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6년전 오늘 - 축산 소식128] 임금은 곰, 신하들은 사슴, 무신들은 돼지를 새긴 활 과녁을 사용하였다
[526년전 오늘 - 축산 소식128] 임금은 곰, 신하들은 사슴, 무신들은 돼지를 새긴 활 과녁을 사용하였다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19.01.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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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144호, 양력 : 1월 12일, 음력 : 12월 7일

[팜인사이트= 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시대 활쏘기는 무예(武藝)의 수련과 경합, 유흥과 친목 도모를 위해 시행되었는데, 본래 육예(六藝) 가운데 하나로 마음의 수련을 위한 것이었으며, 활 쏘는 것을 관람하는 것도 수련으로 인해 체득한 덕(德)의 드러남을 살피는 행위로 여겨졌습니다.

이에 따라 임금과 신하가 함께 활쏘기를 하여 군신(君臣) 간의 의리를 밝히고 화합을 도모하는 의식을 행했는데 이를 대사례(大射禮)라 하였으며, 성균관(成均館) 등지에서 시행하여 임금 행차 시 문묘(文廟) 참배 및 문과, 무과 시험 등의 부대 행사와 함께 시행하였습니다. 반면에 임금과 신하가 회동하여 활쏘기를 관람하면서 예(禮)와 악(樂)을 익히고 이를 통해 군신 간의 질서와 도리를 확인하며 화목함을 도모하는 행사는 관사우사단의(觀射于射壇儀)라 하였습니다.

이러한 활쏘기 할 때 맞히는 표적을 후(侯) 혹은 사후(射侯)라고 불렀는데, 후는 무과를 비롯한 각종 시취(試取)의 표적은 물론 대사례(大射禮)와 같이 각종 활쏘기의 목표물로 쓰였으며, 무과 시험 가운데 서서 쏘는 보사(步射)의 후는 240보(步) 거리에 놓는 원후(遠侯), 180보 거리에 놓는 중후(中侯), 80보 거리에 놓는 근후(近侯)를 설치하여 활용하였습니다.

또한 후의 종류에는 곰의 머리를 새긴 웅후(熊候), 사슴의 머리를 새긴 미후(麋候), 돼지의 머리를 새긴 시후(豕候)가 있었는데, 대사례에서 임금이 쏘는 과녁으로는 웅후가, 신하들의 과녁으로는 미후가 쓰였으며, 시후는 무과를 비롯한 일반 활쏘기의 목표물로 사용되었습니다.

후를 만드는 방법은 따로 정하여 제작되었는데, 웅후는 붉은색 베로 높이와 너비가 각각 1장(丈) 8척(尺)인 사각형 바탕을 만든 후에, 과녁의 정중앙 부분인 정곡(正鵠)을 가죽으로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척인 사각형 모양이 되도록 만들어 사용하였습니다.

특히 표면에 흰색 칠을 하고 그 위에 곰의 머리를 그려 넣은 후 바탕이 되는 붉은색 베의 한가운데에 붙여 네 모서리에 끈을 달고 이 끈을 지면에 고정하는 두 개의 막대 상단과 하단에 각각 묶어서 완성하였습니다.

또한 미후의 제작법도 웅후와 동일하였으나 바탕이 되는 베의 빛깔이 푸른색으로, 정곡에 큰 사슴(糜)의 머리를 그려 넣었고, 시후는 정곡에 돼지의 머리를 그려 넣었습니다.

526년전 오늘의 실록에는 후원(後苑)에서 활을 능숙하게 쏘는 자를 가리게 하여 1등에게는 잘 길들여진 숙마(熟馬) 1필, 2등에게는 호피(虎皮)·장피(獐皮) 등의 털로 만든 깔개 1좌(座), 3등에게는 활 1장(張)을 내려 준 것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종실록 285권, 성종 24년 12월 9일 기사 기사 1493년 명 홍치(弘治) 6년

후원에서 사후하여 상을 내리다

명하여 무신(武臣)으로서 활을 능숙하게 쏘는 자를 가리게 하고, 다섯 편으로 나누어 후원(後苑)에서 사후(射侯)하게 하였다. 또 영돈녕(領敦寧) 이상과 의정부(議政府), 육조(六曹)의 참판(參判) 이상, 한성부 판윤(漢城府判尹), 입직(入直)한 도총관(都摠管), 병조(兵曹)의 여러 장수(將帥), 승정원(承政院)·홍문관(弘文館)에 명하여 활쏘는 장소에 나아가게 하였으며, 술과 음악을 내려 먹이게 하였다. 사후(射侯)하여 1등을 차지한 유담년(柳聃年)에게 숙마(熟馬) 1필, 2등을 차지한 박원종(朴元宗)에게 아다개(阿多介) 1좌(座), 3등을 차지한 이권(李菤)에게 활 1장(張)을 내려 주었다.

【태백산사고본】 45책 285권 6장

【주】 사후(射侯) : 솔(侯)에 활을 쏘아 시합하는 것. 솔은 사포(射布)에 짐승의 머리를 그린 것인데, 어사(御射)에 쏘는 웅후(熊侯), 종친(宗親)과 문무관(文武官)이 쓰는 미후(糜侯), 무과 교습(武科敎習)에 쏘는 시후(豕侯) 등이 있었음.

       아다개(阿多介) : 호피(虎皮)·장피(獐皮) 등의 털로 만든 요나 방석 등의 깔개를 속칭(俗稱)하는 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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