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판매하는 ‘이베리코 돼지고기’ 10%는 ‘가짜’
시중 판매하는 ‘이베리코 돼지고기’ 10%는 ‘가짜’
  • 옥미영 기자
  • 승인 2019.01.28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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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점 중 5점은 ‘이베리코’아닌 백색 돼지로 판명
소시모 조사 결과, 이마트몰·쿠팡도 포함...‘충격’

[농장에서 식탁까지= 옥미영 기자] ‘이베리코 흑돼지’로 판매하는 50점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5점(10%)이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아닌 백색 돼지를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김자혜 회장)이 2019년 1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음식점 및 유통매장(온라인 쇼핑몰 포함) 41곳에서 50점의 시료를 채취해 모색 구분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특히 이베리코를 백색돼지로 속여 판매한 곳에는 대형 유통업체인 이마트몰과 쿠팡이 포함되어 있는 등 이베리코의 둔갑판매가 온·오프라인에서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허위 판매로 적발된 이마트몰은 기자회견이 열린 28일 오후 이베리코 상품 전체를 품절로 처리하는 등 판매를 중단했다.

일반정육점에서는 경동시장 내 정육점에서 수거한 목살 1점과, 동대문 소재 음식점에서 수거한 1점이 ‘이베리코 흑돼지’가 아닌 백색 돼지로 나타났다.

지난 1월 28일 소비자시민모임이 공개한 이베리코 흑돼지의 허위 판매 적발 제품과 판매원.
지난 1월 28일 소비자시민모임이 공개한 이베리코 흑돼지의 허위 판매 적발 제품과 판매원. 1점이 허위 판매로 적발된 이마트몰은 기자회견이 열린 28일 오후 이베리코 상품 전체를 품절로 처리하는 등 판매를 중단했다.

스페인 돼지 전부 도토리 먹고 자란것처럼 '오인'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이베리코’를 ‘스페인 청정지역에서 도토리를 먹고 자란 자연 방목 흑돼지’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것으로 스페인 돼지고기 모두가 이베리코인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허위·과장광고에 해당한다.  

스페인 이베리코위원회의 등급 기준에 따르면 이베리코 흑돼지 등급 중 도토리를 먹여 방목하는 것은 최고 등급인 베요타와 그 다음 등급인 세보데캄보 뿐이고, 세보 등급은 도토리를 먹이거나 방목해 키우지 않는다.

따라서 ‘스페인 청정지역에서 도토리를 먹고 자란, 자연 방목 흑돼지’라고 광고하는 것은 사육기간 내내 도토리를 먹여 방목해 사육한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온·오프라인에서 광고하고 있는 이베리코의 ‘베요타(BELLOTA), 세보데캄보(Cebo de Campo), 세보(Cebo) 등급 표시의 해당 등급은 하몽(생햄)의 원료육을 위한 등급으로, 스페인 현지에서도 도축이후 하몽의 원료(앞다리, 뒷다리)에 대해서만 라벨을 표시해 관리하고 있을 뿐 생육에서의 등급 표시는 별도로 관리되지 않는다.

이베리코 돼지의 등급체계, 자료: 농장에서 식탁까지 10월호.
이베리코 돼지의 등급체계, 자료: 농장에서 식탁까지 10월호.

이베리코, 한돈보다 높은 가격에 팔려

이번 조사에서는 또 대형마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이베리코’와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 비교 결과, ‘이베리코’가 국내산 보다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쇼핑몰(3사)에서 판매하는 ‘이베리코’ 목살 부위의 평균가격은 100g 당 3410원으로 국내산 돼지고기 목살(2680원)과 삼겹살(2570원) 가격을 비교했을 때 1.3배나 비싸게 판매됐다.

인터넷 쇼핑몰의 ‘이베리코’ 평균 판매 가격은 100g당 3280원으로, 최저가격은 1980원(쿠팡), 최고가격은 5170원(마켓컬리)으로 제품 간 최대 2.6배 차이를 보였다.

쿠팡에서 판매한 ‘이베리코 베요타 목살 구이(제조 및 판매: (주)국제식품)’는 100g당 가격이 3760원으로 타 쇼핑몰의 베요타 등급 제품보다 저렴했지만 이번 조사결과 흑돼지가 아닌 백색 돼지로 판별됐다.

특히 서울시내 ‘이베리코’를 판매하는 24곳의 목살 100g당 평균 가격은 8360원으로 서울시내 한돈 인증점의 삼겹살, 목살 평균가격인 7680원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가운데)와 김자혜 회장이 이베리코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가운데)와 김자혜 회장이 이베리코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수입육, 정확한 정보 제공 시스템 마련해야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세계 4대 진미중 하나라며 확실치 않은 정보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스페인산 흑돼지인 ‘이베리코’의 일부는 백돼지로 판명된 만큼 수입육의 유통과 판매단계에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소비자들에게 이베리코는 프리미엄 돼지고기로 인식되면서 국내산 돼지고기 보다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어 ‘이베리코’ 돼지고기 판매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이베리코 돼지’ 중 하몽에 대한 등급을 마치 일반 생육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처럼 과장·광고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이베리코’의 표시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페인산 돼지고기는 '도토리를 먹여 키운 돼지고기'라는 이베리코의 이미지와 마켓팅 전술로 지난해 수입물량이 5만5750톤으로 미국과 독일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왔다. 이같은 수치는 5년전인 2013년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물량 6477톤에 비해 무려 760%가 증가한 것이다.

전체 돈육 수입량 포지션에서도 스페인산 돼지는 2013년 3.5%에서 지난해 11.9%까지 4배 가까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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