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썰]편협한 사고의 농업(쌀) 언론보도 지양해야
[팜썰]편협한 사고의 농업(쌀) 언론보도 지양해야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8.12.20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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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통계로만 설명 안 돼…부정적 여론 양산할 뿐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농업 분야를 다루는데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바로 수치에 매몰돼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이렇게 되다보면 편협한 시선으로 농업을 바라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쌀 산업과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얼마 전 모 인터넷 매체에서 쌀 산업과 관련한 기사를 올렸다. 쌀 소비가 감소되고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고 있는데 국가에서 지급하고 있는 보조금 비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을 각종 통계자료와 수치를 활용해 분석적인 보도를 했다.

그러면서 쌀에 들어가는 보조금을 다른 작물로 돌려 타 작물 재배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런 내용의 기사는 계속해서 일간지나 인터넷, 방송 기사에서 자주 보던 방식의 기사다. 한마디로 단편적이고 편협적인 사고에서 바라보고 쓴 기사다.

이 기사에서 언급한 한 예를 들어 보자. 지난 2016년부터 정부는 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논에 타작물을 심는 쌀 생산조정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작년이나 올해 실시한 쌀 생산조정제는 실패했다.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쌀 생산조정제는 농민들의 피해만 키우고 갈등만 유발한 채 끝나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논에 콩을 심는 농가들은 판로개척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게 됐고, 논에 콩을 키우는 기술력 문제와 이상기온으로 인해 제대로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로 한 해 농사를 망치는 경우도 많았다.

정부가 쌀 생산조정제에 투입한 예산은 1000억 원 이상이 넘게 들어갔지만 결국 아무런 결과도 없이 실패했다. 내년에도 다시 1000억 원 이상 투입해 실시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현장에서는 예산만 낭비하게 생겼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느 나라든 주식이 있다. 우리나라는 쌀이 주식이다. 또 100% 자급할 수 있는 작목도 쌀 뿐이다. 다른 작목들은 20% 남짓 자급률(곡물자급률 23% 정도)을 유지할 뿐이다. 당연히 식량안보 차원이나 공익적 가치에서 쌀이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을 수밖에 없고, 당연히 국가가 이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에 쌀마저 자급률이 20% 정도로 떨어진다면 모든 농축산물을 다 수입해서 먹어야 할 상황에 처해진다. 한 예로 필리핀은 1970년도만 해도 주식인 쌀을 많이 수출하는 수출국이었지만 잘못된 정부 정책으로 지금은 쌀을 수입하는 신세로 전락해 국민들이 많은 어려움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선진국 중 자신들이 주식으로 먹고 있는 작물을 포기하는 나라는 없다. 전략 품목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육성하는데 많은 비용을 아낌없이 쓰고 있다.

물론 수치와 통계로 바라본 시점도 어느 일정 부분 수준에서는 틀린 것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이런 시선으로 농업, 쌀 산업을 바라본다면 국민 인식 속에서 농업과 쌀 산업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뀔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정부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 더 이상 보조금 정책을 펼칠 수 없어 농업과 쌀 산업은 무너지게 될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내년에 직불제 정책을 쌀에서 밭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농업은 한 번 잘못된 정책을 쓰게 되면 망가지는 것은 빠르지만 다시 회복하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더 든다는 점.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