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3)]백전백패 ‘쌀 생산조정제’…문제는
[기획연재(3)]백전백패 ‘쌀 생산조정제’…문제는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01.30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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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목소리 외면한 농식품부 매번 실패 ‘되풀이’
임기응변식 접근 문제 해결 못하고 ‘예산낭비’만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혈세낭비를 감행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는 1879억 원을 투입해 ‘2019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생산조정제)’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농식품부는 쌀의 구조적 과잉을 타작물로 대체해 해결하겠다는 명분으로 부실한 계획을 짜고 무리하게 추진해 번번이 생산조정제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01년에 논콩 수매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시행을 했지만, 이중으로 적용되는 콩 수매가에 대한 농가의 반발과 논콩 재배가 늘어나 콩이 공급과잉이 되는 상황까지 겹치면서 결국 폐기됐다.

2008년 이후 대풍년으로 쌀 재고가 증가하자 정부는 2011년 논 기반소득다양화사업을 도입했다. 논을 기본으로 소득을 다양화한다는 취지로 3년 한시로 도입을 했지만 2010년 이후 다시 흉년이 반복되면서 쌀값이 오르자 사업목표의 45% 수준밖에 달성하지 못했고 결국 1년 만에 사업을 대폭 축소하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쌀 과잉생산과 재고를 줄이기 위해 급하게 생산조정제도를 실시했지만 사업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만 남기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도 작년과 같이 별다른 성과는 내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것.

이처럼 그동안 농식품부는 쌀이 과잉되고 재고가 늘면 임기응변식으로 생산조정제 카드를 내밀었지만 항상 ‘백전백패’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단일 작물이자 가장 많이 소비되는 주곡인 쌀에 대해 정부는 장기적인 대책보다는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고 보자는 임기응변식의 접근을 해왔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만 투입되고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농가는 이 제도가 시행될 때마다 쌀만큼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다른 작물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시행되기 일쑤였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조정제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웠으며, 여기에 쌀값마저 오르자 농가들은 생산조정제를 외면하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업이 끝나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됐던 것이다.

현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농식품부는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 이행점검을 철저히 분석하지 않았고, 관련 재배기술 교육 지원과 밭작물 기반 확충 등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패착은 사업을 준비 없이 실시하다보니까 생산조정제에 참여한 농가들의 피해가 속출했고, 그 부담을 고스란히 농가가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생산조정제를 시행해서 아무런 성과 없이 예산만 낭비하면서 농가에는 피해만 키우면서 마무리된 것이다,

문제는 현장에서는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면 실패가 분명 하기 때문에 정부가 보다 철저한 준비를 하고 현장 상황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을 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

이에 한 농업 전문가는 “농식품부가 현장의 상황을 고려치 않고 부실한 계획 하에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다보니 이런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특히 국민의 혈세가 농식품부의 부실한 계획과 관리로 인해 낭비되고 있는 점은 반드시 개선돼야 하고, 관련 정책 사업들은 예산이 낭비되지 않고 실효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재검토해야 하는데 여전히 개선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지난번 보도된 기획연재[(2), 1월 24일자]에서 보듯이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과연 정부가 성공적으로 생산조정제를 추진해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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