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제대로 한우를 즐기자
인천공항에서 제대로 한우를 즐기자
  • 연승우 기자
  • 승인 2018.01.18 1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화옥 임정식 세프 ‘매운곰탕’ 선보여

한국인 세프로서는 최초로 미셸린 가이드 2스타를 받은 임정식 세프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평화옥을 오픈했다. 평화옥은 한식 전문식당으로 한우 암소고기를 사용한 매운곰탕을 주메뉴로 하고 있다.

임정식 세프는 오픈을 하루 앞둔 17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서 진짜 된 한식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싶었다”며 “한국 음식문화를 대표하는 밥과 국은 베트남의 쌀국수, 태국의 똠양꿍, 일본의 라멘과 같은 세계적인 음식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셰프는 “한우는 다른 쇠고기에 비해 육향이 풍부해 국물맛을 가장 잘 내는 쇠고기로 한국의 대표 음식인 곰탕에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평화옥의 매운곰탕 등 국물 요리는 지난 1년간 20여회의 사전공개를 거쳐 완성됐다. 팝업 등읫 시식회를 거쳐 부족한 점을 보완했기에 완성도가 매우 높다.

인천공항 제 2터미널에 있는 평화옥은 150평 규모에 총 150여석으로 여행객들이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구조이다. 매장 중앙에는 40여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커뮤니티 테이블이 배치돼 있고 좌석 곳곳에는 스마트기기나 노트북 등을 충전할 수 있는 콘셉트가 마련돼 있어 여행객들을 위한 임 세프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음식뿐만 아니라 로고에도 다양한 의미가 들어 있다.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평화옥 로고는 음식으로 남과 북이 하나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평화옥의 바람을 그대로 담았다. 메뉴에도 북한 음식인 어복쟁반과 냉면이 있다. 남한의 곰탕과 북한의 냉면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평화옥인 것.

임 세프는 “평화옥에는 한식이라는 훌룡한 음식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담겨있다”며 “앞으로 남과 북을 아우르는 국물 요리를 중심으로 한국인을 비롯해 공항을 이용하는 세계 각국의 이용객에게 한식의 다양한 맛과 멋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2터미널 탑승동에는 평화옥에서 제공하는 곰탕, 양곰탕 등의 국물요리에 국수를 말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평화국수도 함께 운영돼 다양한 한식을 소개한다.

매콤한 국물 속에 감춰진 감칠맛 ‘매운곰탕’

밥이 담긴 자그마한 솥과 매운곰탕, 그리고 백김치와 물김치가 밑반찬으로 나왔다. 매운곰탕이지만 매운맛은 그리 과하지 않았다. 매운맛이 혀에 오래 남지 않아 부담이 없었고 진한 국물 맛이 매운맛을 압도했다.

탕 속의 고기는 큼직하게 썰어져 있었다. 고기가 커서 부담스러웠지만 부드럽게 씹히면서 퍽퍽함 없이 넘어간다. 부드럽지만 흐물거리지 않고 고기의 고소한 맛과 씹는 맛까지 함께 느낄 수 있었다.

한우 고기의 부드러움과 진한 국물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감칠맛은 매콤한 속에 숨겨져 있었다. 매운맛과 진한 국물, 그리고 감칠맛의 균형이 딱 맞아 떨어졌다. 이럴 때 쓰는 말이 밸런스가 잘 잡힌 완성도 높다는 말이다.

곰탕이니 밥을 말아야 한다. 밥이 뭉치지 않고 술술 탕 속에서 밥이 풀어진다. 보통 찰진 밥은 잘 뭉치기 때문에 숟가락으로 으깨는 경우가 있지만 평화옥의 밥은 술술 말아졌다. 그 비결은 품종에 있었다. 임 세프에게 물어보니 평화옥은 골드퀸3호를 사용한다고 했다.

골드퀸3호는 아밀로스 함량이 적은 쌀이다. 전분이 적어서 찰기가 떨어진다. 국에 말아도 잘 풀리고 전분이 적어 국물이 혼탁해지지도 않아서 국을 먹는 내내 국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매운곰탕의 반찬으로 나온 백김치는 매운맛을 잡아주는 역할과 느끼함도 줄여줘 곰탕과 환상궁합이다. 부드러운 한우 고기, 국에 말은 밥 그리고 아삭하게 씹히는 시원한 백김치는 외국에 나가서 한식을 생각나게 만드는 그런 맛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