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환경부, 무허가축사 정책 실패 시인해야
[이슈분석] 환경부, 무허가축사 정책 실패 시인해야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8.02.07 1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책 대상자들이 협조하지 않는 정책은 잘못 설계된 제도
수질개선 아닌 축산농가 벌주고 산업 위축시키는 제도 전락

제도나 규제, 정책은 왜 실패할까?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문에 유명해진 조원동 전 경제수석의 강의를 수강한 일이 있었다. 관료의 입장에서 한국경제를 살펴볼 수 있었고 조수석 같은 엘리트 관료는 어떤식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제도를 설계하는지 배울수 있게 됐다.

조수석은 게임이론과 행동경제학에 입각한 정책 설계를 했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정책 대상자의 상황을 분석하고 새로운 정책, 제도, 규제를 설계할 때 정책대상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예측해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하거나 행동하도록 설계 한다고 했다. 

경제학자 답게 이를 "인간은 이기적이기 때문에 이기심에 기초해 정책을 설계하면 백발백중 대부분의 정책 대상자는 따라온다"고 정리했다. 잘 설계된 정책인지 아닌지 감별은 대상자들이 정부가 목표로 하는 방향에 동조하고 따라오느냐로 금방 알 수 있다.

환경부가 4대강 수질개선을 명분으로 무허가축사적법화(사실 대부분의 농가는 법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그곳에 농사를 지어왔고 관습에 따라 사육시설을 증축했다. 4대강 사업 이전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4대강 이후 문제가 발생했음)를 추진 중이다.

적법화를 위해 3년의 유예 기간을 주었으나 10%가 조금 넘는 사람들이 적법화를 이행했을 뿐 대다수는 이중삼중 규제의 그물에 걸려 또 너무 비싼 비용 때문에 환경부가 의도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환경부는 법을 어긴 농가를 엄벌하겠다고 벼르고 있으나 이행률로 보았을 때 이번 정책은 실패한 정책으로 보는게 합당해 보인다.

이 제도는 축산농가를 벌주고 축산업을 위축시키는게 목적이 아니라 수질을 개선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그렇다면 정책대상자인 농가들이 수질관리에 협조하도록 또 행동하도록 설계를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이행률이 말해주고 있다.

현행 제도는 수질관리는 온데간데 없고 , 농가 벌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이상한 제도가 되어버렸다. 환경부는 책임을 농가들에게 넘기고 있다. 환경부 관리의 말에 따르면 손놓고있다가 이제와 호들갑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부가 먼저 해야할 일은 변명이 아닌 정책실패를 시인하는 일이다. 그리고 기초부터 다시 제도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축산농가들이 수질관리에 협조할 수 있도록 규제와 인센티브를 묶는 새로운 제도 설계에 나서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이기심에 기초한, 농가들의 행동을 예측해 수질개선 효과를 금방알수 있는 탄탄한 제도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정책 대상자인 축산농민들의 협조를 얻어내지 못한 무허가 축사 적법화 정책은 실패한 정책이다. 환경부는 지금이라도 정책 실패를 시인해야 할것이다.
정책 대상자인 축산농민들의 협조를 얻어내지 못한 무허가 축사 적법화 정책은 실패한 정책이다. 환경부는 지금이라도 정책 실패를 시인해야 할것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