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9년 전 오늘 - 축산 소식85] 임금이 밭을 가는 친경(親耕)시에는 소가 파란색 쟁기를 끌었다
[509년 전 오늘 - 축산 소식85] 임금이 밭을 가는 친경(親耕)시에는 소가 파란색 쟁기를 끌었다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18.11.1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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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01호, 양력 : 11월 12일, 음력 : 10월 5일

[팜인사이트= 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시대에는 경칩(驚蟄)이 지난 뒤 해일(亥日) 중에서 길한 날을 가려서 동대문 밖 교외에 설치한 선농단((先農壇)에 나아가 제사를 지냈습니다.

이 제사에 임금이 참석하는 경우에는 제사가 끝난 뒤 농사짓는 것을 권장하는 의미로 선농단 옆에 있던 적전(籍田)에서 임금과 신하들이 몸소 쟁기를 밀며 밭을 가는 친경례(親耕禮)를 거행하였는데, 임금과 신하들은 단(壇) 아래에 배치한 악대인 헌가(軒架)의 반주에 따라 임금은 소가 끄는 쟁기를 5번 미는 오추지례(五推之禮), 종친(宗親)과 재신들은 7번 미는 칠추지례 , 이조(吏曹) 판서(判書)를 비롯한 대사헌(大司憲)과 대간(臺諫) 등은 9번 미는 구추지례를 행하였습니다.

특히 이 같은 친경례시에 소가 끄는 쟁기는 의례용으로 농사를 지을 때 사용하는 실제 쟁기보다 가볍게 만들었으며 파란색으로 칠을 하였는데 이를 ‘뇌사(耒耜)’라 하였습니다.

뇌사는 중국 고대 전설상의 농업의 신인 신농씨(神農氏)가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나무를 깎아 땅을 일구는 ‘사(耜)’를 만들고, 나무를 휘어 ‘사’의 손잡이인 ‘뢰(耒)’를 만들었으며, 오행(五行)의 원리에 따라 봄과 동쪽을 상징하는 청색 칠을 하였습니다. 뇌사는 철(鐵)이 사용되면서 땅에 닿는 사의 날은 철로 씌워 사용하였습니다.

509년전 오늘의 실록에는 임금에게 농민들을 몸소 이끌어 근본에 힘쓰는 뜻을 보여 주는 친경(親耕)하는 것을 의계하자 거행하라는 전교가 있었습니다.

 

■중종실록 9권, 중종 4년 10월 5일 계사 기사 1509년 명 정덕(正德) 4년

박원종·유순정 등이 친경을 아뢰다

박원종·유순정·성희안 등이 의계하기를,

"즉위(卽位)하신 뒤에 문묘(文廟)·종묘(宗廟)·사직단에는 벌써 이미 친제(親祭)하셨고 여러 능(陵) 역시 거의 다 전알(展謁)하셨으니 바라건대, 친경(親耕)도 하시는 것이 어떠하리까? 이는 종묘의 자성(粢盛)753) 을 마련하는 일이며, 또한 농민들을 몸소 이끌어 근본에 힘쓰는 뜻을 보여 주는 것으로 임금의 훌륭한 일이니 거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나의 뜻 역시 그렇게 여기나, 다만 능에 참배하는 일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 문제(漢文帝)는 즉위초에 거행하였으니, 경들의 아뢰는 말이 지당하다. 내가 마땅히 거행하기로 하겠다."

하였다.

【태백산사고본】 5책 9권 49장

【주】자성(粢盛) : 대제에 쓰는 기장과 피(黍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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