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산업 기획(상)]‘내우외환’에 빠진 농기계산업 해법은
[농기계 산업 기획(상)]‘내우외환’에 빠진 농기계산업 해법은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05.20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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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시장 일본 농기계 잠식으로 ‘국산 비중’ 점차 줄어
4차 산업혁명 시대 맞아 ‘최첨단 핵심기술’ 선점해야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국내 농기계 산업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세계 시장에서 메이저 기업들의 움직임은 크게 대규모화와 집중적인 연구개발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여기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농기계 연구와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점점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여기에 일본산 농기계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농기계 수출이 10억 달러를 넘었지만 여전히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에서는 뒤쳐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 농기계 산업 미래 매우 불투명

기업들 대응책 마련 획기적인 전환점 필요

이런 현실 때문에 국내 농기계 산업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며, 4차 산업에 대비한 집중적인 농기계 연구와 개발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농기계 학계 전문가는 “최근 국내 농기계산업이 직면해 있는 문제 중 하나가 외국 농기계의 범람이고, 우리의 경우 대체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선진국 기술수준의 80~90%로 그리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기술개발 부문에서 소홀함과 분산으로 이제는 60~70% 수준대로 격차가 벌어진 것이 아닌가 여겨지고, 이러다보니 일본 농기계를 중심으로 많은 외국산 농기계들이 국내 농기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과거에는 그나마 조밀한 서비스 망으로 대응했지만 지금은 외국기업들이 서비스를 강화하고 기계 고장률도 낮아 국내 기업이 점점 코너에 몰리는 양상”이라며 “외국산 농기계의 시장지배력에 맞서는 대응책과 획기적인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1위 농기계 기업인 대동공업 트랙터 모습
국내 1위 농기계 기업인 대동공업 트랙터 모습

주요 농기계 보급 점유율 하락세 보여

최근 6년간 수입산 농기계 공세 ‘거세’

실제로 국내 핵심 농기계 보급동향을 살펴보면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공급 대수와 시장 점유율이 외국산 기계가 상승세를 보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서 제공한 ‘농기계 구입지원사업의 융자실적 자료(2013년부터 2018년 5월까지)’에 따르면, 트랙터는 최근 6년간 연평균 9773대가 공급됐고 2013년 이후 매년 공급대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트랙터의 평균 시장점유율은 국산 86.4%, 수입 13.6%이었고 국산 트랙터는 감소한 반면 수입(일본제품) 트랙터는 증가하는 추세로 나왔다.

이앙기의 경우 최근 6년간 연평균 3585대 공급됐고 2016년도에 최대 공급대수 4187대를 보인 이후 매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이앙기의 평균 시장점유율은 국산 59.5%, 수입 40.5%이었고, 매년 국산과 수입(일본산)이 대부분 6:4 비율을 유지해 왔다.

콤바인은 최근 6년간 자탈형 콤바인의 경우 연평균 2225대가 공급됐고, 2015년도 2970대를 정점으로 매년 공급대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콤바인의 평균 시장점유율은 국산 70.1%, 수입 29.9%이었고, 국산의 시장점유율은 감소하는 반면에 수입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구보다코리아 농기계
국내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구보다코리아 농기계

실제 현장 일본산 농기계 장악 심각한 상황

부품 내구성·기술력 높이는 노력 선행돼야

이렇게 국내 시장에서는 일본산 농기계의 공습으로 갈수록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여 일본산 농기계 잠식에 맞서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현장의 중론이다.

한 농기계 학계 전문가는 “지표에서 나왔던 모습과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느낌은 전혀 다르다”면서 “대농이 많은 전남과 충남의 경우 일본산 농기계 점유 비율은 더욱 높은 상황이고, 특히 이앙기와 콤바인의 경우 점유율이 60% 이상 차지하는 곳도 볼 수 있었다”고 현장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 일본 농기계가 선호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보다 높은 기술로 농기계를 만들다보니 작업의 편의성, 고장의 저위성, 내구성 등에서 우리보다 유리하게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이 부분에 집중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특히 이제는 어느 한 기종에라도 연구자금을 집중해 경쟁력을 높이고, 관련 조직들을 전향적으로 재조직화 내지는 혁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농기계를 이용하는 생산자 입장에서 본다면 다소 가격이 비싸더라도 고장이 적은 기계를 선택하고 싶을 것인데 이런 부분을 만족시키는 일본산 농기계를 농민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라도 그런 측면에서 부품의 내구성과 전반적인 기술력을 높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첨단화된 다양한 농기계 핵심기술을 선점하는 노력을 펼쳐야 할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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