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톺아보기-(5)]"5년 통계 추적해보니"···aT 수급기능 '마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톺아보기-(5)]"5년 통계 추적해보니"···aT 수급기능 '마비'
  • 이은용·박현욱·김지연 기자
  • 승인 2019.09.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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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품목 가격 편차 폭등 일부 '3배'
정부가 농산물 가격 등락 키우나 의혹
aT 매년 수십억 원 예산만 낭비 지적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내 농수산식품산업을 육성하는 전문 공기업이다. 특히 우리 농업의 성장 동력이 되는 농수산식품산업을 지원하고 국내 농업의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어 농민들에게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병호 aT 사장도 지난해 5월 aT 신경영비전 선포식에서 aT 설립목적에 맞게 국산 농산물 자립기반과 농가소득 안정화를 최우선 정책으로 꼽기도 했다. 본지는 특별기획으로 aT의 신경영전략 추진 상황과 주요 사업을 점검해 본다. 다섯 번째로 aT의 주요 사업인 농산물 수급실태를 살펴봤다.
[특별취재팀=이은용, 박현욱, 김지연 기자]

정부의 농산물 수급조절 기능이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지난 5년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이병호)가 관리하는 5가지 품목의 농산물 가격을 분석한 결과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는 가격 편차를 전혀 줄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일부 품목에서는 3배 가까이 가격 편차가 벌어지면서 수급 기능 자체에 대한 불신과 예산 낭비란 지적도 나온다.

본지가 국내 최대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최근 5년간) 데이터를 집계해 분석한 결과, 정부에서 관리하는 다섯 가지 농산물인 배추·무·마늘·양파·건고추 중 대부분의 품목에서의 가격 편차(당해 연도 최고가와 최저가 차액)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투기 농산물로 분류되는 배추(10kg 망/상품)의 가격 편차는 2013년 6,595원에서 2018년 11,386원으로 173% 훌쩍 뛰어올랐고 무(20kg 박스/상품)의 경우 같은 기간 8,430원에서 18,294원으로 2배 이상 폭등하면서 수급 불안이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마늘(1kg)도 마찬가지였다. 2013년 1,847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2,254원으로 122%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건고추(1kg)의 경우 상승폭은 더 컸다. 같은 기간 398원에서 1,179원으로 3배 가까이 뛰어오르면서 가장 등락이 심한 품목으로 조사됐다. 다만 양파(1kg)의 경우 가격 편차가 72% 감소하면서 그나마 체면치레는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 가격 편차가 많게는 3배 가까이 폭등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수급을 관리하는 정부 당국의 책임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추는 매년 가격 편차가 심해 정부에서도 심혈을 기울여 관리하고 있는 품목 중 하나다.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과 직결되는 탓에 정부에서 2010년 배추 파동을 기점으로 2013년 농안법에 따라 수급조절위원회를 발족시킨 계기가 됐다. 하지만 수급조절위원회 결성 이후, 50차례 넘게 회의를 소집했음에도 가격 변동폭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의 수급조절매뉴얼이 오히려 가격 등락을 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복수의 배추 유통인들은 "수매 비축사업을 벌여온 aT는 과거 배추 가격이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 물량을 풀어 유통인들의 공분을 산 적이 있다"면서 "당시 aT 관계자는 저장성이 떨어진 배추를 김치공장에 납품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물량이 많아 가격이 떨어질 때 물량을 푸는 정부의 수급 정책은 문제가 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의 수급조절 정책이 예산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aT는 올해도 주요 농산물의 수급 정보 조사와 대책 지원, 수급조절위원회 운영 등으로 11억 8,800만 원의 예산을 책정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 aT는 이를 포함해 농축수산물 도소매가격과 거래 동향 조사 등 '농산물 유통소비정보조사' 명목으로 올해 총 34억 6,600만 원의 예산을 세웠다.

익명을 요청한 복수의 유통 관계자들은 "aT는 2013년 수급조절위원회를 발족하고 농산물 가격 편차를 줄였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해왔다"면서 "결국 5년간 데이터가 쌓이니 정부 정책의 허상이 드러났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정부의 정교하지 못한 농산물 수급조절 정책으로 수백억 원의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aT는 국내 농축산물 수급 담당하는 사무국 역할을 하고 있으며 농산물가격안정기금(농안기금)을 활용해 농산물의 원활한 수급과 가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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