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년 전 오늘 - 축산 소식187] 군사 1만명이 매와 개를 기르며 임금의 사냥만을 준비했던 조준방(調準坊)
[513년 전 오늘 - 축산 소식187] 군사 1만명이 매와 개를 기르며 임금의 사냥만을 준비했던 조준방(調準坊)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19.04.1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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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03호, 양력 : 4월 11일, 음력 : 3월 7일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시대 역대 임금 중에 가축이나 짐승에 관한 특이한 기록을 가장 많이 남긴 임금은 연산군(燕山君)으로, 그중에 하나가 궁궐내 후원(後苑)에서 매와 개를 기르며 훈련시키는 일을 맡아 보던 조준방(調隼坊)이라는 기구를 운영한 것입니다. 이 조준방에 대한 기록은 연산군 대에만 10여건의 기록이 나타나 있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조준방에는 군인 1만 명을 배치하였는데, 그 중에서 매일 5천 명씩을 각각 다른 대장(隊長)이 거느리고 대령하게 하라고 전교(傳敎)한 바가 있으며, 조준방 군인 1백 명을 왕실의 마구간인 용구(龍廐)에 교대로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남양주 인근의 광릉산(光陵山)에서 사냥할 때에는 조준방의 군사 1만 명과 병조에서 뽑아 정한 군사 3만명을 장수 2명으로 나눠 길을 몰고 사냥하면서, 승지와 승정원 낭청 중에서 활을 잘 쏘는 자를 가려 임금을 따르는 수가(隨駕)를 하게 하였고, 임금의 사냥터 내 거주시설인 사장(射場) 주가처(駐駕處)의 임시 누각인 가루(假樓)는 내관의 말을 들어서 광활하게 감독하여 짓도록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각도에서 상납한 조준방의 여러 종류의 잡축(雜畜)에게 먹일 곡식을 병기(兵器)의 제조 등을 관장하던 자문 군기시(紫門軍器寺)에 간수하게 하였으며, 부대 군사인 대졸(隊卒) 4백명을 조준방에 추가로 더 두되 급여인 월봉(月俸)은 주지 못하도록 하였고, 조준방, 용구, 또 다른 왕실의 마구간인 인구(麟廐)의 하급 관리인 서리(書吏)는 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사모(紗帽)를 쓰고 그대로 일을 보게 하며 일종의 급여인 녹(祿)을 주게도 하였습니다.

한편, 연산군을 폐위(廢位)시킬 때 기록한 기사에 따르면 궁궐 내에 설치한 조준방에는 매와 개를 무수히 기르므로 먹이는 비용이 걸핏하면 1천(千)을 헤아렸고, 사방에 진기한 새와 기이한 짐승을 모아 들여 역시 그 속에서 관리하였으며, 따로 응군(鷹軍)이란 군사조직을 두어 내응방(內鷹坊)에 소속시키고 번갈아 바꾸도록 하게 하여 그 인원이 1만 명이나 되었다고 적고 있으며, 응군 조직은 두 대장에게 나누어 소속시키면서, 또 위장(衛將)이 있어 여러 장수들의 수를 서로 통솔하게 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고완관(考頑官)과 해응관(解鷹官)이라는 직책을 별도로 두어 매와 개를 몰아 사냥하는 일을 살피도록 하여 모두 미치고 방종한 무뢰한이었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임금이 사냥을 하려 하면 대장 이하가 각기 응군을 거느리고 달려오는데 이것을 내산행(內山行)이라 하였으며, 사방의 준마(駿馬)를 모아 용구(龍廐), 인구(麟廐), 운구(雲廐), 기구(麒廐), 신준방(神駿坊), 덕기방(德驥坊), 봉순사(奉巡司)등 서로 다른 마구간을 따로 두어 기르면서 사복시의 관원을 더 두어 오로지 감목(監牧)하게 하여 대궐 밖으로 거둥하는 유행(遊幸)이나 사냥에 나가는 출엽(出獵)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513년전 오늘의 실록에는 연산군이 생포한 짐승을 실어 나르는 기구를 조준방에 있는 양식에 따라 경기(京畿)의 각관에게 명하여 사복시에 만들어 바치게 하라고 적고 있습니다.

 

■연산군일기 61권, 연산 12년 3월 7일 정해 기사 1506년 명 정덕(正德) 1년

생포한 짐승을 실어 나르는 기구를 경기의 각관에 명하여 바치게 하다

전교하기를,

"생포한 짐승을 실어 나르는 기구를 조준방(調隼坊)에 있는 양식에 따라 경기의 각관에게 명하여 사복시(司僕寺)에 만들어 바치게 하라."

하였다.

【태백산사고본】 17책 61권 2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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