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썰]농진청 더 이상 농민건강·농업현장 외면 말아야
[팜썰]농진청 더 이상 농민건강·농업현장 외면 말아야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03.14 1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곳저곳 눈치만 살피다가 ‘농민 피해’만 더욱 키워
맹독성 피마자박 대체 음식물 건조박 공정규격 고시해야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그동안 비료업체들은 유기질비료 원료 중 하나인 피마자박(아주까리박)을 활용해 유기질 비료를 만들어 현장에 공급했다. 문제는 피마자박은 맹독성 물질인 리신(Ricin)이 함유돼 주위가 요구되는 원료다.

리신은 생물학 무기로 사용되는 보툴리누스(botulium), 색시톡신(saxitoxin), 트라이코세신 마이코톡신(trichothecene mycotoxins)과 더불어 독극물 성분 중 하나로 꼽혀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맹독성 물질인 피마자박 사용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원료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피마자박을 100% 수입해 유기질비료 원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런 결과 그동안 많은 부작용들이 나타났다. 이미 농촌 현장에서 개와 고양이가 유기질비료를 먹고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특히 농민들이 비료 살포시 피부나 호흡기로 리신이 침투할 수 있고 비료 살포 후 비가 내릴 경우 독성물질이 하천수나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어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올해 1월 전북 익산시 함라면에서 10년 사이 이 마을 주민 80명 중 30명이 암에 걸려 충격을 던져줬다. 이곳은 인근 비료공장 굴뚝에서 다른 유해물질과 함께 리신이 검출돼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관련 당국도 비료 내 리신 함유량을 10mg/kg 이하가 되도록 관리기준을 강화했지만 불안감을 떨쳐내기에 역부족이라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

이런 상황에서 맹독성 물질인 피마자박을 대체할 수 있는 원료가 개발됐다. 대체 원료는 다름 아닌 남은음식물을 건조해 만든 분말이다.

음식물 재활용 업체에서는 남은 음식물을 가공 처리한 후 건조과정을 거쳐 분말 형태로 만든 '음식물 건조박'을 상용화했다. 음식물 건조박은 독성이 없음은 물론 가격도 저렴해 농민건강과 농가 경영 부담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농촌진흥청에서도 공정규격 시험을 거쳐 유기질 비료 원료로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지난해 행정예고를 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농진청은 기존 업체들의 눈치와 음식물 건조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언론보도 이후 고시를 부담스러워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농진청은 음식물 건조박이 스스로 문제가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곳저곳 눈치만 살피다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자기 발목을 잡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사이 여전히 농업현장에서는 맹독성 물질 리신이 함유된 피마자박을 활용한 유기질 비료가 쓰이면서 농민건강과 더 나아가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농진청은 더 이상 눈치 보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합리적인 결론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