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출 서울시공사장, 도매법인 ‘독과점’ 규정
박현출 서울시공사장, 도매법인 ‘독과점’ 규정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8.02.01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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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도매인 도입 정면돌파?···“경쟁시대 열어야”
농안법 도매시장 내 ‘상장거래 원칙’ 조항 없어
‘지록위마’ 빗대며 “사실 호도하지 말라” 당부도
독과점은 폐해 수반 ··· 최대한 빨리 회수해야
박현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장
박현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장

농촌진흥청장을 거쳐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장으로 3년의 임기를 마무리하는 박현출 사장이 가락시장의 도매법인을 향해 독과점이라고 규정했다. 박 사장은 “시장 내 오해의 목소리가 많다”면서 에둘러 취지를 표현했지만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 도입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며 임기 막바지의 작심 발언이라 주목된다.

박현출 사장은 1월 23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서울시공사)에서 진행된 ‘2018년 주요 업무계획 기자설명회’에서 “임기를 마무리하는 순간에 와 있다. 마무리 지어야 할 숙제 중 하나가 가락시장 내 시장도매인 도입 문제다. 이를 4월 이내에 어떤 형태로든지 일단락 지었으면 좋겠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강도 높은 발언 수위…그의 속내는

당초 이날 기자간담회는 올해 서울시공사의 주요업무와 일부 품목에 대한 포장화 및 하차거래추진과 관련한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약 1시간 10분가량 진행된 기자설명회에서 박 사장은 시장도매인과 관련된 설명에만 15분을 할애하며 공을 들였다. 서울시공사 실무자의 2018년 업무계획 발표 등과 참석한 기자들의 질문시간까지 종합해 볼 때 상당히 많은 시간을 쓴 셈이다. 더구나 가락시장을 총괄하는 수장이 직접 도매법인에 대해 독과점이라고 규정하며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낸 데는 임기동안 도매법인과 갈등의 골이 깊어졌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박 사장은 이를 의식했는지 “오늘 길게 설명 드렸다. 임기가 조만간 끝나 도매시장이 제 역할을 하는데 있어 (다시 이런 발언을 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 그랬다. 도매시장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들이 많다”면서 답답한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거래제도와 관련해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현실을 호도하는 주장이 나온다. 그 중 하나가 도매시장은 상장거래가 원칙이라는 것이다. 농안법에 그런 원칙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외국 선진사례, 기준가격 문제없어

박사장이 농안법을 거론한 데는 도매법인들의 주장 때문이다. 도매법인들은 ‘도매시장은 상장거래가 원칙’이라는 이유로 시장도매인 도입을 반대해 왔다. 또한 시장도매인을 도입하면 가락시장 내 농산물의 기준가격이 흔들려 농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도 해왔다.

박 사장은 이에 대해 “프랑스 파리의 헝지스 도매시장과 같은 외국의 선진도매시장에서는 상장 거래가 아니어도 기준가격에 대한 문제가 없다”며 “40여년 전 도매시장 내 도매법인에게 부여한 역할은 농민들이 상인들을 상대할 역량이 되지 않으니 농민들을 대신해 그런 역할을 해달라는 것으로 도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농민들도 교섭능력이 커졌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독과점은 반드시 그에 따른 폐해를 수반하기 마련”이라며 “불가피하게 허용했다하더라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독과점은 회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인 당기순이익 커…경쟁체제 도입해야

그가 법인들을 향해 독과점이라고 규정한 데는 법인들이 시장 내에서 아무런 견제 없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어서다. 현재 가락시장에는 5개의 청과도매법인(수산과 가락농협(공) 제외, 서울청과, 중앙청과, 동화청과, 한국청과, 대아청과)이 운영 중이다. 가락시장에서는 공식적으로 이들 법인 외에는 영업이 불가능하다.

이들은 집하, 분산, 수급조절, 가격형성 등의 기능을 하면서 농민들이 상장하는 품목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서울시공사 유통물류팀에 따르면 2016년도 가락시장 5개 청과도매법인들의 총 매출액(농협제외)은 1,696억원(서울 346억원, 중앙 350, 동화 389, 한국 335, 대아 274)에 달한다. 이들 법인들의 당기 순이익만 해도 많은 곳은 61억원에서 적게는 3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이란 기업이 일정 기간 동안 얻은 모든 수익에서 지출한 모든 비용을 빼고 순수하게 이익으로 남은 몫을 말한다. 
 
박 사장은 “도매법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시장도매인 도입을 반대하고 국민들이 잘 이해할 수 없는 용어로 포장을 하고 있다. 상장거래품목은 도매시장법인을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는 품목이고 상장 예외 품목은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모두 직거래 할 수 있는 품목으로 용어의 정의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해설까지 곁들였다. 이어 “도매시장에도 이제는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못 박았다.


시장도매인 충분한 토론 후에 결정해야

박 사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도매법인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도매법인 관계자는 “농산물 유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도매법인 종사자들이 열심히 일해 높은 영업이익을 올리는 것도 죄가 되냐”면서 “농민을 대리해 그들의 교섭력을 높여주고 기준가격을 형성해 가격탐색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등 도매법인의 그간의 역할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도매인을 도입하려면 이해 관계자들과의 충분한 토론 후에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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