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문화, 야만이라는 글씨로 덧칠은 곤란
개고기 문화, 야만이라는 글씨로 덧칠은 곤란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8.02.14 0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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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어온 개고기 먹는 풍습
앞으로 5~10년 뒤 서서히 소멸의 길 걷게 될 것

한겨레신문이 동물복지 이슈를 전문으로 다루는 동물전문 매체 ‘애니멀피플’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필자도 대학에서 animal science(축산학)를 전공하고 동물전문 신문에서 오랫동안 일해 왔으나 애니멀피플과 나의 논조는 완전히 다르다. 산업동물을 전문으로 다루는 우리쪽 전문지도 애니멀피플 이상의 전문성과 논리로 무장하지 않으면 축산업계가 곤란한 지경에 놓이게 될 것이라 생각이 든다.

필자가 접한 ‘애니멀피플’의 첫번째 기사는 평창올림픽을 보도하던 CNN이 우리의 개고기 먹는 문화에 대해 지적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사람은 잡식 동물이다

나는 개고기는 좋아하지 않지만 반대론자들의 논리에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는 1인이다. 사람은 잡식동물이다. 진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 대로 고기와 채소와 곡식을 모두 섭취하는 종족으로 진화해 왔고 이런 잡식의 성격이 거대한 공룡도 멸망을 하던 대 격변기에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성경에는 본디 육식을 하지 않았으나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면서 육식을 허락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현재 인류의 모습으로 보아도 인류는 잡식 동물이 확실하며 가장 좋아 하는 음식 중 하나가 육류이다. 육식은 가만 놔둬도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반면 채식은 캠페인을 하고 그들 나름의 의미에 동조할 때 가능하다.

또 인간은 생존을 위해서 축산식품을 통해 섭취가 가능한 영양소도 있을 정도로 육식 아니 잡식은 당위성을 갖는다.

생명 존중도 좋지만 야만이라는 글씨로 덧칠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다른 가축은 되고 개는 식용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규범은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이러한 논쟁에 대해 우리는 개뿐만 아니라 다른 가축도 산업용으로 사육하는 것을 반대하오 라고 하겠지만) 이 부분이 개고기 반대 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의 이상한 규범이라는 것이다.

소나 돼지, 닭, 오리 등이 식용을 목적으로 키워지듯, 개도 식용을 목적으로 키워 왔다. 다만 해외의 눈치를 많이 보는 우리 정부 탓에 1980년대부터 개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즐기기 어렵게 되었다. (전용 도축장이 있었던 소, 돼지, 닭, 오리, 염소와 달리 개는 전용 도축장을 허가하지 않았음. 하다못해 토끼도 전용 도축장이 있는데 개만 허용을 하지 않음)

그 기조를 수 십 여년 유지해온 결과 우리 선조들이 조선시대(조선시대 이전 신라와 고려 때는 불교 문화권이어서 육식을 장려하지 않았음) 이후 줄곧 유지해 왔던 개고기를 먹는 문화도 종말을 앞두고 있다.

생명존중의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는 동물복지연대나 카라와 같은 단체의 캠페인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귀한 고기로 알고 이를 즐겨 먹어온 사람들에게 야만이라는 글씨를 덧칠하는 행위는 동조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참고로 육개장과 닭개장은 개고기를 베이스로 하는 개장국 레시피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다. 개장국에서 개고기 대신 소고기와 닭고기를 넣어 만든 음식인데 그 만큼 우리는 소고기와 닭고기보다 개고기를 즐겨왔다는 증거다. 고기 먹을 일이 거의 없어 부실해진 체력과 원기를 보충해 주던 음식이 개고기였다.

개고기를 주로 먹었던 이유는 소는 농사를 위해 매우 중요한 자산이었기 때문에 조선시대 도축을 엄격히 금했고, 닭은 알을 이용하기 위해 키웠지 고기용으로는 아주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개는 이러한 제한이 없었고 잔반만 가지고도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었기 때문에 보양이 필요했던 여름철 고기로 이용되는 가축 1순위가 된 것이다.

앞으로 10년 개고기 문화는 소멸할 것

우리 국민 중 197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사람들은 개고기 보다 다른 육류를 접하기 쉬운 환경에 살았기 때문에 개고기를 즐겨 먹지 않는다. 한마디로 지금 40대 중 상당수는 개고기를 입에도 가져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고 30대는 더욱 많다.

카라와 같은 단체가 운동을 하지 않아도 개고기를 먹는 문화는 자연히 소멸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현재 개고기 주 소비층은 60대 이상의 노년층이다. 이들이 앞으로 살면 얼마나 살까 100세 시대라 앞으로 30~40년은 개고기 먹는 문화가 유지될 수 있다 전망할 수 있으나 짐작하건데 앞으로 5~10년 후면 개고기 수요가 급감하면서 개를 고기용으로 키우는 공급자는 크게 위축될 것이다.

얼마 남지 않았으니 자신들의 가치에 반한다 하여 개고기를 어렸을 때부터 즐겨왔던 사람들을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야만의 사람들로 덧씌우는 일은 중단되기를 바란다.

동물복지 전문 신문 한겨레 '애니멀 피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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