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도 리콜시킨 할랄 시장···그들을 알아야 비즈니스가 보인다
나이키도 리콜시킨 할랄 시장···그들을 알아야 비즈니스가 보인다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9.08.02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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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서울 코엑스서 한국-말레이시아 학술회의 개최

2조 달러 근접한 할랄 시장 수출 다변화 위해 공략 필요
이슬람 국가 간 식문화 상이···연령·지역별 타깃팅 명확화
인스턴트식품이 확장성↑, 가격 낮추고 국내 인증 절실

 

오승용 한국식품연구원 센터장이 한국의 할랄 식품산업 조망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오승용 한국식품연구원 센터장이 한국의 할랄 식품산업 조망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팜인사이트=박현욱 기자] 1997년 나이키사로 80만 켤레의 신발이 리콜됐다. 이슬람 시장을 겨냥한 신발이 한순간 쓸모없는 재고로 쌓인 것이다. 나이키사가 이슬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로고가 문제가 됐다. 나이키 신발 뒤꿈치에 '알라'와 유사한 아랍어 문양 불꽃무늬를 새겨 넣어서다. 아랍인들의 신발을 불결하게 여기는 문화를 알지 못해 발생한 '참사'로 이슬람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게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는 사건이다.

코카콜라사도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다. 사막 한가운데 지쳐 쓰러져 있는 사람이 음료를 마시고 일어나 뛰어다니는 슬라이드 형식의 포스터였는데 해당 포스터가 게재되자 음료 매출이 급감했다. 슬라이드는 왼쪽에서 시작해 오른쪽 방향으로 끝나는데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보통 읽는 방식이 거꾸로여서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무슬림인들은 해당 포스터를 잘 뛰던 사람이 음료를 마시고 쓰러지는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 jabatan Kemajuan Islam Malaysia)가 지난 1일 공동으로 개최한 '한국-말레이시아 국제 할랄 학술회의'에서 오승용 한국식품연구원 센터장은 이슬람문화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두 가지 사례를 꼽았다.
 

논란이 된 나이키 신발(왼쪽)과 코카콜라 사의 포스터 모습.
논란이 된 나이키 신발(왼쪽)과 코카콜라 사의 포스터 모습.

할랄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시장으로 꼽힌다. 할랄 식품을 섭취하는 무슬림 인구는 2009년 16억 명에서 2015년 18억 명을 기록했고 2020년이면 19억 명, 2030년에는 무려 22억 명에 달할 것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정하고 있다.

할랄 식품 시장규모는 2014년 이미 약 1조 4천억 달러를 넘어섰고 2023년이면 약 2조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는 한국 통화로 약 2,385조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미국 일본 중국 시장에 집중된 우리나라 수출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 센터장은 "수출선 다변화를 위해 이슬람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라고 설명하면서 "이슬람 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할랄 시장 진출을 위해 타깃 고객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람 국가는 종교별, 연령별로도 선호하는 식품이 다르고 조리법과 식생활도 천차만별이어서 정확한 고객 타깃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슬람 유통 시스템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슬람 국가의 경우 국내처럼 냉장 유통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우리나라 발효식품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추장의 경우 유통 중 가스가 발생해 폐기처분된 사례를 들었다. 오 센터장은 우리 농식품이 이슬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지 유통시스템을 고려한 인스턴트식품화가 가능성 있다고 내다봤다.

할랄 시장은 크지만 개인의 구매력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경우 우리나라 GDP의 각각 32%, 20.6%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더라도 가격이 부담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으며 "국제적으로 통합된 인증기준이 없기 때문에 국내에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식품부에서 2016년 한국식품연구원을 '해외식품인증지원센터'로 지정하고 연간 약 16억 원의 예산을 반영, 할랄 수출업체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에서는 할랄 시장 진출에 필요한 시장조사, 인증 획득, 컨설팅, 정보제공 등을 지원하면서 측면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2019 한국-말레이시아 국제 할랄 학술대회에 참석한 귀빈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19 한국-말레이시아 국제 할랄 학술대회에 참석한 귀빈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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