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한민국 트렌드⑤] 개성 넘치는 소비자, 그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기획-대한민국 트렌드⑤] 개성 넘치는 소비자, 그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9.03.05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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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에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들은 즉각 반응한다. 그들은 이제 지켜만 보지 않는다. 목소리르 모으고 강력하게 주장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국내 한 대형마트가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를 팔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집단 시위를 벌이는 장면.
상품에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들은 즉각 반응한다. 그들은 이제 지켜만 보지 않는다. 목소리를 모으고 강력하게 주장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국내 한 대형마트가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를 팔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소비자단체가 중심이 돼 집단 시위를 벌이는 장면.

[팜인사이트=박현욱 기자] 소비자의 목소리가 커졌다. 과거 생산자나 유통업체가 상품을 만들거나 물건의 입고량, 상품 구성과 배치 등을 조정해 소비의 방향을 제시하거나 선도했다면 이제는 소비자 스스로 검증하고 요구하면서 상품의 구체적인 형태까지 요구하고 있다.

독일의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의 경우 이미 2016년도에 맞춤형 운동화 개발 프로젝트인 ‘퓨처크래프트 3D’를 선보였다. 퓨처크래프트 3D란 3D 프린터로 고객 하나하나의 요구에 맞게 신발을 제작한다는 취지로 발등을 감싸는 작물까지도 개인의 성향과 요구에 맞게 만들어주는 프로젝트다.

아디다스는 이후 이를 활용해 선수의 특성에 따라 제작할 수 있는 ‘퓨처크래프트 4D’를 상용화 하는 한편 지난해에는 소비자들의 신체 데이터를 수집해 맞춤 운동화를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개성 넘치는 개인의 요구에 따른 식품 업체들의 대응도 눈여겨 볼 만하다. 맞춤영양식을 공급하는 벤처기업 ‘믹스핏’의 경우 집에서 커피머신과 같은 ‘믹스핏뷰’라는 기계를 구입하면 23가지 영양소를 조합해 개인의 목표체중, 영양상태, 운동량 등을 계산해 갖가지 조합으로 영양식단을 챙겨주고 있다.

믹스핏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앱을 다운받아 개인의 정보를 입력하고 이를 기반으로 믹스핏에서 개발한 인공지능이 갖가지 조합을 구성해 믹스핏뷰에 전송, 개인에 맞는 영양식을 집에서 즉석으로 만들어 주는 방식이다.

이처럼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해진 것에서 나아가 기업들은 소비자 개인에 맞는 상품 개발에 많은 재원과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제 소비자들이 상품에 대한 검증까지 스스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소비자시민모임에서는 수입산 프리미엄 돼지고기 브랜드 이베리코 돼지에 대한 검증을 실시해 10%가 가짜라는 것을 판명해 낸 바 있으며 한국소비자연맹에서는 명절 선물세트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표기방식에 대한 변경 등을 정부에 요청하기도 하는 등 소비자들은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한 침대회사의 매트리스에서 라돈 성분이 검출됐을 때도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연대해 스스로 타 회사의 매트리스까지 성분 검출 실험을 해보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생리대, 화장품, 가습기 살균제 등 생활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혹독한 검증은 앞으로 더욱 치밀해지고 견고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가 상품을 주도하는 현상은 농업분야에서는 달갑지 않은 부분이다. 농업은 다른 제조업과는 다르게 느린 산업이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자칫 망칠 수 있는 위험을 떠안으면서까지 자신들의 생산방식을 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다. 과거 축적된 경험과 데이터가 그들에게는 중요한 자산이며 위험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한 해 농사가 그르치면 1년의 손실로 돌아오는 농업분야는 소비지 대응에 탄력적이지 못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개성 있는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상품과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며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상품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농업분야가 그동안 규모화 전문화로 인해 생산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몸집을 불려 왔다면 이제는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맞은 다채로운 정밀 농업이 필요할 때다. 또한 주류가 될 수는 없지만 친환경, 동물복지,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 다양한 상품구색을 갖추는 일들에도 매진해야 한다.

※ 본기사는 2019년 2월호 농장에서 식탁까지 '라이프 스타일에 주목하자'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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