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2)미래 먹거리 패러다임 전환] 식물로 고기 재현 가능할까···식품업계 ‘군불’
[기획연재(2)미래 먹거리 패러다임 전환] 식물로 고기 재현 가능할까···식품업계 ‘군불’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05.03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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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푸드테크 발달로 ‘대체육 제품’ 조명
동원F&B 시작으로 시장에 다양한 제품 선봬
차세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틈새시장 공략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미래 식량에 대한 관심과 환경 문제들이 결합하면서 고기를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식품이 대안으로 떠오고 있다. 이 가운데 고기 본연의 맛을 재현할 수 있는 식물성 고기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인구가 현재보다 20억 명 증가한 95억 명에 달할 것이며, 이들이 소비하게 될 육류는 연간 465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육류 생산량이 매년 2억 톤씩 늘어나야 한다는 계산이다.
 

식물성 고기 실제 고기 대체 기술 거듭 발전

하지만 육류는 단순히 단백질 공급원을 넘어 인류의 식문화에 깊이 자리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최첨단 푸드테크를 바탕으로 탄생한 식물성 고기가 실제 고기와 매우 흡사한 맛과 식감을 자랑하며, 전통적인 축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식물성 고기가 실제 고기를 대체하게 된다면 가축 사육 과정에서 소모되는 연료 및 사료 등의 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채식 인구 2008년 대비 ‘10배’ 증가

이런 추세는 국내에도 이어져 채식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18년 전체 인구의 2~3%인 100~150만 명이 채식 인구로 나타났다.

2008년 15만 명에서 10년 만에 10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그 중 완전한 채식을 하는 비건 인구는 50만 명으로 추정된다. 채식을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은 2010년 150여 곳에서  2018년 기준 전국 350여 곳으로 늘어나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국내 식품업계의 각종 비건 식품도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육류 및 생선류를 대체하는 채식 품목 매출은 최근 5년 간 매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기준으로 콩고기 매출은 작년 기준 전년 대비 17%, 식물성 조미료는 8%, 채식라면은 11%의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왔다.
 

동원F&B, 비욘드미트 ‘독점 공급’ 계약

이에 국내 식품업계는 대체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처음 포문을 연 동원F&B는 미국의 식물성 고기 생산 업체인 비욘드미트와 국내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4월부터 국내에 식물성 고기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동원F&B는 아직까지 국내에 생소한 식물성 고기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새로운 식문화를 이끌어나가기 위해 지난해 12월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동원F&B가 국내에 선보이는 제품은 ‘비욘드버거(Beyond Burger)’다. 비욘드버거는 2016년에 출시한 식물성 고기 패티로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2500만 개 이상 팔린 비욘드미트의 대표 제품이다. 맛이나 식감이 일반 쇠고기 패티와 매우 유사해 햄버거로 만들어 먹기 좋다.
 

미국 대표 성공 대체육 스타트업 기업

비욘드미트는 지난 2009년 설립된 미국의 스타트업으로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100% 식물성 고기’를 만드는 업체다. 이 회사는 식물성 소고기, 닭고기, 햄버거 패티, 소시지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금까지 고기 대체재로 주로 활용됐던 콩고기는 단순히 콩을 갈아 글루텐으로 굳힌 것이어서 맛과 식감이 실제 고기와는 크게 다르다.

이에 비해 비욘드미트의 제품은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한 뒤 섬유질, 효모 등 여러 식물성 원료와 혼합해 실제 고기와 매우 흡사한 맛과 식감을 구현하며, 코코넛 오일로 고기의 육즙까지 재현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일반고기에 비해 철분과 단백질은 더 많고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현저히 낮으며, 환경호르몬이나 항생제 등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비욘드미트는 지난 2017년 미국 최대 육류회사인 타이슨푸드가 최대주주가 됐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거금을 투자하는 등 차세대 먹거리 생산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원 F&B 비욘드미트
동원 F&B 비욘드미트

대형마트 입점 등 오프라인 진출까지

동원F&B 관계자는 “현재 식물성 고기에 대한 세계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에서도 대체육 시장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면서 “동원F&B는 비욘드미트와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식물성 고기 패티인 비욘드버거를 동원몰과 지마켓 등 일부 온라인 쇼핑몰과 비건 레스토랑 4곳에 입점해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비욘드버거를 더욱 알리기 위해 대형마트 입점 등 오프라인 진출로 판매량을 더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푸드, 자체 브랜드로 승부…지속 투자

롯데푸드도 식물성 대체육류 제품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과 ‘엔네이처 제로미트 까스’ 2종을 출시하면서 대체육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롯데푸드는 아예 국내 브랜드를 만들었다.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론칭했는데, 이는 대체육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와 브랜드 확대를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엔네이처 제로미트’는 밀 단백질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며, 통밀에서 100% 순식물성 단백질만을 추출해 고기의 근섬유를 재현하고 닭고기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구현했다.
 

롯데 대체육 식품
롯데 대체육 식품

또한 효모 추출물 등으로 고기의 깊은 풍미와 감칠맛을 구현하고 식물성 오일로 부드러운 육즙까지 살렸으며, 겉면에는 식물성 플레이크로 튀김옷을 입혀 바삭바삭한 맛을 한층 더했다.

롯데푸드는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과 ‘엔네이처 제로미트 까스’ 이어 스테이크, 햄, 소시지 등으로 식물성 대체육류 라인업(제품군)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특히 윤리적, 환경적 소비의 확산으로 육류 대용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식물성 대체육류 제품을 론칭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대체육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가 원하는 환경에 친화적인 제품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순수 원천기술 개발 집중

국내 식품업계 1위 기업인 CJ제일제당도 2021년에 대체육 시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식물성 고기 등 미래식량 사업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충북 진천 공장에서 대체육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순수 원천 기술을 개발해 CJ만의 노하우가 담긴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면서 “빠르면 2021년까지 상용화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CJ제일제당 진천공장 모습
CJ제일제당 진천공장 모습

풀무원, 미래 사업 전략에 대체육 포함

풀무원그룹도 지난해 5월 ‘7대 로하스 전략’을 발표하면서 ‘육류대체’를 미래 전략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연구개발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식물성 고기에 대한 식품업계의 관심이 커지면서 본격적인 대체육 시장 문이 열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 대체시장 2050년 75억 달러로 성장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 세계 고기 대체식 시장 규모는 42억 달러(4조7500억 원)에 달하며, 2025년 75억 달러(8조52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체육 시장이 커지는 만큼 국내에서도 차세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크게 각광을 받으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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