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6)쌀 산업 미래는]젊은 농부가 돌아온다…“농업도 괜찮은 직업이야”
[기획연재(6)쌀 산업 미래는]젊은 농부가 돌아온다…“농업도 괜찮은 직업이야”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05.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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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 농업·농촌 바라보는 시각 ‘부정에서 긍정’으로 점차 바뀌고 있어
농업·농촌 평생 직업·삶의 터전 인식…사회적 관심·정부 지원 확대 필요
한농대 식량작물학과 박찬영·두진서 학생 “농업은 나의 미래이자 삶”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쌀 산업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세대교체다. 현재 농촌 현장에 가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50% 이상 넘어가고 있는 지역이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농촌 현장에서 젊은 농부를 찾기 힘들다는 증거다.

쌀 산업이 지속가능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미래는 불확실해 질 것이고, 산업은 퇴보하게 된다.

이를 위해 2030세대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들이 농업에서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국립한국농수산대학은 2030세대에게 ‘농업=블루오션이자 미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일조하고 있다.

한농대를 졸업하면 도시 직장인보다도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소문이 돌자 이곳에 입학하려는 2030세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한농대 졸업생 가구 평균 소득은 2017년 기준 8954만원으로, 같은 기간 일반농가(3824만원)보다 2.3배, 도시근로자(6063만원)보다 1.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올해 550명을 모집하는 한농대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 2261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역대 최고인 4.1대 1을 보였다.

이처럼 젊은 세대들이 농업·농촌을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면으로 바뀌고 있다. 농업과 농촌을 자신의 평생 직업이자 삶의 터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진 왼쪽부터 한농대 두진서, 박찬영 학생
사진 왼쪽부터 한농대 두진서, 박찬영 학생

실제 현장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한농대 학생들은 2학년이 되면 농촌 현장에 나가(현장실습) 몸소 농사를 짓는 교육을 받는다.

한농대(2학년)에 재학 중인 박찬영(남, 21), 두진서(남, 21) 두 동갑내기 학생도 현장 실습을 하기 위해 집을 떠나 충남 서산 간척지에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논농사 전 과정 실습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두 학생은 한농대 식량작물학과에서 함께 공부를 하고 있는 일명 ‘절친’이다. 박찬영 학생은 전남 담양에서 아버지가 5만 평 규모에서 논농사를 짓고, 두진서 학생은 할아버지가 전북 군산에서 1만 4천 평 규모에서 직파로 논농사를 짓고 있다.

두 친구 모두의 꿈은 ‘농민’이다. 이들은 집안 환경 영향도 있지만 진정으로 농업과 농촌, 농민의 가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농업을 평생 직업으로 여기고 살기 위해 농부로서 삶을 꿈꾸게 됐다.

박찬영 학생은 “인간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게 먹는 것이다. 그래서 1차 산업인 농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느끼며 살아왔다”면서 “특히 식량이 없으면 나라가 힘들어지거나 무너지는 경우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농업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돼 직업으로서 농민을 꿈꾸게 됐다”고 소개했다.

두진서 학생도 “먹지 않고는 살지 못하기 때문에 농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무엇보다 한농대에 와보니 제 또래 학생들이 농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직업으로서 가치를 느끼는 모습을 보고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미래 직업으로 농민도 괜찮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노력한 만큼 대가가 나오는 노동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농업의 매력에 빠져 있었다.

박찬영 학생은 “땀을 흘린 만큼 소득이 따라오는 게 농업이다. 열심히 일을 하다보면 반드시 대가가 따라오기 때문에 직업으로서 이 보다 안정적인 직업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농업도 최첨단 기술과 접목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미래 직업으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농업의 가능성에 대해 평가했다.

두진서 학생도 “도시에서 생활하는 2030세대들을 보면 취업난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저도 예전에 예체능 쪽에 관심이 많아 그 쪽 분야에 진출하려고 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꿈을 접게 됐다”며 “그러다가 농업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한농대에 진학해 농업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했다. 특히 제가 평소 좋아하는 말이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인데 농업이 이 가치를 제일 잘 반영하고 있어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들 학생의 계획은 원대하고 컸다. 미래 농업을 이끌 오피니언 리더로서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찬영 학생은 “부모님께서 5만 평 규모에서 논농사를 짓고 계신데 이를 물러 받아 더욱 발전시키고 싶다. 그러기 위해 저만의 기술력을 키우고 규모를 더 확장하고 싶다”면서 “특히 주변에 한농대를 졸업한 농민들과 힘을 합쳐 영농법인을 만들어 지역에서 인정받는, 대한민국에서 인정받는 고품질쌀을 생산하는 법인으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두진서 학생도 “일단 할아버지가 짓는 땅 물려받을 계획이고, 주변 땅을 늘려서 농사를 더욱 크게 짓고 싶다”면서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영농활동을 하기 위해 기존의 방식이 아닌 가장 효율적인 농사기법을 도입해 미래 지향적으로 농사를 짓고 싶다. 여기에 농업이 보다 발전할 수 있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부도 틈틈이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영 학생(사진 왼쪽)과 두진서 학생(사진 오른쪽)이 함께 못자리 작업을 하고 있다.
박찬영 학생(사진 왼쪽)과 두진서 학생(사진 오른쪽)이 함께 못자리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정부가 체계적인 정책을 세워 보다 많은 젊은 세대들이 농업현장으로 올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찬영 학생은 “농사를 짓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땅이다. 그런데 후계농이 땅을 상속 받아야 하는데 상속세가 너무 비싸 엄두를 못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로 인해 농사를 짓고 싶어도 못 짓는 경우가 있다. 정부가 상속세 공제율을 중소기업 수준은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올려야 보다 많은 후계농들이 농촌을 찾아 직업으로서 안정적인 영농활동을 영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영농상속공제 한도는 작년부터 5억 원에서 최대 15억 원까지 늘어났지만 중소기업(최대 500억 원)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두진서 학생은 “여전히 작은 규모로 농사 짓고 있는 곳에 가보면 농기계가 부족해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하고 있다”며 “임대사업소가 늘어나긴 했지만 실질적인 농기계 지원 없이는 농사 짓기 어려운 환경인 곳이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을 늘려주고, 영농후계자를 위한 지원도 더욱 확대해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모처럼 젊은 세대들이 농업과 농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들이 농업에서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정부의 지원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