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5년 전 오늘 - 축산 소식149] 대신(大臣)이 눈병인 안질(眼疾)에 걸리자 양(羊)의 간(肝)을 내려 주었다
[535년 전 오늘 - 축산 소식149] 대신(大臣)이 눈병인 안질(眼疾)에 걸리자 양(羊)의 간(肝)을 내려 주었다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19.02.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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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65호, 양력 : 2월 15일, 음력 : 1월11일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시대 왕실에서 사용하는 약재와 신하에게 하사(下賜)하는 의약의 공급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던 정3품 관서를 전의감(典醫監)이라 하였는데, 이후에 내의원이 설치되기 전 까지 궁궐 안의 내전에 쓰이는 내용(內用) 약재의 조달과 왕실 및 조관(朝官)의 진료, 약재의 사여(賜與), 약재의 재배와 채취, 외국 약재의 구입 및 판매, 의서 편찬, 의학 교육 그리고 취재(取才) 등 국가의 모든 의료 사업을 관장하였습니다.

이 같은 전의감이나 내의원에서 동지(冬至)로부터 세 번째 미일(未日)인 납일(臘日)에 특별히 제조하여 임금에게 진상하면 임금이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던 환약(丸藥) 형태의 상비약을 납약(臘藥)이라 하였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지금까지도 이름이 알려진 청심원(淸心元), 안신원(安神元), 소합원(蘇合元)등 이었습니다.

이중에 청심원은 신경이나 정신 장애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었으며, 안신원은 열을 다스리는 데 효험이 있었고, 소합원은 극성위장염(霍亂,곽란)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인 약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조선에서 만든 납약은 중국에서도 인기가 많아 북경 사람들은 청심원이 죽어가는 사람도 살릴 수 있는 신단(神丹)이라 여겨 왕공(王公)과 귀인(貴人)도 조선의 사신들에게 구걸할 정도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후에 소합원보다 효과가 좋은 제중단(濟衆丹)과 광제환(廣濟丸)을 만들어 보급하였는데, 신방제중단(新方濟衆丹)은 일반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 한기(寒氣)를 면하게 하였으며, 제중단과 광제환은 군영(軍營)에 병사들에게도 나누어 주어 치료하는 데 쓰게 하였고. 그 외에 관직에서 물러난 연로한 문관들을 예우하기 위하여 국가에서 만든 기로소(耆老所)에서도 납약을 만들어 기신(耆臣)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며, 각 관아(官衙)에서도 만들어 나누어 주고 받은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납일 밤에는 농촌에서 새잡기를 하였는데, 납일에 잡은 새는 맛이 좋고, 특히 아이들이 이 고기를 먹으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새를 잡으려고 하였으며, 이날 내린 눈(雪)은 약이 된다고 해서 잘 받아 항아리에 담아 두었다가, 녹은 물로 장(醬)을 담가 장독에 두면 맛이 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 눈 녹은 물을 의류와 책에 바르면 좀을 막을 수 있다고 해서 사용하였으며, 잘 두었다가 환약을 달이는 데도 썼고, 그 물로 눈(目)을 씻으면 안질에도 걸리지 않을 뿐 아니라 눈도 밝아진다고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이를 사용하였습니다.

535년전 오늘의 실록에는 임금이 대신(大臣)의 안질(眼疾)을 다스리기 위해 양(羊)의 간(肝)을 써야 하는데, 양을 아껴서 죽일 수 없고 어찌하면 좋은지를 묻자, 병을 치료하는 데에는 비록 양을 죽일지라도 무방하다고 승지(承旨)들이 아뢰고 있습니다.

 

■성종실록 162권, 성종 15년 1월 11일 기해 기사 1484년 명 성화(成化) 20년

김양경의 안질 치료에 대해 논의하다

승정원(承政院)에 전교(傳敎)하기를,

"내가 의서(醫書)를 보니, 양(羊)의 간(肝)이 안질(眼疾)을 다스릴 수 있다고 하는데, 이제 김양경(金良璥)에게 이 병이 있으니, 내가 시험하고자 한다. 다만 이를 위해 양을 죽일 수 없고, 또한 양을 아껴서 치료하지 아니할 수도 없는데, 어찌하면 좋겠는가?"

하니, 승지(承旨)들이 아뢰기를,

"사람과 짐승의 구분은 경중이 현격하게 다르며, 또 대신(大臣)을 위해 병을 치료하는 데에는 비록 양을 죽일지라도 무방합니다."

하였다.

【태백산사고본】 24책 162권 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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