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한민국 트렌드②] 디지털로 경험하는 ‘탈’ 아날로그인의 등장
[기획-대한민국 트렌드②] 디지털로 경험하는 ‘탈’ 아날로그인의 등장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9.02.22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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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인사이트=박현욱 기자]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 중 주목받는 직업은 유튜버다. 인기있는 유튜버들은 개인 콘텐츠를 기획해 영상으로 만들고 직접 나서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화면에 구현한다. 보통 어렸을 적 꿈을 ‘과학자’나 ‘대통령’으로 적었던 기억이 있다면 웃기는 꿈 정도로 치부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연봉이 수십억 원대에 이르는 상위 1% 유투버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에도 개인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다. 하두리로 대표되는 한국 최초 화상채팅 서비스는 우리나라 화상캠 보급을 앞당겼으며 자신의 얼굴을 콘텐츠화해 배포하기도 했다. 사실 콘텐츠라 부르기엔 민망한 수준이었지만 당시 어린 학생들은 자신의 모습을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쁘게 꾸미는 게 유행 아닌 유행이었다.

당시에는 PC방의 급격한 성장과 맞물려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두리 캠으로 ‘셀카 찍기’가 대세였으며 ‘얼짱 각도’라는 단어까지 탄생시킬 정도로 학생들에게 예쁜 얼굴 만들기 콘텐츠는 폭발적으로 이어졌다.

당시 콘텐츠 제작의 한계는 핸드폰과 컴퓨터 하드웨어 기술이 따라오지 못하는 점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계층 간 디지털 불균형이 극심하다는 데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컴퓨터 사용법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으며 핸드폰의 데이터 요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대가 존재했다.

영상 르네상스 개막, 콘텐츠 소비층의 성장

현재는 경제를 이끌어가는 세대가 디지털에 익숙한 7080세대(1970~1980년대 생)로 교체됐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각종 소프트웨어의 발전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편하게 영상을 감상하고 제작하는 시대로 변모했다는 것은 과거와 큰 차이가 있다. 즉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번역하고 즐기는 연령층이 대폭 확대되면서 영상 르네상스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이들이 디지털에 친숙해졌다는 이야기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은 데스크톱이 가지지 못한 휴대성과 압축성을 보유하면서 디지털 영상 시대의 번성을 가속화했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이 직접 여행을 하거나 체험을 통해 경험을 축적했다면 지금은 유튜브에 접속하고 커피 한잔 마시면서도 똑같은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튜브 월드는 큰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다른 사람의 경험을 대신할 수 있으며 이불 속에서도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콘텐츠와 만날 수 있다. 유튜브의 힘은 파편화된 개인 콘텐츠를 하나의 공간에 부어놓고 전 세계인들이 자유롭게 활용하게 했다는 데 있다.
 

농기계를 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유튜버
농기계 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유튜버

농업분야에서도 유튜브 채널이 활용될 가능성은 더욱 높다. 현재 농업분야에서는 농부들이 자신들의 농사 노하우를 영상으로 올리고 있으며 비료주기, 전정하기, 수확하기 등 농업인의 일상까지 콘텐츠화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농기계 회사들 또한 농기계 사용법, 점검 노하우 등을 영상으로 제작, 농민들에게 전달하는 등 영상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시인들은 콘크리트 세상에서 보지 못한 농촌 일상에 열광하고 신개념 콘텐츠로 소비할 가능성이 크다. 아이러니하게도 도시민들은 직접 농촌에 들어가기는 꺼리지만 영상에서 구현되는 아름다운 풍경과 초록빛 세상을 통해 힐링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유튜브 월드의 번영은 오히려 사람들이 기피하는 1차 산업에 더 큰 가능성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 본기사는 2019년 2월호 농장에서 식탁까지 '라이프 스타일에 주목하자'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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