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청년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① 아름다운 나라의 농부 김민솔씨
[기획연재] 청년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① 아름다운 나라의 농부 김민솔씨
  • 연승우 기자
  • 승인 2018.04.17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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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창업농, 장류의 여왕을 꿈꾸다
아름다운 나라의 농부 김민솔 부대표

팜인사이트는 새봄맞이 기획으로 청년농업인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청년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를 연재한다. 농촌에서 청년농업인들의 고군분투를 연재함으로써 농업의 미래와 가치를 재조명한다. 그 첫번째로 충남 청양에서 농사와 장류를 만드는 김민솔 아름다운 나라의 농부 부대표의 인터뷰다. / 편집자 주

오래 묵은 장맛이 좋다고 하는 속담이 있다. 장은 오래 묵힐수록 그 맛을 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장맛에 도전하는 젊은 친구는 아직 오래되지 않은 초짜다. 좋은 재료로 제대로 된 맛의 장을 만드는 것이 이 친구의 도전 과제다.

충남 청양군 장평면에서 어머니와 함께 귀농해 장을 담그는 아름다운 나라의 농부 김민솔 부대표를 만나 귀농, 그리고 창업농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가장 궁금한 건 언제 왜 귀농했는지다

김민솔 아름다운 농부의 나라 부대표
김민솔 아름다운 나라의 농부 부대표

요즘은 귀농보다는 창업농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특히 젊은 청년일 경우에는 더욱 창업농, 또는 농창업이라고 표현한다. 김민솔 부대표는 귀농이라기보다는 창업에 더 가깝다. 창업이라고 하지만, 가업을 승계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

먼저 귀농해 간장과 고추장, 된장을 담그는 어머니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가듯이 엄마 따라 귀농했고 이제 3년 차다.

“귀농하게 된 건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일단은 먼저 귀농한 어머니를 따라 내려와 일을 돕게 된 것이 시초”라며 “막상 농촌에 내려와 보니 한적한 시골의 삶이 마음에 들어 본격적으로 농사와 장담그기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김민솔 부대표의 어머니이자 아름다운 나라의 농부 대표인 유수란 씨는 2012년에 귀농했다. 귀농지인 청양에는 아무런 연고가 없었지만, 한적한 청양의 산자락에 반해 터를 잡고 장을 담그기 시작했다.

김민솔 부대표는 93년생이다. 생물교육학을 전공한 그녀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 학교를 졸업하고 어머니가 계신 청양으로 내려왔고 틈틈이 농사와 장담그기를 도우면서 회사 업무를 처리하면서 블로그와 직거래 등을 관리한다.

창업의 시작은 어머니 유수란 대표다. 유수란 대표는 전업주부로 살아오다가 노후를 준비하면서 귀농을 생각했고 농사보다는 된장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에 관심이 더 많았다.

귀농을 준비하면서 단국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발효효소지도자 과정을 이수했다. 자기 이름을 걸고 일을 하고 싶었다는 유 대표의 귀농은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시작됐다.

바람과 시간이 만들어 내는 전통 장류

김민솔 부대표와 유수란 아나농 대표
김민솔 부대표와 유수란 아나농 대표

장 담그는 게 적성에 맞는다는 김민솔 부대표는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은 게 분명하다. 간장, 고추장, 된장, 청국장 등 전통 장류를 만든 건 부단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특히나 전통 방식을 고집하는 아름다운 나라의 농부(아나농)의 장류는 더욱 그렇다.

하루 동안 불린 콩을 가마솥에 6시간 이상 삶아 메주를 빚어 햇볕과 자연 바람에 말려 띄운 다음 옹기에 장을 담가 3년간 발효와 숙성을 거쳐 만들기 때문이다.

아나농의 장류는 로컬푸드의 원칙을 지키려 노력한다. 장류의 주된 재료인 콩과 고추는 청양군에서 재배된 걸 사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안 천일염과 국내산 농산물로만 장을 담근다.

아나농의 제품은 전통방식을 고집한다.
아나농의 제품은 전통방식을 고집한다.

원료확보를 위해 고추는 인근 지역에 사는 다섯 농가와 계약재배를 한다. 고추가 가장 좋은 2~3물, 즉 두 번째와 세 번째 수확을 한 고추만을 사용한다.

김 부대표는 “간장, 된장은 3년 이상 숙성된 걸 판매하고 있다. 오랜 시간을 거쳐야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일반 시중에 파는 양조간장은 짧은 시간에 숙성을 시켜야 하므로 맛을 내기 위해 여러 가지 첨가물을 넣지만 아나농의 장류는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든다”라고 말했다.

아나농에서 생산되는 장류는 충남도에서 실시하는 전통장류 학교급식 공급사업 지원을 받아 학교급식에 납품하고 있다.

학교급식의 물량이 많아 전체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납품한다. 학교급식을 제외한 주된 판매망은 직거래이다. 블로그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판매하는 양도 제법 된다.

이외에도 대전지역 로컬푸드매장, 청양군청 로컬푸드매장, 우성농협에서 운영하는 로컬푸드매장으로도 판매를 하고 있다.

품질은 최대한 좋게, 그러나 가격은 대중적

전통방식으로 만든 아나농의 제품들
전통방식으로 만든 아나농의 제품들

아나농의 고추장은 6개월의 발효를 거쳐 판매되지만, 간장은 3년 이상 숙성을 한다. 오랫동안 숙성을 해야 맛이 있기 때문이다.

김 부대표는 “맛이 있다는 신뢰를 얻기 위해 염도와 농도를 균일하게 맞추려고 최대한 노력하지만, 가격을 비싸게 책정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품질을 위해서는 최대한의 정성을 들이지만 대중적이지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재료로 만든 먹거리를 제공하고 싶다는 것이 김 부대표의 마인드다.

김 부대표는 아나농의 확장보다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다. 여기에 고추의 종자, 품종에 관해 연구하고 싶다고 했다.

고추의 품종별로 어떤 장맛이 나는지를 테스트하고 향후 계약재배도 품종 통일을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김 부대표는 지난해 고추 농사를 망쳤다고 한다. 수확기인 9월에 비가 자주 와 탄저병 등의 병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는 고추 대신 다른 작목을 재배하려고 하지만 아직 대체할 작목을 찾지 못했다며 고민을 하는 그녀는 시골 농부가 다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