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헤집기]쌀 목표가격 무책임한 당정 비판 거세져…2013년 ‘데자뷰’
[뉴스 헤집기]쌀 목표가격 무책임한 당정 비판 거세져…2013년 ‘데자뷰’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8.11.13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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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개호 장관 ‘쌀 목표가격’ 공 국회에 떠넘겨 “국회에서 논의해라”
야당 “표가 안 되니까 이러는 거”…19만6천원은 출발선에 ‘불과’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지난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당정이 제시한 쌀 목표가격은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 제시한 금액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물가 인상률을 반영해 쌀 목표가격을 산정한 만큼 이를 기준으로 국회 차원의 가격을 논의하자고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의 입장을 옹호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번에는 물가상승률을 제대로 반영하지도 않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라. 농촌 인구가 줄어서 표가 안 되니까 이렇게 하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경대수 의원도 “당정이 선정한 목표가 19만6000원은 최종 가격이 아닌 앞으로 논의를 위한 가장 낮은 수준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황주홍 농해수위 위원장은 “쌀 목표가격의 출발선은 19만6000원이 된 것이고 국회에서 여야 논의를 통해 더 개선된 목표안을 가지게 될 수 있다. 추후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정과 야당 사이 쌀 목표가격 재설정을 두고 미묘한 핑퐁게임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런 모습은 공격과 수비만 바뀌었지 지난 2013년에도 있었던 일이다.

그 당시에도 정부가 법률상 자연 증가분(17만38원(80kg기준)→17만4083원)만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갈등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결국 쌀 목표가격 재설정을 두고 농민과 야당, 당정 간 힘겨루기가 6개월 이상 지속됐다.

심지어 농민들은 거리에 나와 단식투쟁과 삭발투쟁을 펼치며 당정을 압박해 결국 정부가 제시한 금액이 아닌 18만8000원의 새로운 목표가격을 얻어냈다.

이때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농민들과 뜻을 같이하며 목표가격을 20만 원 이상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를 최대한 방어하는데 심혈을 기울었다.

이런 데자뷰 같은 모습을 똑같이 겪고 있는 농민들 입장에서는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쌀전업농 관계자는 “이개호 장관이나 민주당이 집권을 하더니 입장이 바뀌었다. 참으로 황망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꼬면서 “2013년에 분명히 법 개정을 통해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관철되지 않아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정말 무책임한 모습에 또 한 번 분개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번에도 대충 얼마 선에 정부와 입 맞춰 넘기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지 않을까 염려스럽다”면서 “하지만 이번에야 말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요구하는 24만 원 이상은 반드시 얻어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게 5년 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쌀 목표가격 핑퐁게임이 이번에는 어떻게 끝맺음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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