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축산단체 포용나선 하림의 광폭 행보...이유는?
[이슈분석] 축산단체 포용나선 하림의 광폭 행보...이유는?
  • 옥미영 기자
  • 승인 2019.01.07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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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협회 브랜드 사료 파격적 가격에 생산·공급
적자감수하면서 ‘협력’ 선택한 배경에 관심 집중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 1월 3일 열린 한우협회 OEM 사료 출시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 1월 3일 열린 한우협회 OEM 사료 출시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농장에서 식탁까지= 옥미영 기자]

“한우산업에 있어서도 하림이 (농가들과)협력해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우협회가 추진하는 일에 적극 동참하겠다.”

김홍국 하림회장이 지난 1월 3일 전북 완주에서 열린 한우협회 OEM 사료 출시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강조한 말이다.

한우협회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사료 사업의 파트너는 이미 알려진 사실과 같이 하림그룹의 계열사인 ㈜선진이다.

이날 행사에는 선진사료 임원진과 함께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이 직접 참석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업계에선 이를 놓고 “한우협회의 사료사업에 하림그룹 차원을 넘어 김홍국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림, 축산단체 포용하는 광폭 행보

김홍국 하림 회장이 축산관련단체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육계 계열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위탁사육 농가들과의 갈등과 지배구조 논란으로 축산농가들 사이에선 여전히 하림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금번 한우협회와의 사료사업만 놓고 보면 생산자단체를 ‘통 크게’ 배려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한우협회 완주군지부가 선진을 통해 공급하는 OEM 사료 가격은 가장 비싼 비육후기 사료를 기준으로 대한한우(고품질)가 8700원, 건강한우(경제사료)가 8050원(이상 지대사료 기준)으로 시중 사료가격 대비 20~40% 가까이 저렴하다.

사료업계 관계자들은 "원가 계산도 나오지 않는 파격적 수준"이라고 평한다.

선진이 현재 판매 중인 사료가격과 비교해서도 20% 가까이 저렴해 혼선을 빚고 있을 정도다. 선진사료의 한 관계자는 “한우협회와의 사료사업에 대해 회사 내부에서는 말 못할 고민이 많다”면서 “한우협회의 사료 공급가격이 공장가동율 수준을 넘어 적자를 피할 수 없는 수준인데다 자체 사료(선진)와도 혼선이 생겨 내부에선 불만이 높다”고 전했다.

손실 감수하면서까지 전략적 협력...왜?

양계와 양돈부분을 발판으로 사료와 홈쇼핑, 해운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해온 하림은 한우협회의 사료사업부문에선 적자를 떠안는 대신 한우농가와 연대를 통해 한우의 유통과 판매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양계업계를 중심으로 형성된 하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오히려 대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한우협회와의 전략적 협력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한우협회 사료 출시기념식에서도 김홍국 회장은 육계 계열화사업에 대한 긍정적 사업 효과를 거듭 강조하는 등 하림의 긍정적 이미지를 심기 위해 상당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홍국 회장은 “육계산업에서 하림은 다양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통해 국산 닭고기의 점유율을 70% 이상을 유지하는데 앞장서 노력해 왔다”면서 “하림의 협력 농가들 역시 소득이 올라 작년 평균 2억 원에 달할 정도로 육계사업은 성공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자평했다.

한우협회 브랜드 사료 기념식에서 진행된 테이프 컷팅식에서 한우협회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가족 있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가운데).
한우협회 브랜드 사료 기념식에서 진행된 테이프 컷팅식에서 한우협회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가운데).

한우산업에서 하림의 역할 강조 ‘눈길’

김홍국 회장은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와 질문에 대한 짧은 답변을 통해 미래 계획에 대해 내비쳤다.

하림의 미래 비전은 닭고기와 돼지고기에 이은 한우고기의 유통과 판매 사업 등 우유를 제외한 전 축산물을 생산·공급하는 종합축산전문그룹으로의 도약으로 집약된다.

장기간 사육기간으로 자본회전이 어려운 데다 농가들의 극심한 반발로 한우의 사육부문 진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김홍국 회장은 한우산업에 있어 하림의 포지셔닝을 유통과 마케팅으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선진을 통해 경기 안성시 양성면 일대에 1000억 원이 넘게 투입되는 대형 도축·가공시설 건립을 추진 중인 하림의 계획은 이미 알려진 상태지만, 지난해 6월 안성시에 사업 승인 신청을 제출하고도 지역주민과 축산 농가들의 반발로 사업 추진이 지난한 실정이다.

결국, 유통부문에서의 역할을 위해선 도축장이라는 거점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김 회장은 생산비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농가의 사료비 부담을 하림이 떠안는 대신 농가들의 지지를 얻어 도축장 건립사업을 현실화 하겠다는 계획을 그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홍국 회장은 “우리나라에 쇠고기를 수출하는 회사 모두 외국의 대기업이다. 연 매출 50조 가 넘는 타이슨이나 1주일에 80만두의 소를 도축하는 세계 제1의 쇠고기 회사 제이비에스 모두 생산은 농가가 전담하고, 판매는 기업이 맡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면서 “저희(하림)가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한우고기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홍보하고, 마케팅 하면 지금의 한우자급률에서 최소한 10%는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우협 사업에 적극 동참의 뜻 밝혀

하림은 이미 한우사업과 관련해 농업회사법인 순우리 한우를 통해 한우 유통 사업을 차근히 진행에 왔다. 선진 F/S 시절부터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 쇠고기 육가공 사업에도 깊숙이 관여해온 가운데 한우부문에서의 사업을 어떤 식으로 확대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홍국 회장은 현재 한우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농협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시사하면서, 도축 및 육가공 부문과 함께 소매부문의 사업 확대 계획을 짐작케 했다.

경쟁력 있는 한우산업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오히려 경쟁이 득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밝혔다.

그는 “고객들에게 상품의 선택 기준이란, 협동조합이냐 기업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가이다”라면서 “한우고기의 유통사업도 경쟁을 붙여야 한다는 게 저의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도축장 건립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계획을 직접 설명했다.

김홍국 회장은 “하림은 세계적으로 위생적인 도축장을 만들어 소비자 견학으로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제품을 가공·포장해 한우고기 마켓팅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한우산업에 있어서도 하림이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한우협회가 하는 일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