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특집] 통계로 보는화훼산업2
[화훼특집] 통계로 보는화훼산업2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8.01.18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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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산업 골든타임에 대비해야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소비하는 꽃은 국화

국내 화훼류 부문 중 물량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은 절화류다. 절화는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53.0%)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어 초화(25.0%), 분화(14.7%)가 뒤를 잇는다.

1990년대는 분화와 관상수 위주의 시장이 조성됐으나 정부가 첨단 재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유리온실 등의 영향으로 절화류가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게 된다. 반면 판매금액에서는 비싼 단가 덕에 분화가 2215억원으로 1위에 기록됐다. 이어 절화 2174억원, 초화류는 1214억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국내 최대 화훼류 생산품목은 국화로 2015년 기준 1억7421만본이 판매됐다. 이는 총 절화류 중 32.3%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국민은 국화를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다. 이어 장미는 26.7%로 뒤를 이었으며 카네이션 7.6%, 거베라 7.1%, 백합 5.4%로 뒤를 이었다.

양재동 화훼도매시장에서 습식 유통 경매를 준비하고 있다.
양재동 화훼도매시장에서 습식 유통 경매를 준비하고 있다.

화훼류 유통은 1960년대 국내 최초로 화훼시장이 형성됐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1970년대 들어 서울 남대문시장 내 대도상가에서 최초의 꽃시장이 개설됐다. 대도꽃상가 상인들은 이후 건물주와 마찰이 빚고 강남 꽃도매상가로 이주하게 됐고 이때 생겨난 곳이 현재의 강남 꽃도매상가다. 이처럼 우리나라 화훼시장은 민간시장이 중심이 돼 유통을 주도해 왔다.

꽃도매시장도 농산물도매시장처럼 처음에는 위탁거래가 주류를 이뤘으며 왜곡된 거래관행이 계속되자 정부에서는 화훼생산농가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경매 중심의 법정 도매시장을 건립한다.

최초 법정 도매시장은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현 화훼사업센터)으로 운영은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에서 담당했다. 화훼 주산지인 부산에서도 이런 요구가 끊이질 않자 부산 법정도매시장인 엄궁동 화훼공판장을 개설하기 이른다. 전문 화훼공판장으로는 한국화훼농협, 영남화훼원예농협, 부산경남화훼농협, 광주원예농협 등 4곳이 있다.

민영시장은 국내 화훼유통의 주도권을 놓지 않았는데 현재도 화훼 유통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비수기에도 뛰어난 물량 처리 능력을 보여 농가들은 민영시장에도 상당량을 출하하고 있다.

한편 화훼류 재배농가가 공영시장에 출하하는 인센티브는 법정도매시장의 경우 민영시장에 비해 가격이 투명하게 결정되고 물량 분산을 통해 판매위험을 줄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민영도매시장과 거래하고 있는 농가들은 꾸준히 거래하던 시장과의 신뢰관계가 지속적으로 쌓여 아직까지 민영도매시장의 영향력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우리나라 도매시장은 네덜란드와 일본의 도매시장보다 열악하고 경매비율이 높아 다양한 거래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습식, 저온유통으로 소비자의 선도 유지 요구를 충족하고 생산농가의 수취가격 또한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훼산업의 골든타임이 다가온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 통계는 화훼산업의 몸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음을 뒷받침해준다. 특히 청탁금지법 이후 꽃 소비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처럼 보이나 이는 선물용 난과 조화 시장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며 절화를 주로 판매하는 서울의 꽃가게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꽃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는 사회적 움직임이 절화 판매를 유도한 것으로 분석되며 청탁금지법이 자가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국세청 사업자현황에 따르면 2016년 12월 기준, 전국의 꽃가게 수는 총 2만398곳으로 2015년 12월과 비교해 418곳이 늘어 102.09%의 증가율을 보였다.

서울에서는 양재동 꽃시장이 소재해 있는 서초구에 가장 많은 꽃가게가 운집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는 강남구(532), 중구(250), 송파구(245), 영등포구(199), 강동구(199), 마포구(183), 종로구(150), 강서구(142), 양천구(122) 순이었다. 서울에서 1달 동안(2016년 12월) 가장 많은 꽃가게를 개업한 지역구는 성동구로 72곳에서 76곳으로 4곳이 늘었다.

국내 시·도 중 가장 많은 꽃가게를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는 과천시에 359곳의 꽃가게가 성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 부천시(255), 성남시 분당구(232), 고양시 덕양구(228), 광명시(200), 화성시(196), 시흥시(164), 남양주시(161) 순이었다.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꽃가게 증가율을 보인 곳은 고양시 일산동구로 한 달만에 121곳에서 127곳으로 6곳이 개업했다.

가장 많은 꽃가게를 보유한 시·도는 경기도로 4653곳이 운영 중이고 서울 4024곳, 경남 1400곳, 경북 1190곳, 대구 1004곳으로 뒤를 이었다. 전국의 꽃가게들은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인천광역시를 제외하고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통계는 절화 판매를 주로 하는 꽃가게들이 김영란법의 영향보다는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 시점, 경기침체에 따른 소자본 창업, 그리고 타품목 폐업으로 인한 업종전환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 분당에서 꽃가게를 운영하고 플로리스트(Flower와 Artist의 합성어)로 활동 중인 유은경 씨는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자가소비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경기가 침체하면서 작은 규모로 시작할 수 있는 꽃가게에 대한 창업 문의가 많아졌고 은퇴자들이나 여성들이 꽃을 배워보겠다는 의욕이 높아 강의요청이 많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구청 등 공공기관을 주요 거래처로 두고 있는 꽃가게들은 난과 조화 판매가 크게 줄어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경기침체로 인해 오히려 꽃가게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은 화훼산업이 되살아 나는 기회로 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매유통의 볼륨이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이 평소에 자가소비를 하는 접점이 늘어나는 기회 요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가계의 연도별 화훼관련 용품의 지출 비용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 2012년을 기점으로 화훼관련용품 시장은 점차 축소되고 있는 형국이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화훼산업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은 이 시기를 기회 삼아 화훼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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