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전 오늘 - 축산 소식146] 중국에 진헌(進獻)하는 종마(種馬)의 크기와 색깔 개량에 힘쓴 세종(世宗)
[600년 전 오늘 - 축산 소식146] 중국에 진헌(進獻)하는 종마(種馬)의 크기와 색깔 개량에 힘쓴 세종(世宗)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19.02.1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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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62호, 양력 : 2월 12일, 음력 : 1월 8일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시대 사행(使行)을 통하여 중국에 방물(方物)을 보내는 것을 진헌(進獻)이라 하였으며, 이때에 말(馬)은 반드시 포함되어 정기 사행에 보내지는 말은 진헌마(進獻馬), 비정기 사행에 보내지는 말은 별마(別馬)라고 하였습니다.

진헌하는 말은 색(色)과 크기를 정하여 종류마다 수를 지정하였는데, 정기 사행 때 진헌하는 말은 50필 정도였으며, 크기는 주척(周尺)으로 5척 7촌 이하, 5척 4촌 이상, 별마는 더 커서 6척 이하, 5척 8촌 이상이었습니다.

왕조실록에는 진헌하는 말 중에 특히 종마(種馬)를 보낸 기록이 여러 차례 있는데, 태조(太祖)대에 2차례에 걸쳐 100두를 보냈으며, 태종(太宗)대에도 종마를 관압(管押)하여 중국에 보낸 것으로 나타나 있고, 특히 세종(世宗)대에는 이러한 종마의 크기와 색깔 개량을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하였습니다.

우선 사복시(司僕寺)에서 보고하기를 종전에는 함길도에서 몽골족인 달단(韃靼)의 말과 교접하여 번식되어 좋은 말이 많이 생산되었으나 통하지 않은 지가 50년이 되어 달단의 말이 절종(絶種)하였고, 제주(濟州)에는 몸이 크고 성질이 순한 말이 생산되지 아니하여 장래가 염려되니, 북쪽 여진족인 야인(野人)들로부터 몸이 큰 암수 종마(種馬)와 교역하여 번식시키면 좋을 것이라는 건의를 받자,

함길도 도절제사에게 전지하여 품질 좋은 달단의 암수 종마(種馬)를 감영(監營)의 물건으로 사들이고, 마필수와 털빛과 나이를 계문(啓聞)하라고 하였으며, 야인들 중에 좋은 말이 있는 자가 곡식이나 소나 말과 교환할 것을 요구하자, 각 고을의 국고에 저장된 것으로 소나 말은 포목과 그 외의 물건으로 민간에서 사서 종마를 바꾸게 하였습니다.

또한 중국 황태자(皇太子)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하여 보내는 사신인 천추사(千秋使)에게는 말을 보내면서 중국에서 만약 종마(種馬)와 진헌마(進獻馬)는 모두 큰데 보낸 말의 크기가 너무 작다고 묻거든, 우리 나라 달달마(達達馬)의 종자를 제주(濟州)에 놓아 기르는 것이 본시 적은데 해가 오래 됨에 따라 토종말과 서로 섞여, 종마(種馬)와 따로 바치는 말(別進馬)은 엄선하여 비교적 크나, 상공마(賞貢馬)까지도 엄선한다면 달달마가 적어져 뒤를 잇기 어려워, 오로지 토종말을 바치기 때문에 약간 작은 것이라고 설명하라고 사정을 당부하기도 하였습니다.

모색(毛色) 개량에도 관심을 가져 흑오명웅마(黑五明雄馬)와 철청웅마(鐵靑雄馬), 즉 주둥이도 검고, 눈도 검고, 불알도 검으며, 발뒤꿈치도 검은 것과, 결백웅마(潔白雄馬) 등 세 종류의 말은 각도의 목장(牧場)안에서는 거세하지 말고 종마(種馬)로 삼아 번식시키고, 개인에게 있는 이 세 종류 말은 거세를 금하고 번식에 쓰도록 병조(兵曹)에 하교(下敎)하기도 하였으며,

의정부(議政府)에서 진상해 바치는 오색(五色) 종마(種馬) 중에 오명마(五明馬), 철총마(鐵驄馬), 백마(白馬) 등은 드문 색깔이어서, 경상, 전라, 충청 3도에 각기 하나씩 목장을 설치하여 특별히 기르고 번식시키어 진상해 바치도록 하자고 하니 그대로 시행하도록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공마(貢馬)의 모색(毛色)과 필수(匹數)를 예조에 미리 첩보(牒報)하게 하고, 각도의 감사에게 선택하여 미리부터 기르게 하였다가 전에 정한 본색(本色)의 마필과 충수할 별색(別色)의 마필을 개사(開寫)하여 병조에 이첩하게 한 후, 관리를 보내어 압령하여 사복시(司僕寺)에 전송(轉送)하여 먹여 기르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였으며,

이 때 종마로는 오취(烏觜, 입 주변이 흑색), 오신(烏腎, 흑색 정소), 오제(烏蹄, 흑색 발굽)의 결백(潔白)한 성숙한 수말인 상마(牡馬) 5필, 오취(烏觜), 오안(烏眼)의 결백(潔白)한 다 큰 암말인 피마(牝馬) 10필, 철청(鐵靑)의 상마 5필, 피마 10필, 흑종(黑鬃, 검은 갈기), 흑미(黑尾)의 누른 상마(黃牡馬) 2필, 피마 5필, 흑오명(黑五明)의 상마 2필, 피마 4필, 털 빛이 붉은 적토마인 조류(棗騮)의 상마 3필, 피마 4필등 50필을 활용하게 하였습니다.

600년전 오늘의 실록에는 중국에 진상하는 종마(種馬)는 매양 4년만에 한 번씩 진상하는데, 진상할 그 해에 비로소 각 도에 명령하여 구하게 되어, 미처 잘 먹일 겨를이 없는 탓으로 대개 여위고 약한 것이 많으니 금후로는 2년을 앞당기어 각도로 하여금 미리 구하여 잘 먹여 기르도록 하자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세종실록 3권, 세종 1년 1월 8일 계축 기사 1419년 명 영락(永樂) 17년

중국에 진상하는 종마를 2년 전에 구하여 길렀다가 바치게 하다

예조에서 계하기를,

"중국에 진상하는 종마(種馬)는 매양 4년만에 한 번씩 진상하는데, 진상할 그 해에 비로소 각 도에 명령하여 구해 드리게 하고 보니, 혹은 길 떠날 임시에 구득되어, 미처 잘 먹일 겨를이 없는 탓으로 대개 여위고 약한 것이 많습니다. 금후로는 2년을 앞당기어, 각도로 하여금 미리 구하여 잘 먹여 기르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하므로, 그대로 따랐다.

【태백산사고본】 2책 3권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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