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마블링 때문에 생산자‧소비자 부담만 가중”
“한우, 마블링 때문에 생산자‧소비자 부담만 가중”
  • 옥미영 기자
  • 승인 2019.04.22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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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고기가 아니라 수입곡물 먹는다’ 2편 출연
한우, '마블링 등급제 때문에 가격만 상승' 주장
현행 등급제론 경쟁력 없어 ‘자율’로 바꿔야 주장도
전문가들 “앞뒤없는 논리...비전문가 한계 드러내” 일침
지난 4월 1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까칠한 미식가] "고기가 아니라 수입 곡물을 먹는다" 2탄에 출연한 황교익 막칼럼니스트(사진 유트브 화면 캡쳐).
지난 4월 1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까칠한 미식가] "고기가 아니라 수입 곡물을 먹는다" 2탄에 출연한 황교익 막칼럼니스트(사진 유트브 화면 캡쳐).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지난 4월 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우)고기를 먹는다는게 수입곡물을 먹는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이번엔 “(수입)곡물을 적당히 먹여야 하는데 31개월까지 사육해 소고기 값이 올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공영방송인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매주 금요일 황교익 맛칼럼니스트가 출연하는 [까칠한 미식가] 코너를 운영 중인 가운데 4월 19일 방송에서 황 씨는 ‘고기가 아니라 수입곡물을 먹는다’ 2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방송에 대해 한우협회는 한우산업의 현실을 무시한 채 산업을 왜곡하고 흠집내는 것이라며 공식 항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진행자를 통해 소개됐다.

이와 관련해 황 씨는 "우리가 사료를 자급할 수 없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자급할 수 없으니 적절하게 먹여야 한다"면서 "생후 24개월이면 한우가 가진 육질 능력 대부분을 발휘하지만 마블링 등급제 때문에 평균 6개월을 더 키운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 동안 마블링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사료비 때문에 저절로 소고기 값이 올라가게 되며, 이는 농가와 소비자들 부담이 된다”면서 등급제를 의무가 아닌 '자율'로 바꾸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황 씨는 특히 “한우농가들은 투플러스 등급을 받으면 무조건 가격이 높게 나오는 현행 방식의 등급제도가 유지되길 원하지만 제도가 유지된다고 해서 한우가 다른 나라 고기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미 호주에서도 와규를 생산하고 있고, 일본의 화우가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외국산 소고기에 대한 한우고기 열세론'을 주장한 배경이다.

지난 방송에서 한우는 마블링을 만들기 위해 건강하게 사육되지 못하고 있으며 풀사료를 먹인 한우 등 새로운 한우고기 생산이 제한되고 있는 만큼 국가가 등급제를 포기하고 자율로 실시해야한다고 주장한 황 씨는 이번에는 사료비와 소고기 가격 상승을 현행 등급제도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한편, 황교익씨가 이날 언급한 '적절한 한우사육개월수'인 24개 월령은 한우협회 자료에서 인용했다고 밝혔지만 연이은 그의 주장은 단순한 '뇌피셜'에 기반한 것이라는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소고기 맛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소한 지방의 맛과 감칠맛 조화를 위한 연구는 장기비육에서 비롯된다는 더 많은 이론과 실증연구가 존재하는 데다 이를 토대로 생산된 한우는 수십여년의 한우농가 노력이 더해진 집약된 산물임에도 마블링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을 갖고 자신의 편협된 지식과 정보를 끼워맞추듯 합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 씨가 우려하는 생산비 부담 상승에 가장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한우농가들이 사료비 부담에도 사육 개월령을 늘리는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생산비를 감안해 부가가치를 최대화 할 수 있는 경제적 활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마블링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파악하지 못한 편향된 자신의 신념때문에 경제활동의 가장 기본이 되는 현실조차 간과했다는 지적도 있다.

산업의 이해 당사자가 아닌 맛칼럼니스트의 소고기 등급제도에 대한 논평‧주장과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앞뒤논리가 없는 비전문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건국대학교 농축대학원 한 교수는 “정부의 정책과 학계 및 축산 생산자들이 걸어왔던 수많은 연구와 노력에 대한 결과물들을 무시한채 맛칼럼니스트가 자신의 식견으로 옳고 그름을 재단해 제도의 방식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면서 “마치 축구경기에서 심판 자격이 없는 사람이 게임의 룰과 운영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과 같다. 비전문가의 비논리적 주장에 반박하는 것은 오히려 소비자의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황교익 씨는 4월 19일 방송에서 본지 팜인사이트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왜곡‧날조 보도했다며 방송의 상당부분을 할애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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