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7)미래 먹거리 패러다임 전환] 사찰음식의 재해석···퓨전 레스토랑 '소식'
[기획연재(7)미래 먹거리 패러다임 전환] 사찰음식의 재해석···퓨전 레스토랑 '소식'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9.05.21 0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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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린, 토종 식재료 사용 개성만점 건강 식단 개발
해외파에 의료 생물학 전공, 음식·철학·건강에 관심
안백린 대표(사진제공=편안한)
안백린 대표(사진제공=편안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인 안백린 편安한 대표(셰프 린)는 세계를 다니며 맛을 탐독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 무대는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식문화 선진국이었다. 해외 유수의 음식 문화와 레시피를 배우면서도 늘 아쉬웠다. 신토불이까지는 아니어도 한국 식재료에 대한 그리움은 늘 사무쳤다. 채소 본연의 맛을 구현하는 한국의 사찰음식에 매료돼 사찰음식 수행자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파 이색 경력, ‘식(食)’ 고민하는 유랑 생활

안백린 대표는 해외파다. 영국 소재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의료 생물학을 공부했다. 영국 더럼 대학교에서 음식과 건강에 대한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으로 건너가 플랜트랩, 로푸드(Raw food) 요리 자격증을 취득,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2013년에는 시카고 대학 비만연구소에서 인턴직을 수행했으며 이탈리아 채식 레스토랑 joia, 프랑스 레스토랑 Nomicos, Pavillon Ledoyen을 거쳐 지금은 이태원 사찰음식 레스토랑인 ‘소식’에서 근무하고 있다.

“영국의 더럼 대학교에서 영성, 신학, 건강 석사를 마치고 음식, 건강, 철학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습니다. 음식과 사람이 연결되기를 바라는 희망을 가지고 해외로 떠났죠. 미국 순 식물성 전문 요리학교 수련과 이탈리아, 파리에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돌아다니며 식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는 해외에서 요리 수련을 한 후, 국내 음식에 대한 가능성을 엿봤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탐구하는 외국에 비해 국내에서는 각종 양념과 조미료를 사용해 자극적인 맛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그는 천편일률적인 우리나라 식문화와 식재료 특유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는 레시피에  늘 아쉬움이 많았다. 안 대표는 토종 씨앗과 개성 있는 채소의 맛을 살리기 위해 사찰음식에서 가능성을 보고 연구를 이어갔다.
 

정갈한 사찰음식 예술작품으로 승화

그는 사찰음식이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 모두가 행복한 먹거리의 가치를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연 그대로를 식탁 위에 옮기는 행위, 강한 양념을 최대한 자제하는 일 등이 채소 본연의 맛을 끌어올리는 최상의 레시피라는 생각에서다.
 
“사찰음식 자체가 세계적이더라고요. 토종 식재료의 건강함, 신선함에 주목했죠. 다만 트렌디한 감각을 살려 해석은 달리했어요. 토종 식재료라고 해서 음식도 토종일 필요는 없잖아요. 차별화가 필요했죠.”

 

시계방향 아무스부시, 토끼의 사찰, 허브치즈 요리 모습
시계방향 아무스부시, 토끼의 사찰, 허브치즈 요리 모습

그의 음식은 이색적이다. 숯불에 태운 가지와 흑마늘 치즈 올라간 ‘아무스 부시’, 농부로부터 받은 제철 허브와 구운 당근, 아몬드 리코타 치즈로 곁들인 ‘토끼의 사찰’, 쑥과 허브, 딸기 등으로 멋을 낸 ‘달콤한 귀농’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메뉴 구성은 정갈한 사찰음식을 화려한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환경과 동물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좀 더 맛있는 식재료를 즐겼으면 하는 철학이 있습니다. 한국 토종 식재료를 사용해 농부와 환경에도 도움이 되고 싶고요. 음식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행위는 우리의 사찰음식을 세계에도 알리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편安한 치즈, 버터, 크래커 개발

안 대표는 고메 요리와 파인 다이닝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순 식물성 치즈와 버터, 크래커를 개발했다. 유럽에서는 좋은 식재료를 찾기 위해 셰프가 직접 농사를 짓거나 먹거리를 찾아 떠난다. 안 대표도 넛츠(Nuts)에 영양 유산균을 첨가하고 응고와 가열 분리 과정을 거쳐 우유 없는 상품을 직접 개발했다. ‘편安한’이라는 회사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슬로건을 내걸고 만든 회사다.
 

안백린 대표가 식재료를 고르는 모습.
안백린 대표가 식재료를 고르는 모습.

“<편安한>은 회사명 그대로 소비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싶어 창립했습니다. 환경과 동물에게도 좋은, 그리고 맛있는 미식 경험을 바라는 마음이 설립 이념입니다. 그리고 한국 토종 식재료를 사용해 농부와 환경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안 대표는 스스로를 사찰요리 수행자라 부른다. 윤리적 음식 소비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토종 농산물에 대한 소비역량을 늘려 식량안보와 수출 확대로 우리나라 경제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그는 “맛있는 음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며 음식 여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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