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칼럼] 농림비건식품부와 농림식품반려동물부
[편집자 칼럼] 농림비건식품부와 농림식품반려동물부
  • 김재민
  • 승인 2019.03.19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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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이해 돕기 보단 축산업저주로 일관한 행사
문 정부, 기조 축산단체보다 반려동물단체와 더 소통 드러내는 증거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주최하고 농림부가 주관한 제1회 농촌현장창업보육집담회라는 이름의 강연회가 3월 14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강연회는 2010년대 들어 유행하고 있는 채식주의가 이제 단순히 식생활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발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비건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트렌드를 이야기하고 이에 대응해 발전하고 있는 대체육류산업, 대체 축산식품산업의 현황 등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하지만 이번 강연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기간 읽었다는 “사랑할까 먹을까?” 저자이자 <잡식가족의 딜레마>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황윤 감독의 강연으로 시작되었다.

문제는 이 강연회가 당초의 취지와는 다르게 축산업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비하하고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하는 암적인 산업이라는 내용을 말하는데 주어진 시간 전체를 할애했다는 데 있다.

비건주의자, 그리고 비건 라이프스타일의 동향이나 그에 대응하는 대체육류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하고 찾았던 본지 기자들은 한 시간 동안 계속된 근거 없는 축산업에 대한 저주에 할말을 잃었다고 한다.

축산업이 물을 많이 사용하고, 농장의 대형화로 악취나 수질오염과 같은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비판은 오랫동안 받아왔고, 구제역과 같은 악성 가축질병의 폐해에 대해서는 축산업계도 반성도 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또한 하고 있기에 정당한 비판에 대해서는 축산업계 또한 큰 반발을 하지 않고 있다.
 

황윤 감독
황윤 감독

이번 강연회가 비건주의자들이 개최한 강연회라면 어떤 내용을 이야기 하든 상관은 없겠지만, 이는 엄연히 축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켜야하는 의무를 가진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한 행사다. 우리 반대쪽 입장도 한번 들어볼 생각으로 기획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행사 주제는 ‘Be건 : 자연과 우리를 위한 건강한 식탁’이다. 한번 들어보는 수준의 행사가 아니라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가진이들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말 비건 라이프 스타일과 비건 라이프 스타일에 대응하는 산업에 대해 이해를 돕는 자리로 기획됐다면, 강연자는 황윤 감독과 같은 비건 운동가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연구하는 제3자의 시각을 가진 학자나 전문가로 섭외를 했어야 옳았다. 축산업을 대체하겠다고 나선 ‘비욘드미트’와 같은 푸드테크의 산물들을 소개하고 맛보는 자리 정도가 되었어야 했다.  그렇다면 이번 행사는 채식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스타트업의 가능성, 그들을 대상으로 농산물을 재배하고 유통하고, 가공하는 산업의 성장가능성을 타진하는 훌륭한 행사로 마무리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강연회는 축산업을 저주하는데서 시작해, 축산업을 저주하는 것으로 끝난 행사였다.

이번 정부는 축산생산자단체와 소통하기보다는 동물복지단체와 소통에 더 열을 올리고, 각종 제도를 도입함에 있어서도 동물복지론자나 황윤 감독류와 같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있어 축산업계의 불만이 누적되어 있었는데, 이번 강연회는 정부의 축산업에 대한 인식이 어느 수준인지를 다시 한 번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식량을 생산하는 축산업을 반려동물의 기준과 시각으로 재단하고 축산인을 평가할거라면, 이제 농림축산식품부의 이름도 그 시대상에 맞게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추천해 본다. 농림비건식품부 아니 농림식품반려동물부가 현 정부의 축산기조를 고려한 올바른 이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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