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ag와 함께 백년 가업의 꿈 실현 하겠습니다“
“K-tag와 함께 백년 가업의 꿈 실현 하겠습니다“
  • 옥미영 기자
  • 승인 2018.12.27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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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공동브랜드 K-tag 인증으로 ‘소상공인 경쟁력’ 인정받길 희망
공동브랜드 선정 업소로서 ‘K-tag’ 명예 드높일 것
육가공공장 사업 현실화…교육·취업으로 활용 계획 피력

[소상공인 우수업소를 찾아서] 서울 신림동 웰빙정육센터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집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백화점과 비교해도 맛과 품질이 오히려 더 좋은데다 가격은 훨씬 저렴해 꼭 여기까지 찾아오고 있어요.”

서울 봉천동에 사는 김순옥(53세)씨는 웰빙정육센터의 단골손님이다.

김 씨의 아파트는 백화점과 거의 붙어있다 시피할 정도로 가깝게 있지만 ‘맛있고 신선한 고기’를 사기 위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웰빙정육센터는 신림역에서 약 5분 거리의 신림동 패션·문화의 거리에 자리잡은 정육점이다.

2010년 같은자리에서 문을 열어 올해로 8년차에 접어든 이곳은 ‘지역주민들에게 고품질의 신선한 축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 하겠다’는 이시현 대표의 노력으로 주민들에게 ‘착한 정육점’으로 통한다.

웰빙정육센터의 이시현 대표. 이 대표의 정육점은 맛있는 축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신림동의 착한정육점으로 통한다.
웰빙정육센터의 이시현 대표. 이 대표의 정육점은 고품질 축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신림동의 착한정육점으로 통한다.

‘화학’을 전공하던 공학도가 ‘칼잡이’로 변신

이시현 대표는 원래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자연과학도였다.

진로를 놓고 고민하던 그는 마장동에서 3대째 축산물 도매업을 해 온 친구의 권유로 생각지도 못했던 ‘축산물 유통’과 인연을 맺게 됐다. 마장동에서 지육의 발골부터 가공, 포장, 도·소매를 모두 섭렵한 그는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단백질원을 공급한다는 축산물 유통에 매력을 느꼈고, 소비자들과의 접점인 ‘소매업’이 적성에 맞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

축산물도매시장의 메카인 마장동에서 6년여의 시간을 갈고 닦은 그는 2010년 서울 신림동에 정육점을 오픈하게 됐다.

가게를 열고 4년 동안은 18평 남짓한 가게에서 직원 4명을 쓸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점차 경기가 어려워지고, 대형할인점과 백화점 등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까지 가세해 가게 매출이 하락하면서 그 역시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소상공인’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어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소상공인연합회의 문을 두드렸다. 연합회에서 당장에 가게 운영에서 필요로 하는 재무·회계분야에 대한 진단과 컨설팅을 받아 불필요한 경비나 절세 방법을 터득했다. 회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던 그도 가게의 재무·재표를 한눈에 확인하고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게 됐다.

마장동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6년간 실전을 쌓은 이 대표는 육가공분야까지 섭렵한 실력가다.
마장동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6년간 실전을 쌓은 이 대표는 육가공분야까지 섭렵한 실력가다.

동네 작은 정육점이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도 소상공인연합회 교육을 통해 깨달았다. 더욱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유통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점에서 동네 정육점의 홍보 방식과 SNS를 활용한 1인 마케팅은 그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소상공인들은 정보나 교육에 있어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위해선 교육이 매우 중요한데, 그냥 앉아서 변하는 세상을 한탄만 하고 있었던 거죠. 소상공인연합회를 통해 접한 전문가들의 교육에선 소비자들의 요구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이 가운데 우리는 어떠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 방안 들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소상공인 축산업협동조합’의 결성

이 대표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관악구내 소상공인 4명과 함께 ‘관악소상공인축산업협동조합’을 결성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만의 협동을 통해 또 다른 경쟁력을 찾아 나선 것이다.

2017년 소상공인대회에서 안전한 먹거리 공급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을 받은 이시현 대표.
2017년 소상공인대회에서 안전한 먹거리 공급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을 받은 이시현 대표.

우선적으로 이들은 규모의 효율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데 힘쓰기로 하고, 공동 구매와 생산에 집중하기로 했다. 조합의 자체 브랜드 ‘그리누리’라는 유통브랜드도 만들었다.

특히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양념육’을 공동으로 생산키로 하고 공장을 마련,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5군데 협동조합 정육점에서 판매하는 양념육 매출만 월 2억 원에 육박할 정도다. 특히 엉덩이 살 등 비 선호부위를 양념육으로 판매해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얻어진 편익은 등심이나 삼겹살 등 선호부위들을 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여력으로 이어져 더욱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현재 이들은 조합에서 운영하는 육가공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부분육으로 매입하는 구매 형태를 산지 지육형태로 공동구매해 직접 가공할 경우 지금보다 원료육 매입가격을 2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협동조합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대표는 육가공공장의 HACCP 시설까지 완비, 소비자들에게 공간을 오픈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해 놓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떡갈비와 소시지 체험 학습 등이 그것이다. 더불어 식육전문가를 꿈꾸는 취업 희망자들을 전문교육을 실시해 축산물 유통업계의 구인난과 취직난을 함께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위생적 시설을 갖춘 서울에서 체험행사를 실시할 경우 비용은 크게 낮추면서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인 축산물 소비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알려나가고 싶은 바람도 있고요. 체험학습과 함께 식육처리기술에 대한 교육과정을 개설해 정육업계의 취업 장벽을 낮추고, 축산물 유통업계도 인력난을 해소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얻고자 합니다.”

한우고기를 활용해 이 대표가 직접 만든 쇠고기 떡갈비. 웰빙정육센터의 인기 메뉴다.
한우고기를 활용해 이 대표가 직접 만든 쇠고기 떡갈비. 웰빙정육센터의 인기 메뉴다.

100년 가업의 꿈 반드시 이뤄야죠

이시현 대표의 꿈은 자신의 정육점을 몇 대가 이어가는 ‘100년 가게’로 만드는 것이다.

협동조합 결성에 이어 소상공인연합회가 새롭게 추진하는 공동브랜드 ‘K.tag’ 인증사업 참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K.tag’ 사업은 우수하고 모범적인 소상공인 업소를 발굴, 이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도입됐다.

이시현 대표의 꿈은 자신의 정육점을 가업으로 이어가는 '백년가게'로 만드는 것이다.
이시현 대표의 꿈은 자신의 정육점을 가업으로 이어가는 '백년가게'로 만드는 것이다.

‘K.tag’ 사업은 특별함, 문화, 진심, 신선 등의 테마로 우수업소를 선정하고 있는데 이 대표의 ‘웰빙정육도매센터’는 ‘신선’ 부분의 우수업소로 선정이 유력시 되고 있다.

“까다롭게 선정되는 만큼 확실한 차별화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선 특화된 교육도 반드시 필요하구요.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매뉴얼을 벤치마킹하는 한편, 전문가를 초청한 강좌나 소상공인들에게 특화된 이웃 일본을 견학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대표의 앞으로의 계획은 100년 가게를 만드는 데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금은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전년대비 매출이 줄었지만, 일희일비 하고 대신 어려운 때일수록 미래를 위해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한다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면서 “1백년 가게를 만들기 위해, 제 아이들에게 당당히 우리 가게를 물려주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며, 소상공인 공동브랜드의 명예를 드높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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