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농가 소득 보장제 ‘지자체’서 시작을
한우 농가 소득 보장제 ‘지자체’서 시작을
  • 옥미영 기자
  • 승인 2019.01.25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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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수 농어업포럼 위원장 심포지엄서 제안
일본 화우농가 소득보장제도서 벤치마킹
이 위원장 ''쌀 직불금 같은 경영안정제도 도입 절실"

 

전북에서 열린 한우발전 심포지엄에서는 한우가격이 폭락해도 농가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전무한 현실에서 농가 스스로 수급조절을 통해 가격 하락에 대비하자는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전북에서 열린 한우발전 심포지엄에서는 한우가격이 폭락해도 농가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전무한 현실에서 농가 스스로 수급조절을 통해 가격 하락에 대비하자는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농장에서 식탁까지= 옥미영 기자] 산지 소 값이 고공세를 유지하면서도 가격 하락에 대한 한우 농가들의 불안감이 커지며 ‘농가의 경영 안정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우 비육농가의 소득 보전 제도를 지자체에서 시작해 물꼬를 트자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주최하고, 한우협회 전북도지회가 주관해 지난 1월 22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한우산업 안정화 심포지엄’에서 이근수 농어업포럼 축산분과 한우위원장은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해서는 농가들의 경영 안정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제도 도입 어렵다면, 지자체서 먼저 실현을

토론자로 참석한 이근수 위원장이 제안한 비육농가의 경영 안정 대책은  지난해 일본 화우산업을 시찰 한 뒤 화우농가의 소득보장 제도에서 고안한 것이다. 큰 소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하락할 경우 차액의 일부를 국가에서 지원하는 제도로 일본의 경우 당초 제도의 시작은 지방정부인 ‘현’단위에서 도입됐다고.

이근수 농어업포럼 축산분과위원장
이근수 농어업포럼 축산분과위원장

이 위원장은 “일본은 연간 9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비육우 농가의 경영 안정 사업에 책정하고 있지만 우리는 소 값이 폭락해도 아무런 대책이 없어 농가들의 불안감이 크다”면서 “일본과 같은 제도 도입이 어렵다면, 제가 살고 있는 익산에서부터 시작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송아지 값 350만원, 물재비 300만원, 노동력 100만원을 감안하면 총 750만원이 농가의 최저 소득 마지노선이 되며 이는 지육 kg당 1만7500원에 해당한다.

한우가격이 폭락했던 2011년 지육가격 1만 4500원을 기준으로 하면, 두당 130만원이 보전가격이 된다. 이를 익산에 한정할 경우 거세우 도축두수 5천두에 총 65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이 위원장의 계산이다.

이 위원장은 “쌀 직불금에 익산시가 1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사용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1년에 3~4억원이 적립되는 한우 비육농가의 경영 안정제도 역시 충분히 도입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10년 동안 매년 6억 5천만원씩 적립을 목표로 지방정부, 축협, 농가들이 비율을 정해 부담하면 실현가능 하다”고 제안했다.

선제적 수급조절로 한우가격 안정화해야

이날 심포지엄은 최근 한우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가격 하락에 대한 두려움이 높은 한우농가들의 관심을 반영한 듯 익산을 비롯한 전국의 한우농가 5백여명이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에 운집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전상곤 경상대 식품자원학과 교수는 “한우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번식 농가와 함께 비육농가의 경영 안정화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면서 “공급과잉 시기에 유명무실화된 송아지생산안정제의 발동조건을 수정하는 한편, 비육우 농가의 경영 불안정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비육우 경영안정제’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당장에 한우가격이 폭락하면 피해는 누구도 아닌 한우농가들이 짊어져야 한다”이라면서 “저능력 미경산우에 대한 선제적 도태사업으로 농가 스스로 수급을 안정시켜 가격 안정을 도모하고, 정부가 농가의 경영 안정대책을 마련해 뒷받침 하면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송태복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생산자단체인 한우협회를 중심으로 미경산우 비육을 통한 안정적인 수급을 조절하려는 노력은 정부에게도 많은 고민과 시사점을 준다”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GDP엔 차이가 있고, 예산 규모가 달라 화우와 같은 수준의 정책을 수립할 수 없지만 국내 현실에 맞는 농가 경영 안정 제도 도입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라북도 익산에서 열린 한우심포지엄 전경 모습.
전라북도 익산에서 열린 한우심포지엄 전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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