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뒤집기]쌀 직불제 개편 방향 제대로 가고 있나
[뉴스뒤집기]쌀 직불제 개편 방향 제대로 가고 있나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8.11.21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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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성 문제 걸고 개편 논의하는 방식은 “비겁하다”
변동직불금 대체 장치 없이 고정직불금 통합 무의미
“종합적이고 균형 잡힌 방향서 직불제 개편 논의돼야”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최근 농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쌀 직불제 개편일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보면 쌀 직불제는 쌀 농가의 소득을 안정시키고 농지 규모를 키우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직불제 예산이 너무 쌀에 집중돼 있다가 보니까 쌀 농가 간, 타 품목 간 형평성이나 수급안정 측면에서 한계를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현재는 후자의 평가에 비중을 둬 직불제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이다. 쌀 직불제의 부정적인 측면은 쌀 농가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농가소득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 직불제를 유지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쌀에 예산이 집중되다가 보니 쌀 생산과잉으로 연결돼 수급조절에 문제가 발생하고 가격불안으로까지 이어져 쌀 직불제를 개편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농업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쌀 직불제 개편 어떻게 해야 하나’ 정책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나왔다.

이태호 교수
이태호 교수

하후상박 형식 개선…논밭 동일 지급

발제에 나선 이태호 서울대 교수는 “쌀에 집중됐던 직불제 예산을 개선하지 않고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변동직불금을 폐지하고 논과 밭 직불제를 통합해 동일한 금액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우선 하후상박 형식으로 개선돼야 한다. 모든 농가에 동일한 직불금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경작면적이 적은 소농에는 면적당 지불 금액을 높게 책정하고, 경작면적이 많은 대농에는 면적당 지불 금액을 낮게 책정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쌀에 편중된 예산은 이제 멈춰야 한다. 변동직불금 제도와 같은 정책을 중단하고 쌀과 밭을 불문하고 작목에 상관없이 면적당 동일한 고정직불금을 지불하면 현 쌀 직불제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의 주장처럼 현재 정부의 개편 방안도 이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쌀 직불제 개편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의구심을 나타내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변동직불금 없앤다고 문제 해결 안 돼

양승룡 고려대 교수는 “지금 논의되고 있는 직불제 방향은 잘못됐다. 너무 뜬금없다. 형평성 문제를 걸고 논의하는 자체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하며, “그동안 쌀 직불제가 13년간 시행되면서 농가 소득보전이나 식량안보 차원에서 큰 기여를 했던 점을 무시하고 마치 쌀 생산자나 산업이 마치 죄를 지은 것처럼 몰고 가면서 논의하는 방식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양 교수는 특히 “가장 핵심은 변동직불금을 없앤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고정직불금으로 통합하면 문제가 안 생길지 생각은 해봤는지 반문하고 싶다”면서 “문제는 고정직불금을 늘려서 주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주던 것(변동직불금)을 안 주면 농민들 입장에서는 상실감이 커 갈등이 발생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서 변동직불금을 대체할 수 있는 장치 마련 없이 고정직불금으로 통합해봤자 농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불만을 증폭시키기 때문에 신중히 이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임정빈 서울대 교수도 “쌀 직불제가 농가 소득보전에 기여한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지만 여러 구조적 한계 때문에 개편은 불가피하다”면서 “하지만 농가 소득을 보전해주는 장치인 변동직불금을 폐지하면 농가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일정 부분 보전해줄 수 있는 가격안정장치는 마련한 후 직불제 개편이 논의돼야 한다”고 전했다.

성급하게 몰아가기 식 개편 방향 잘못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농가가 규모화 됐다고 잘 살고 못 산다는 발상은 잘못됐다. 하후상박의 개념으로 직불제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신중치 못한 것”이라고 꼬집으며, “특히 아무런 대안 없이 농가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변동직불금을 폐지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고 현장과 괴리가 있다”고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공익형 직불제를 말하는데 논이 가진 공익적 가치는 12조 원 정도고 밭은 4조 원 정도로 조사된 바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논이 공익적 가치가 높은 만큼 지원도 더 받아야 되는 게 맞는 것”이라고 반박하며, “이런 식의 성급하고 몰아가기 식의 직불제 개편 방향은 잘못됐다. 좀 더 종합적이고 균형 잡힌 방향에서 직불제 개편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보다 구체적인 논의 계속해 나갈 것

이에 김인중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직불제 개편방향은 농가소득 안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면서 “지금 논의되고 있는 상황은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농민단체나 전문가, 학계, 국회 등과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이처럼 쌀 직불제 개편 방향을 두고 상반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정부가 다양한 목소리들을 경청하며 신중한 자세로 제대로 된 직불제 개편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현장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