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900만 시대 목전…문화·제도 뒷받침 필요
반려동물 900만 시대 목전…문화·제도 뒷받침 필요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8.03.29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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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3명 사육 추정, 연관산업 연 14.5% ↑
10년내 펫산업 6조원 전망, 펫티켓·관련법령 요구도

경기도 김포에 거주하는 전송열(62)씨는 ‘펫팸족(PET+FAMILY)’이다. 반려견 때문에 여행도 자제할 정도로 전씨의 애견 사랑은 남다르다. 진돗개 1마리와 소형 강아지 2마리를 키우는 그는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 매일 산책에 나선다. 애견숍 방문과 강아지 관련 물품 구매는 그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강아지들로부터 오히려 힐링을 받는다”는 전씨에게 그들은 단순한 동물 그 이상이다. 최근에는 아파트에서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할 정도로  반려동물은 자식과 같은 존재다. 덩치 큰 진돗개가 앞마당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전씨에게 반려견은 용어 그대로 평생을 같이하는 동반자다.

10년 후, 1300만 펫시대 활짝

전씨와 같이 반려동물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1,952만 가구 중 574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반려동물 연관산업 발전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총 가구수의 29.4%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 사육마릿수는 총 874만 마리(개 632만, 고양이 243만 마리)로 900만 마리의 펫(Pet)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농경연은 앞으로 약 10년 후인 2027년에는 반려동물의 수가 1,320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관 산업 확장성 높아…수의 서비스 1위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연관 산업도 덩달아 몸집을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인 펫(PET)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인 ‘펫코노미’라는 경제용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펫산업은 고공행진 중이다.

2014년 기준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는 1조 5,684억 원으로 연평균 14.5%씩 덩치를 불려가고 있다. 연관 산업 중에서는 동물 치료와 관련된 산업 규모가 가장 컸다. 수의 서비스 산업은 6,551억 원으로 가장 많은 점유율을 보였고 장묘 및 보호 서비스 338억 원, 보험이 6억 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 먹거리인 사료산업의 비중도 컸다. 사료산업은 4,841억 원으로 연관산업 중 2위를 차지했고 동물 및 관련 용품산업이 3,849억원을 기록하면서 앞으로의 확장 가능성에도 청신호를 켰다.
 

동물복지 걸음마 수준, 유기동물 10만 마리 추정

애완동물이나 관련산업은 몸집을 불려가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나 복지, 관련 인프라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발표한 ‘동물의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에 따르면 2016년 1년간 유기된 후 구조된 동물만 해도 8만9,732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까지도 애완동물을 물건처럼 취급한다는 반증이다. 동물단체에서는 집계되지 않은 동물까지 포함할 경우 10만 마리는 훌쩍 넘을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구조된 이후도 문제다. 구조된 동물 중 자연사가 25.0% 안락사가 19.0%로 보호소에 구조된 동물 절반 가까이는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는 유기동물보호소 등 관련 인프라가 유기동물의 수를 감당하기 힘들어서다. 케어(CARE) 등 동물권단체에서는 열악한 보호소에 대한 지원과 지차체의 관련 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 관련산업·문화육성 잰걸음

이에 따라 반려동물을 위한 보호와 관리, 연관산업 발전을 위한 법령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동물학대와 유기, 생후 2개월 이하의 어린 반려동물 유통에 따른 폐사, 맹견이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 발생 등 반려견과 관련해 사회 전반에서 불거지는 문제에 대한 해결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현중 부연구위원은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해 반려동물의 생산, 분양, 사육과정에서 동물복지를 확대하고, 반려동물을 기르는 시민의 성숙한 의식과 문화를 고취해야 한다”면서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 법 제정을 통해 반려동물 연관산업 보호 및 육성체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반려동물에 대한 복지와 반려견 관리 소홀로 인한 인사사고에 주목하면서 지난해 10월에는 반려견 안전관리 특별전담 조직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강조하며 반려동물 주치의 사업을 지원하고 유기동물의 재입양 활성화 방안 등 반려동물 5대 핵심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더욱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반려동물과 관련해 복지와 관련산업 육성 등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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