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썰] 오리 보릿고개
[팜썰] 오리 보릿고개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8.03.1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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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된 사육휴지기...오리 전후방산업 타격
오리전문점 폐업으로 소비기반 부실

요즘 오리전문 식당들이 난리다. 오리식당에 팔 오리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AI 상습 피해 지역의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육휴지기가 졸속으로 시행되면서 오리공급이 지난 1월부터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고 그나마 각 회사들이 비축하고 있던 물량까지 거의 소진되면서 난리가 난것이다.

오리전문 식당뿐만 아니라 오리를 원료로 가공품을 만드는 오리전문 가공회사들도 난리가 난것은 마찬가지고 오리계열화사업자도 어떤 지역은 개점 휴업상태인 곳도 있다. 매일 매일 도축을  했었는데 1주일 1회~2회 도축을 하며 직원들을 놀리고 있다는 기업이 수두룩 하다.

천안의 한 오리전문점을 찾았는데 여기저기 물어봐도 오리가 없다고 해서 문을 닫아야 할 판이고 오리고기 대신 다른 메뉴를 주문해 달라고 간곡히 사장이 부탁을 했다. 1시간 반거리의 오리 도압장을 찾아 간신히 10여마리를 받아왔는데 내일 단체 손님이 예약이 되어 있어서 팔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사육휴지기로 인해 오리값도 엄청나게 폭등했다 공급량 감소로 1만원 이내에서 거래되된 통오리가격은 1만5000원대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니 오리전문점들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왔다. 메뉴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충격 때문에 오리전문점들이 전업을 하게 되면 수급이 정상화 되는 시점에서 오리가격 폭락 또한 우려된다.

실제로 오리업계는 2008년을 전후해서 또 2014년 비슷한 상황을 맞은 적이 있다.  AI로 인한 살처분으로 오리공급이 장기간 부족하면서 많은 오리전문점들이 폐업을 했고 이후 생산기반이 회복된 이후에는 소비가 예전만큼 따라 주지 못하면서 가격이 폭락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지금상황은 '오리 보릿고개'다.

이번의 비싼 수업료를 톡톡히 치룬 농가와 오리계열사들을 배려해 사육휴지기가 수급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사육휴지기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우선 4~10월 사이 7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오리사육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비축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고 오리사육농가의 시설이 노후하여 질병차단이 취약한 만큼 질병차단에 효율적인 시설현대화에 농가들이 투자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자세한 질병방역 및 오리농가휴지기 관련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3~4월호에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사육휴지기 일방적 연장에 전국의 오리농가들이 생존권 마련을 촉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사육휴지기 일방적 연장에 전국의 오리농가들이 생존권 마련을 촉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