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정복 이마트 계란 총괄 MD
[인터뷰] 김정복 이마트 계란 총괄 MD
  • 류필선 기자
  • 승인 2023.05.01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물복지 계란 판매 급증... 계란 품질의 본질에 집중할 터

[팜인사이트=류필선 기자] 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22년 농업생산액은 58조6천310억원이며, 축산업 25조5천80억원으로, 전체 농업생산액 중 43.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계란 생산액은 2022년 추정치로 2조3220억원이며 돼지, 미곡, 한육우에 이어 4위에 랭크되어 있다.

 

김정복 이마트 계란 총괄 MD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2022년 소비자 패널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주로 대형마트에서 46.7%, SSM에서 33.9% 계란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형마트 판매 비중이 압도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형마트 3사 중에서도 특히 이마트는 롯데, 홈플러스 등의 매출의 2배를 뛰어넘는 업계 1위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이마트의 한해 매출은 16조9020억에 달한다.

본지는 우리나라 대형마트의 효시로서, 소매업계를 대표하는 이마트의 계란 상품 담당 MD를 만나 소비자들의 최근 계란구매 트렌드와 계란 품질관리 등과 관련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가격경쟁 과열로 인해 판란 구성비 줄이고 등급란 및 동물복지란 확대 계획

3년째 이마트 본사에서 계란 총괄을 맡고 있는 김정복 MD는 2022년 이마트의 계란 판매량은 1,200억원 수준으로, 이마트 전체 축산물 판매액 1조800여억원의 11%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1,200억원이면 우리나라 전체 계란 판매액의 5%를 상회한다.

이마트가 계란 세일을 한 번 했다 하면, 전국 계란 시세가 요동칠 정도로 우리나라 계란 유통의 절대적 ‘큰 손’인 이마트는 세밀한 소비자 구매 패턴 분석으로 대한민국 계란 유통을 선도하고 있으며, 김정복 MD는 계란 총괄 담당으로, 이러한 거대한 물결을 만들어내는 실무자로 일하고 있다.

이마트의 계란 주력 협력사는 조인, 계성, 의성, 흥생 등이며 이 업체들은 시설과 관리, 규모면에서 우리나라 계란 생산의 최상위권 업체들로, 이마트는 이들과 초창기부터 꾸준하게 거래를 이어오며 계란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창출하고 있다.

김정복 MD는 “현재 동물복지 인증 계란 판매가 3년 만에 두 배 늘었다”고 전하면서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와 기업의 ESG 경영 차원에서도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 시장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복 MD와의 일문일답 내용을 정리했다.

최근 소비자들의 계란구매 패턴은 어떠한가.

가격> 신선도(산란일자) > 품질 (동물복지/등급) > 브랜드 > 첨가물 순으로 보면 된다.

사실 계란은 꼭 구비해야 되는 식품이지 않나.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가격에 가장 민감하다 그런데 최근 눈에 띄게 변화되고 있는 게 동물복지 인증 계란이 판매량이 느는 추세다.

2020년도까지만 해도 총 구성비의 10% 정도밖에 안 됐는데 지금은 20% 정도 수준까지 빠르게 올라왔다고 보면 된다. 3년 만에 동물복지 계란 비중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아무래도 일반판란은 가격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 않은가

동물복지 개념이 이제는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일선 학교에서도 배우고 하니까 관심도가 높다. 대기업 차원에서도 ESG경영에 관심이 높은데 EGS 경영이 환경을 우선하다 보니 축산쪽에서는 동물복지를 자연스레 홍보하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의 인지도도 높아져서 동물복지 추세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산란계 동물복지 인증 농장 전경 모습.
산란계 동물복지 인증 농장 전경 모습.

프리미엄 제품 확인 시스템 나오면 적극 검토할 것 

등급란의 경우 일반란 대비 1,5배 이상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편이지만,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주령대의 계란만 등급 받는 것이 현실인 데다, 등급판정사의 수를 무작정 늘릴 수도 없고, 주말에는 그들도 쉬어야 하니까 공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국내 등급란 비율이 전체 계란의 7% 수준으로 십 수년간 답보 상태인데 반해 이마트에서는 등급란 판매 비율이 4분의 1을 넘는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수요가 있다는 거다.

등급란이라는 네이밍이 좋은데, 예를 들어 최신 ICT 기술 등을 활용해서 등급란 수준의 인증 프리미엄을 확보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나온다면 이에 대한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이다.

인증의 경우 이마트 계란 협력사들은 HACCP, 친환경은 다 받아져 있고 무항생제 인증의 경우는 살충제 이슈 이후에 실효성 문제도 제기되고 해서 전체 협력사가 인증받은 것은 아닌 상태다.

계란 MD의 역할은 무엇인가.

계란의 상품성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영역이다. 어떠한 상품을 만들어서 이렇게 해달라고 협력사에 요청한다. 소비자 트렌드를 항상 민감하게 분석하고 그때그때 반영한다. 협력사 측에서 어떠한 상품란을 만들자고 제안도 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이마트 측에서 협력사에 요청하는 경우로 이뤄진다. 우리측에서는 상품 구입수량, 소비수량, 디자인 품질 등을 분석해서 항상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협력사는 생산에 집중해 고품질 계란을 유통하는데 유도하고 있다.

냉장시스템이 발달해서 선도 저하는 크지 않지만 지방의 경우 로컬단위로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등 계란 품질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신선도이기 때문에 이동거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정복 MD가 본인이 기획한 부활절 데코 구운란 행사를 설명하고 있다.
김정복 MD가 본인이 기획한 부활절 데코 구운란 행사를 설명하고 있다.

이마트는 2019년 산란일자 표기 의무화 이전부터 대형유통업계 최초로 산란일자 표시를 시범운영 하였고 이에 따라 다른 판매처 보다 산란일자에 대한 고객들의 호응도가 높다. 이제는 산란일자뿐만아니라 사육번호까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2025년부터 산란계 사육면적이 0.075㎥로 넓어지니까 이게 지금의 동물복지 계란과는 개념이 다르지만 광의적으로는 동물복지가 확대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사육수수의 25%가 한꺼번에 빠지는 건데 일반란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일반란과 동물복지란과의 가격차이가 현재의 2배에서 1.5배 수준으로 줄어들고 동물복지 인증 계란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계란 품질관리를 위한 이마트측의 노력은 어떠한가.

협력사의 경우 연 2회의 자가품질검사로 약 20가지 항목을 확인한다. 항생제 사용 유무, 동물복지 계란 인증 준수 등을 중점적으로 관리한다. 여기에 더해 외부 전문기관에서 검사를 시행하는데 100점 기준으로 70점 이상 나와야 한다.

최근 하절기 계란에서 살모넬라균 검출로 인한 식품사고 발생으로 식품위생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비해 세척기준 준수, 냉장유통 보관, 작업장 위생관리 등도 철저하게 관리한다.

이마트에서 계란 수매 시 고려하는 사항은 무엇인가.

협력사의 경우 자가농장 및 GP 보유 여부를 우선 본다. 여기에 시간당 생산 효율성, 원란 세척, 파각 검출, uv 살균 등 법적 기준 준수 여부와 함께 온도 등 법적 위생 준수 여부를 눈여겨본다. 농장의 경우에는 무엇보다 AI 차단 방역이 우선되어야 한다. 주위 3km 반경 농장 유무와 외부 출입 시 방역 준수 내역, 농장 내부 위생 관리, 인증서류 등을 주의 깊게 점검하고 있다.

지금 이마트의 계란 협력사들이 이러한 조건을 최적으로 충족시키고 있고, 오랜 기간 손발도 잘 맞고 노하우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거래처를 늘릴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이마트에 납품하려는 계란 유통업체나 농장과의 창구는 열어놓고 있다. 유통방식을 개선해서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춘다거나 지금 운영하는 상품에서 특별하게 진화된 상품을 제시해 준다면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나 ‘~~ 특허사료를 먹인 알’, ‘~~ 첨가물이 들어간 계란’ 등 기능성 첨가 계란은 우리 내부에서 이제는 싫어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런게 먹혔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제는 소비자들이 산란일자와 동물복지를 더 눈여겨본다.

현재 몇 가지 기능성 계란도 판매하고 있지만 더욱 줄여나갈 생각이다.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품질을 위한 본질에 집중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2023년 3~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