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영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장
[인터뷰] 문영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장
  • 김지연 기자
  • 승인 2023.04.28 11:38
  • 호수 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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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도매시장 경쟁력 확보 및 활성화 ‘목표’
통합공동물류 체계 구축… 물류 체계 선진화 실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으로 지속가능한 시장 만들겠다

[팜인사이트=김지연 기자] 그동안 농산물 도매유통은 공영도매시장 중심으로 이뤄지며 지난 1985년 가락시장 개장 이후 경매제 중심으로 거래방식을 제도화했으나,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체계에서 도매시장 유통주체들은 현실에 안주하며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인구구조 및 농산물 소비 경향 등 소비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초 출하 농업인의 권익증진과 농산물 도매시장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도매유통 혁신 4대 분야를 지정해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농식품부는 그간 도매유통 구조개선에 대한 농업인과 소비자들의 요구와 전문가·유통주체 의견수렴 등을 토대로 △출하 농업인 권익증진 △도매시장법인 공공성 강화 △시장도매인제 평가 및 개선 △도매시장 기능혁신 등 4대 분야를 지정하고 10대 추진방향과 16개 주요과제를 선정했다.

이에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공영도매시장을 조성하겠다는 문영표 사장은 통합공동물류체계로의 전환, 데이터 경영을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미래지향적인 핵심 과제를 발표하고 시민들의 안심먹거리 공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침 취임 1주년을 맞이한 문영표 사장을 만나 올해의 사업계획과 함께 다양한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유통정보 서비스 확대 및 통합공동물류 체계 구축

공사의 올해 주요 사업은 굵직하게 5가지로 △시스템 기반 유통 환경 변화 대응 △빅데이터 기반 유통정보 서비스 확대 △통합공동물류 체계 구축 위한 물류 체계 선진화 △가락시장 및 가락몰 명품‧명소화 추진 △시민 안심 먹거리 공급 고도화 등이다.

‘시스템 기반 유통 환경 변화 대응’으로 공사는 △디지털 기반 전자송품장 도입 및 공정거래탐지 시스템 고도화 △시장 환경 관리 체계화 △전국 온라인 도매시장 적극 참여 및 빅데이터 기반 가락시장 교통 관리 첨단화 등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빅데이터 기반 유통정보 서비스 확대’를 위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도매시장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유통정보(가격 등) 고도화와 콘텐츠의 다양화 및 차별화를 추진해 시민 만족도를 향상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공동물류 체계 구축을 위한 물류 체계 선진화’를 위해 △팰릿 하차거래 추진 △물류운반장비 등록제 △안전 관리 체계 정착 △도매시장 이‧배송 혁신을 통한 공간 회전율 제고 등의 추진 내용을 담았다.

‘가락시장 및 가락몰 명품‧명소화’ 추진은 가락몰 운영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고, 가락몰 상권 활성화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MD 계획 수립, 고객중심 쇼핑 환경 개선을 위한 BI, SI 도입 및 리뉴얼, 가락시장 외곽(송파대로 등) 걷고 싶은 명품 거리 조성 등을 통해 고객지향 시장을 구현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시민 안심 먹거리 공급 고도화’를 위해 출하 전 검사 및 출하 후 부적합품 적발을 강화하고 잔류농약 외 미생물‧방사능‧중금속 등 유해물질 안정성검사 확대를 추진해 시민 불안을 해소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가락시장 전자송품장 시스템 시범 도입

통합공동물류 도입 기반 조성 여건 마련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양하고 표출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유통 환경 속에서 공사는 시장관리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공영도매시장의 경쟁력 확보와 활성화가 주요 미션이라고 강조한 문 사장은 이해관계자들과 연대해 정확한 로드맵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도매시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환경‧사회적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으로 ESG 경영 가치를 실천하고 건강한 식문화를 창조해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올해 농산물도매시장 유통의 디지털화‧수급 조절 ‧물류효율화를 위해 가락시장에 전자송품장을 시범적으로 도입한다고 밝힘에 따라 공사는 전자송품장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PC 및 스마트폰을 연계해 앱서비스를 구축하고 시스템 표준화를 위한 공통 모듈 및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정부의 온라인거래 플랫폼과 전자송품장 시스템을 연계‧구축할 전망이다.

올해 11월부터 무, 배추, 양파, 깐마늘, 배, 팽이버섯 등 6개 품목에 한해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이후 내년부터 타 도매시장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문 사장은 “가락시장 전자송품장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면 산지 출하단계의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해 반입물량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예약 거래가 활성화됨에 따라 거래 투명성이 강화되고 통합공동물류 도입 기반 조성의 여건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거래 등이 확산되면 산지의 개별 물류를 소화할 수 있는 거점 물류가 필요하게 되는데 가락시장으로 몰리는 집중도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며 “기존에 이탈됐던 대형 거래선을 포함한 부분도 온라인상에서 가락시장으로 회귀하는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이어지는 ‘소통’의 행보

문 사장은 취임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해관계자들 간의 ‘소통’을 강조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소통으로 대안을 도출해 낸 그는 ‘소통’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공영도매시장을 만들겠다는 미션 아래 1년동안 행보를 이어왔다.

가락시장 도매법인들과 일대 일로 만나서 ‘비전미팅’을 진행하면서 소통을 하다 보니 지난해 가락시장 물량과 거래금액이 모두 신장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와 관련해 문 사장은 올해도 소통에 기반한 비전미팅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4월부터 배추 파렛트 하차거래 전면 의무화

4월부터 가락시장에서 배추 파렛트 하차거래는 전면 의무화됐다. 사실 하차거래는 10여년 전부터 나온 가락시장의 단골 이슈 메뉴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문 사장은 더 이상 도입을 늦출 수는 없다고 못박으며 물류 환경 개선과 함께 고령화 및 인력난이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상차거래 시 관행이었던 ‘재’가 사라지면서 연 79억원(공사 추산)의 비용이 출하자에게 환원될 것이기 때문에 출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재’는 차량 단위 경매 시 어려운 상품 감정과 속박이 등을 감안해 중도매인이 출하 물량의 약 20%에 대해 2등품 가격을 일괄 적용하는 거래 방식으로 유통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문 사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부터 배추 파렛트 하차거래 실시를 강조해왔고 올해 1월부터 시범거래를 실시한 후 4월 전면 시행된 것이다.

이어 문 사장은 “차상거래 중에서 배추는 가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배추 하차거래의 성공여부가 앞으로 남은 품목들의 하차 거래 가속화 여부와도 직결돼 있다”며 “아직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감식망(품질 확인을 위한 샘플 물량) 문제와 관련해서도 양 측 간 의견 조율을 통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감식망을 출하자는 파렛트 2개당 1망을, 유통인들은 파렛트 1개당 1망을 각각 요구하고 있고 공사는 한 달 정도 파렛트 2개당 1망 정도로 진행하려 하고 있다.

더불어 파렛트화되지 않은 물량이 가락시장에 반입됐을 경우 법적 구속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장도매인제 찬성은 하지만 잠시 유보

정가수의매매 도입 등 다른 방안 모색

문 사장은 취임 당시부터 기락시장에서 논란이 계속됐던 시장도매인제도와 관련해서 찬성 입장을 밝혀왔다.

출하자들의 출하선택권을 확대하고 자유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취지에서였다.

이와 관련해 문 사장은 시장도매인 도입을 찬성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정부가 가락시장에 대한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반대한다고 명시한 이상 잠시 유보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시장도매인 도입 반대와 관련해서 1박 2일동안 반론을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는 문 사장은 정가수의매매 도입 등 공사 나름의 다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 방안 중 하나로 가락시장의 상장거래 비중을 낮추는 방법을 제안했다.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장거래 대신 정가수의매매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장 공간 활용도가 높아지고 밤에 작업하지 않아도 된다.

문 사장은 “정가수의매매 거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규제 하에서 확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심플한 구조로 정가수의매매에 대한 정의와 매뉴얼을 새롭게 정하는 논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가락시장 주5일제 차근차근 도입

마지막으로 가락시장 주5일제 도입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젊은 인력의 유입과 시장활성화를 위해서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한 문 사장은 현실적으로 가락시장에 주5일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중장기적으로 보고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사장은 “현실적으로 가락시장이 설계물량보다 많이 반입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5일제를 도입하게 되면 문제가 더 심화돼 시장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있지만 이 부분은 공사가 풀어야 될 문제”라며 “가락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향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건상 바로 도입은 어렵고 시범적으로 분기에 1번정도 시행해 보고 문제가 없다면 한달에 1번, 이런 식으로 차근차근 늘려나가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가락시장이 먼저 공영도매시장의 발전에 있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지방도매시장들도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2023년 3~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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