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관세는 과연 농업을 보호했을까?
계절관세는 과연 농업을 보호했을까?
  • 연승우 기자
  • 승인 2018.01.09 12: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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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로 적용시기, 관세율 달라 혼선

정부는 FTA협상 추진 과정에서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농산물세이프가드(ASG)와 계절관세, 세번분리 등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한칠레 FTA 이후 농산물세이프가드는 아직까지 발동된 적이 없다. 계절관세 역시 보호장치로서는 미흡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계절관세 품목과 적용 국가는?

계절관세는 국내 수확시기에는 관세를 높여 수입을 억제하고 출하가 없는 시기에는 관세를 낮추거나 무관세를 적용해 수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이중 관세제도이다.

계절관세는 미국, 칠레, 호주 등 한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포도, 오렌지, 칩용 감자, 키위, 만다린, 단호박 등 6개 품목이 계절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행한 FTA 계절관세 적용 실태와 시사점에 따르면 포도는 칠레, EU, 미국, 호주와 체결한 FTA에서 계절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오렌지는 EU, 페루, 미국, 호주 FTA에서, 칩용 감자는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FTA에서, 키위와 만다린은 호주와, 단호박은 뉴질랜드와 체결한 FTA에서 계절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만다린과 오렌지는 제주도의 감귤과 경합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계절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오렌지는 한미 FTA에서 가장 민감한 협상 품목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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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관세, 무엇이 문제인가

계절관세의 가장 큰 문제점은 FTA가 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동일품목에 대한 계절관세가 국가별로 적용시기가 다르다는 점이다. 오렌지는 미국산과 EU산의 계절관세 적용시기는 3~8월이고, 페루산은 5~10월, 호주산은 4~9월로 각기 다르기 때문에 오렌지의 수입시기는 3월부터 10월까지로 확대가 된 셈이다.

계절관세 적용 기간도 문제다. 오렌지는 계절관세가 적용되지 않는 시기에도 평균 수입비중은 17.9%에 달해 국산감귤과 직간접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수입오렌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산과 경합이 불가피하다.

냉장기술의 발달로 계절관세가 끝나는 시점과 국내에서 유통되는 시점이 달라진 것도 문제다. 포도는 계절관세가 끝나기 직전에 대량으로 수입한 후 냉장 저장했다가 유통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포도농가들의 주장이다. 이로 인해 국산 포도 출하 시기에도 수입산 포도가 유통되고 있다.

농경연은 보고서에서 계절관세는 국내 관련 산업의 피해를 최소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기는 하지만, 다수 FTA의 동시다발적 추진과 국내 생산여건 변화 등으로 완벽한 보호장치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신규 FTA 체결과 기 체결 FTA 개선협상 시 국내 생산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여 계절 관세를 적용하고, 적용시기와 양허스케줄에 있어서도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농가는 계절관세 적용시기에 수입산과의 경합을 피하기 위한 출하시기 조절 등의 자구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