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썰]풍년의 역설…가격 폭락에 농민 시름 깊어져
[팜썰]풍년의 역설…가격 폭락에 농민 시름 깊어져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07.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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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탓만 하는 정부, 문제는 정부의 무능력한 ‘행정’
예측 가능한 농업 관측 시스템 구축 등 근본 대책 마련해야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풍년이 들면 웃음꽃이 피어야 할 농촌에서 풍년 때문에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농민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한마디로 풍년의 역설이다.

올해는 유난히 풍년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품목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이 양파와 마늘이다. 올해 양파와 마늘 생산량이 역대 최고치로 늘면서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양파 생산량은 159만 4450톤으로 지난해보다 7만 3000톤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생산량이라고 한다.

마늘 생산량도 38만 7000톤으로 최근 6년 새 가장 많은 량이 생산됐다. 정부에서는 기상여건이 너무 좋아 풍년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양파는 지난해보다 kg당 46%가량 떨어진 401원에, 깐마늘은 지난해보다 kg당 26% 떨어진 438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의 역대 최저치다.

양파와 마늘 말고도 보리와 감자, 배추 같은 농산물도 가격 하락으로 농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의 핑계다. 이를 단순히 날씨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것은 잘못이다. 예전부터 농민들은 정부에 예측 가능한 통계 시스템 구축을 요구했던 만큼 단순히 날씨 영향 탓으로 돌리기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예전부터 정확한 농업 관측 시스템을 구축해 농민들이 수급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주기를 바랐지만 지금까지 불규칙한 수급 예측으로 현장 혼란만 야기 시키는 꼴이었다.

정부의 대표적인 농업 관측 시스템을 갖춘 곳은 통계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인데 이들 기관의 관측 정보를 보면 수치상 차이가 많이 나타나 혼란만 가중시켰다. 예측 가능한 시스템만 갖춰졌더라도 지금의 상황까지는 안 왔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다.

이에 전국의 농민들은 이를 규탄하기 위해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정부의 농산물 수급 대책에 대해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작년 가을부터 농산물 가격이 대폭락했는데 정부의 방치로 농민들의 삶 자체가 무너지고 있는 지경에 빠졌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근본적 농산물 가격 안정 대책 마련, 민관 협의기구 결성, 무능한 농식품부 관료 처벌, 제대로 된 통계 시스템 구축 등을 요구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근본적인 채소산업 발전 대책을 연내에 마련할 계획이고, 유례없는 작황 변동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농업 관측 기법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풍년으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하락해 농민들이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민들을 보호하고 도와야 할 정부가 오히려 안일한 대응으로 농가 피해만 더 키우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특히 잘못된 대응책과 예측 불가능한 농업 관측 시스템을 개선하라는 목소리를 묵살하고 지금에서야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모습에서 농민들은 또 한 번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