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6년 전 오늘 - 축산 소식176] 임진왜란 이전 175년 동안 암탉(雌鷄)이 수탉(雄鷄)으로 11번 바뀌었다
[566년 전 오늘 - 축산 소식176] 임진왜란 이전 175년 동안 암탉(雌鷄)이 수탉(雄鷄)으로 11번 바뀌었다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19.03.2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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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92호, 양력 : 3월 27일, 음력 : 2월 21일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왕조실록에 암탉에 관한 기사는 80여건으로 임금대 별로는 중종(中宗)대에 20여건의 기사가 실려 있는데, 대부분 기형(畸形) 닭이나 성 전환(性轉換) 닭에 대한 기록이며, 고전(古典)을 인용한 기사로는 서경(書經)에 실린 ‘암탉은 새벽에 울지 않는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하는 내용이 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자연 상태에서 닭의 성전환은 희소하지만 1만분의 1의 확률로 실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론적으로는 통상 닭은 왼쪽의 난소만 기능을 하는 것이 보통인데, 종양 등으로 손상이 되는 경우, 오른쪽 난소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특이적으로 정소로 자라나면 웅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어 암탉이 수컷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영국, 이태리는 물론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보고된 바가 있습니다. 실록에 기록된 암탉에 관한 기록 중 태조(太祖)대에서 임진왜란 이전인 명종(明宗) 대까지 175년간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세종(世宗) 대에는 충청도 해미현(海美縣)에서 암탉이 수컷으로 변하여, 벼슬, 발톱, 깃털과 날고 우는 것이 모두 수탉과 같았으므로, 나라에 괴이한 현상이 발생하였을 때 이를 물리치기 위하여 지내는 제사인 해괴제(解怪祭)를 행하고, 내관인 환자(宦者)를 보내어 살펴보게 하였으며, 전라도 강진현(康津縣)의 민가(民家)에서도 암탉이 수탉으로 변했다는 관찰사의 치보(馳報)가 있었습니다.

중종(中宗)대에는 풍산 심씨(豊山沈氏) 집 암탉이 변하여 수탉이 되었다가 어느 날 저절로 죽었는데, 그 깃이 모두 저절로 떨어져 날아간 적이 있으며, 한성부(漢城府) 민가의 흰 닭이 본래 암탉인데 지금은 수탉으로 변했다는 승정원 보고에 임금이 그 전말(顚末)을 상세히 물어서, 닭 주인인 장원서(掌苑署)의 노비(奴婢)가 지난여름에 난 닭이 12월에 와서 수탉의 털이 생겼다고 보고하자 비상(非常)한 일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또한 경기 관찰사가 부평부(富平府)에서 암탉이 변하여 수탉이 되어 그 닭을 함께 올려 보낸다고 장계(狀啓)를 올리자 이것은 재변으로 괴이한 물건을 유치(留置)할 수 없으니 소관 관청에서 처치하게 하라고 전교하기도 하였고, 강릉에서 반쯤 검은 암탉이 2월 초부터 변화하여 수컷으로 되었는데, 머리 위의 붉은 볏이 수탉과 매우 같고 목털이 연하고 길며 발이 크고 며느리발톱이 나기 시작하였고, 온 몸이 붉은 수탉이 되어 길게 우는데, 우는 소리가 반은 쉬었던 것으로 적고 있으며, 전라도(全羅道) 구례현(求禮縣) 민가(民家)에서 암탉이 변하여 수탉이 되었는데, 수탉의 벼슬로 변하고 수탉의 울음을 울었으나, 두 날개와 꼬리깃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한편, 명종(明宗)대에는 함경도 함흥(咸興) 지방에 암탉이 수탉으로 변한 변괴(變怪)가 있었는데 정원(政院)은 이를 알고 있으라는 임금의 전교가 있었으며, 경기 안성(安城)에서 암탉이 변해서 수탉이 되었는데, 전체가 아직 완전히 변하지는 않고 두 날개 밑에서부터 두 다리 위에까지는 약간 암탉의 형상이 남아 있고 볏·목털·꼬리털은 완전히 수탉으로 변했는데, 당초 변하기 시작한 것은 병아리를 깠을 때부터인데, 금년 정월에 와서 그 볏이 점점 높아지고 꼬리털이 점점 길어지더니 새벽에는 수탉과 함께 울고, 대체로 볏과 꼬리털은 꼭 수탉 같았으나 온 몸이 다 변하지는 않았다고 상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라도(全羅道) 무장(茂長)의 민가(民家)에서 암탉이 수탉으로 변하여 날개를 치며 새벽에 울었고, 함경도 이성(利城)의 민가에서 누른 암탉이 7월부터 붉은 수탉으로 변하기 시작하여 꼬리 및 목과 가슴의 깃은 완전히 변하였고 머리 부분과 양쪽 날개는 아직 완전히 변하지 않았는데, 수탉 울음소리를 낸 것으로 적고 있습니다.

566년전 오늘의 실록에는 암탉이 변하여 수탉이 된 것이 셋으로 음(陰)이 화하여 양이 되었으니, 그 변괴가 심하여 상하가 두려워하고 근신하는 오구수성(恐懼修省)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중종실록 21권, 중종 10년 2월 21일 기유 기사 1515년 명 정덕(正德) 10년

조강에서 허지가 살인한 이지방을 탄핵하고 암탉의 변괴를 아뢰다

조강에 나아갔다. 집의 허지(許遲)가 전의 일을 논계하고 또 아뢰기를,

"이지방(李之芳)은 상중(喪中)에 살인을 하였으니, 일이 강상(綱常)에 관계됩니다. 결코 병사(兵使)가 될 수 없습니다."

하고,

사간 이행(李荇)은 아뢰기를,

"암탉이 변하여 수탉이 된 일은 옛날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밤에 운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암탉이 변하여 수탉이 되고 밤에도 우니 더욱 괴이합니다. 이런 변괴에는 더욱 오구 수성(恐懼修省)하여야 합니다."

하고, 검토관(檢討官) 유옥(柳沃)은 아뢰기를,

"암탉이 변하여 수탉이 된 일은 한(漢)나라 때에도 있었습니다. 한 번뿐이었는데, 지금은 수탉이 된 것이 셋입니다. 음(陰)이 화하여 양이 되었으니, 그 변괴가 심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상하가 다시 더 수성함이 가하다."

하였다.

【태백산사고본】 11책 21권 5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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