탁까지는 제4차 한우파동 두 번째 특집으로 4차 파동을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벗어날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2023년 3~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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