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오마카세에 대해 묻다
한우 오마카세에 대해 묻다
  • 옥미영 기자
  • 승인 2019.05.08 1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한우오마카세 '우월' 류창현 대표

 

[농장에서 식탁까지=옥미영 기자] 청담동 뒷골목 검은색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우월 류창현 대표
우월 류창현 대표

 

좁고 어두운 계단을 따라 내려간 공간은 그리 크지 않지만 모던한 분위기가 풍긴다.

가게 안에는 은은한 조명과 조용한 음악 그리고 공간에 어울리는 그림이 걸려있다.

손님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은 홀 쪽의 세 테이블과 안쪽 별도의 룸 하나 등 네 개의 테이블이 전부다. 모두 각각의 공간이 나뉘어져 있다.

강남구 청담동에 자리 잡은 한우 오마카세 식당 ‘우월’의 풍경이다.

왁자지껄한 식당의 모습과는 거리감이 있어, 한우식당이라기 보다는 고급 레스토랑을 연상케한다.

한우오마카세 ‘우월’의 류창현 대표는 올해로 3년째 가게를 운영 중이다.

식당을 개업하기 전 은행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회사들의 M&A(인수·합병)업무를 전담하다 외식산업 트렌드에 대해 공부하게 됐고, 시사점을 발견하게 됐다.

원재료가 특별하지 않거나 혹은 원재료의 맛을 해치는 부가가치들은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쉽게 멀어진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한번 쯤 관심은 끌 수 있지만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어려운 재료들은 쉽게 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외식메뉴로 꾸준히 유지되어 온 한우라면 쉽게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고, 특히 일본의 스시처럼 다양한 부위를 쉐프의 설명과 함께 즐기고 싶어하는 니즈가 있다는 데 착안해 오마카세 식당을 열게 됐다”고 했다. 다음은 류창현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외식업의 많은 품목 가운데 왜 ‘한우’ 그 중에서도 ‘오마카세’를 생각하게 됐나.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한국인들에게 재료를 구워먹는 것만으로도 오랫동안 인기를 끌어왔기 때문에 쉽게 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한우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 맛에서 미국, 호주산 소고기보다 감칠맛이 훨씬 풍부하고, 고기 자체의 식감에서 뛰어나기 때문이다. 한우 오마카세를 생각한 이유는 제 과거 경험에서도 그렇고 외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일본의 스시처럼 다양한 부위를 쉐프의 설명과 함께 즐기고 싶어 하는 니즈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식당 이모가 구워주는 고기를 의미없이 먹는 것 보다, 부위별 특성을 고려한 숙성방식, 굽는 방식, 같이 곁들일 소금 등을 전문 쉐프가 알려주면서 즐기는 것에 대한 니즈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오마카세라는 컨셉은 향후 외식업 트렌드로 자리 잡더라도 다른 메뉴들과 달리 음식 자체를 특이하게 조리하는 것이 아닌 음식을 서빙하는 방식에 차이를 준 것으로 향후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우월에서 제공하는 한우고기와 고객이 앉은 자리 앞에서 직접 한우를 구워 서빙해 부위별 특성을 설명해주는 류창현 대표. 소 모형은 외국인 손님들에게 부위별 특성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비치해 놓았다고.

 

Q. 1년 3개월 전 창업 당시는 한우 오마카세가 크게 유행했던 시절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높은 단가의 한우 오마카세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수 있을 것이란 자신이 있었나?
 

한우 오마카세를 소비할 수 있는 고객은 외식업을 즐기는 모든 사람이 아닌 특정 타겟을 고객으로 한다. 하지만 일식 오마카세와 같이 한우를 오마카세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다가 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스시 오마카세는 되고 왜 한우 오마카세는 안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분명 소비자들이 좋아할 것으로 판단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한우고기를 오랫동안 또 자주 먹어본 사람들도 오마카세 형태로 부위별로 제공하면서 설명과 함께 제공하면 부위 별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만족감도 더 크고 한우고기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Q. 많은 오마카세와 달리 ‘우월’의 경우 한식을 기본 폼으로 한 코스요리로 알려져 있다. 한식과의 콜라보를 생각한 이유가 있나?
 

이탈리안이나 프렌치 컨셉과 함께 할 수도 있겠지만, 한우는 한식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국내에서 한우를 사용하는 스테이크 하우스에서도 사이드 메뉴들은 서양식을 기반으로 한 것들이 많은데 우리 업장은 한식을 기반으로 하는 것으로 정했다. 호텔 한식당이 아닌 일반 레스토랑에서 오븐을 사용하지 않는 코리안 바베큐 형식으로 한국 고유의 장아찌와 한식 식자재, 그리고 한국 전통 조리법으로 한우를 제공한다면, 한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한국의 맛을 전달하기 쉬워 어렵지 않고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우월을 방문하는 외국 손님들은 처음에는 고들빼기, 간장쪽파 절임 등의 장아찌 등과 해외에서는 접하기 힘든 한우 제비추리, 안창살 또는 부속인 대창 우설 등을 굉장히 만족했다.

(우월은 4팀의 예약 손님을 받고 있는데 이 중 하루에 1팀은 외국이 손님들이라고 소개했다.)

우월’ 류창현 대표
우월’ 매장 전경

 

Q. 2019년 12월부터 1++등급의 기준을 완화하는 것으로 소고기 등급제가 개편된다. 한우 오마카세와 같은 최상위급 외식업소에서는 차별화 요소가 다소 희석된다고 볼 수 있는데.

 

소고기 등급제가 개편 되면, 기존 1++ 등급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조리하는 입장에서 보면 좋은 한우는 숯에 굽는 순간 바로 그 맛을 예상할 수 있다. 일본의 스시 오마카세가 지속될 수 있는 것도 좋은 재료와 조리사가 다양한 조리법으로 요리하면서도 식자재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인기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최고의 한우고기 맛을 최대한 살리는데 중점을 둘 생각이다. 우월에서는 1++등급에서도 최상위급에 해당하는 No. 9등급에 해당하는 한우고기 사용으로 식당의 차별화를 유지해 나갈 생각이다.

우월’ 류창현 대표
최고의 한우고기만을 엄선해 식탁에 올린다.

 

Q. 외식업 인기의 주기는 매우 짧은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도 한우 오마카세 식당은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보는가?
 
한우를 직접 굽고 있는 류창현 대표
한우를 직접 굽고 있는 류창현 대표

 

외식업의 인기는 그리 길지 않다. 특히 국내 외식업은 고객의 니즈도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에 따른 공급자들도 쉴새 없이 새로운 식재료 컨셉의 레스토랑을 오픈하고 있다. 다만 한우 오마카세는 음식에 속된말로 ‘장난질을 하여 단기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도록’ 꾸민 것이 아닌, 한우고기의 부위별 하나하나에 대해 고유의 맛을 잃지 않도록 제공하며, 서빙하는 것에 차별점을 두었기 때문에 유명세가 지속되고 있는 몇몇 음식점 처럼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최근 속속 개점하고 있는 한우 오마카세 전문점에서 얼만큼 좋은 한우를 제공하고, 쉽게 접할 수 없는 부위들을 활용한 요리들을 계속적으로 꾸준히 개발하고 손님상에 내놓는 업장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본 기사는 월간 ⌜농장에서 식탁까지⌟ 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