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수출 방식으로는 쌀 수출 확대 불가능”
“기존 수출 방식으로는 쌀 수출 확대 불가능”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04.2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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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구축 필수…구체적·종합적 전략 짜야
‘보여주기 식’ 쌀 수출 결코 성공할 수 없어
농진청, ‘쌀 수출시장 진출 확대 방안 모색 심포지엄’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지금과 같은 쌀 수출 방식으로는 쌀 수출시장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다”

지난 23일 수원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에서 열린 ‘쌀 수출시장 진출 확대 방안 모색 심포지엄’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이 같이 주장했다.

임종완 서산간척지영농조합법인 대표
임종완 서산간척지영농조합법인 대표

임종완 대표는 쌀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수출 전용단지 등 인프라가 구성돼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17년부터 미국에 쌀을 수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게 고품질 쌀 생산과 맞춤형 생산, 품종·품질·재배의 단일화를 이뤄 꾸준히 미국 시장에 쌀을 보내는 것이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수출전용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생산기반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미국 시장에서 요구하는 고품질의 쌀을 생산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인프라 구성이 돼 있지 않아 수출이 활발히 진행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또 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에서 보여주기 식으로 진행되는 쌀 수출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그는 “그동안 쌀 수출은 정부나 지자체, 농협에서 일회성이나 보여주기 식 행사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성과로 이어지지가 않았다”면서 “특히 현지 유통업체들은 우리 쌀을 판매하고 싶어도 매번 일회성 행사로만 가끔 쌀이 들어오다 보니까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우리 쌀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떨어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쌀을 수출하기 위해 정부에 문의를 하고 싶은데 일원화된 창구가 없어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쌀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려면 매우 까다로운 절차(검역, 관세 등)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 내에 제대로 된 전문가들이 없어서 문의를 해도 제대로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면서 “쌀 수출 협의회가 운영되고 있다고 하는데 현장 농민들은 잘 알지 못할 뿐 아니라 협의회 구성원이나 기준이 명확치 않아 수출에 도움이 될지 의구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쌀 수출이 더욱 확대되고 활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원화된 창구가 필요하다. 일원화된 창구를 이용하면 좀 더 원활히 고품질의 쌀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철희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관은 토론에서 “쌀 수출 규모가 줄어들거나 정체하고 있는 것은 일본처럼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특히 수출기반이 탄탄해져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어 쌀 수출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생산자 단체와 수출기업, 정부가 상호협력을 통해 수출전략을 짜 수출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전략 때문에 일본의 쌀 수출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보다 4배 이상 수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농업연구관은 “우리는 남아도는 쌀을 처리하기 위해 수출을 한다. 일본은 생산자부터 정부까지 수출에 맞는 품종육성 관리, 계약재배 등이 수출시스템 안에서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지속가능한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체적인 그림(총론) 없이 각개전투(각론)를 통해 수출시장을 개척하려고 하니까 제대로 된 전략이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시장진출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R&D기반, 정책기반이 가미될 수 있게 국가가 중심이 돼 통합조직이 구성돼야 한다. 그래야 우리만의 구체적인 차별화 전략이 만들어져 지속가능한 수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은 ▲쌀 및 쌀 가공식품 수출 전략(이가인 농식품부 식량산업과 사무관) ▲수출용 쌀의 가공 연구 성과(최인덕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사) ▲가공용 기능성 쌀 개발현황 및 연구방향(박동수 국립식량과학원 연구관) ▲기능성 쌀 말레이시아 수출가능성 조사사례(구교영 이암허브 대표) ▲10차 산업을 통한 해외수출시장 개척(한상철 상생촌 대표) 등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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