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4)]쌀 생산조정제가 성공하려면
[기획연재(4)]쌀 생산조정제가 성공하려면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02.11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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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 보완·개선 없이 무작정 추진 실패 원인
철저한 준비·충분한 교육·맞춤형 농기계 성공비결
전용단지 등 인프라 조성·판로 확보도 필수 조건

 

논 타작물 재배 대표 성공사례 전북 김제 죽산콩영농조합법인.
논 타작물 재배 대표 성공사례 전북 김제 죽산콩영농조합법인.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그동안 정부가 여러 번 추진했던 쌀 생산조정제가 성공한 사례는 없다. 생산조정제가 성공하려면 정부를 비롯해 지자체, 산하 기관, 농협, 농가 모두 혼연일체가 돼 추진해도 될까 말까이다.

하지만 매번 당사자인 농민은 외면했고 이로 인해 생산조정제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정부는 단기적인 처방만 생각하고 생산조정제 유혹에 빠져 또 다시 추진하고 추진하고를 반복해왔다.

결과는 결국 실패였고, 국민의 혈세인 예산만 낭비하는 사례만 남기게 됐다. 문제는 여러 차례 생산조정제가 추진되면서 발생했던 문제점을 보완하지도 개선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실패했던 문제 많은 정책을 재탕 삼탕 하면서 왜 문제점을 보완하지도 개선하지도 않았을까. 여기에는 복합적인 문제가 결합돼 있기 때문이다.

생산조정제를 제대로 시행하려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단기 처방에 급급해 정책 추진했던 점이 실패 요인이다. 왜냐면 담당자가 수시로 바뀌거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논에 타작물 심기 위해서는 많은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제일 중요한 게 농민들 교육이다. 충분한 교육을 통해 기술력을 향상시켜야지만 논에 타작물을 심어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을 교육할 기관도 인력도 부족하다는 것.

또 논에 타작물 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맞춤형 농기계다. 맞춤형 농기계가 없다면 막대한 노동력과 시간이 허비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져 농사를 지어도 남는 게 없어 실패하게 된다. 맞춤형 농기계 개발에 대한 목소리는 많았지만 정부 지원이 없어서 지지부진한 상황.

이와 함께 쌀 생산조정제를 시행할 단지 조성이 성공의 열쇠다. 지금처럼 무작정 참여하려고 독촉해봤자 참여할 농가가 없지만 일정 크기의 단지를 조성해 인프라가 갖춰지고 판로처만 확실히 해준다면 성공할 확률이 커진다.

전용단지를 설립하겠다는 말만 있지 실제로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 곳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정부는 이런 점을 알면서도 전혀 개선하지도 않은 채 생산조정제를 추진했고, 실패를 반복해왔다.

반면 농민들이 스스로 논에 콩을 심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전북 김제 죽산콩영농조합법인 이야기다. 이 법인은 논콩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단체로, 2011년 11개 농가가 모여 논콩작목반으로 시작해 2013년에 영농조합법인 형태로 자리 잡아 논에 벼를 심었을 때보다 콩을 심어 농가소득을 높인 성공사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곳이다.

법인은 논에 타작물을 심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했다. 우선 교육이 중요했다. 논에 타작물을 심기 위해서는 농민들의 기술력을 높이는 게 관건이었다.

특히 그 당시 논에 콩을 심을 때 표준 기술력이 없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많은 연구 끝에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전수하기 위해 충분한 교육을 실시해 기술력을 높인 게 성공 비결이라는 전언이다.

또 중요한 게 기계화다. 높은 수준의 기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동력이 절감되지 않고 효율성이 떨어져 실패할 공산이 크다. 이에 법인은 농기계 업체와 협약을 맺고 논콩 재배에 알맞은 기계를 개발해 사용하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2011년 30㏊로 시작한 면적은 2017년 480㏊까지 늘었고, 농가 수도 많이 늘어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한은성 법인 사무국장은 “생산조정제가 성공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무작정 시작하게 되면 성공할 확률은 떨어지고 결국 실패할 것”이라며 “저희 법인은 시작 전부터 표준 재배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특히 맞춤형 농기계를 개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려 그나마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사무국장은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조정제가 잘 되지 않은 이유는 교육도 제대로 되지 않고 현장에 제대로 된 맞춤형 기계가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생산조정제를 추진해봤자 농가에도 도움이 안 되고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정부가 생산조정제 추진에 앞서 정책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움직임만 보였더라도 성공은 아니더라도 실패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올해 시행되는 생산조정제도 결국 참여율 저조와 농가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