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썰]마이동풍(馬耳東風) 농식품부의 보도지침
[팜썰]마이동풍(馬耳東風) 농식품부의 보도지침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09.26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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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자료 통해 학자 제언·언론보도 비판만
편협한 사고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못 막아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계속해서 확산되면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농협·농민 등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문제는 각계각층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이 걱정스러운 마음에 현재의 방역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고 더욱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최근 언론매체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개인 SNS에 ASF 관련 글을 남겼다.

문 교수는 이 글에서 “국가정보원의 조사에 따르면 5월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터진 북한 평안북도의 경우 4개월 만에 도내의 모든 돼지가 다 죽었다는 첩보가 돈다고 한다”면서 “지금의 방역 방식으로는 한반도 남쪽에서도 돼지는 절멸의 상태로 들어갈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매우 비윤리적으로 들리겠지만 최소한 차량(사료·분뇨·돼지 이동) 동선에 걸려 있는 돼지는 전부 선제적 폐사를 감행해서라도 공격적 방역을 하지 않으면 한반도의 돼지는 절멸 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문 교수의 글을 언론이 인용한 것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 불필요하게 과장돼 보도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인용보도의 경우 가축방역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나 전문지식 등을 보유한 전문가 의견 등도 균형 있게 제시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고, 향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및 방역상황 등에 대한 보도와 의견 제시에 있어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는 사실상 보도지침을 내리고 있다.

이런 농식품부의 해명자료는 문 교수와 많은 언론매체들을 비하하는 발언이다. 이는 농식품부가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 태도다.

문 교수의 글은 충분히 학자로서 문제를 제기하고 정부의 방역태세를 더욱 강화해 조치를 취하라는 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낙연 국무총리도 “그동안 우리가 기울였던 방역이 완전치 못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 방역태세로는 충분치 않았다는 점이 드러난 이상 우리는 발상을 바꿔야 할 처지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언론매체들이 이런 보도를 한다고 해서 사회적 불안을 야기된다는 식의 해석은 편협한 사고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언론들이 자극적이고 선을 넘는 보도를 자제하는 게 맞지만 지금의 경우는 해당사항이 아니다.

농식품부를 비롯해 방역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 조기 종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이런 식의 과민반응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농식품부는 언론에 대한 지적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방역조치를 더 강화하고 신속한 선제적 대응조치를 취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조기 종식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