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인터뷰]김주은 상담원이 말하는 귀농·귀촌 "귀농은 제2의 대학입시죠"
[이색 인터뷰]김주은 상담원이 말하는 귀농·귀촌 "귀농은 제2의 대학입시죠"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9.09.29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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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준비·판로·예비 자금 확보가 귀농 성공 포인트
귀농귀촌종합센터, "현실과 이상의 간극 알려줘요"
김주은(39) 씨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귀농귀촌종합센터의 상담원으로 재직 중이다. 과거 서울 강동구 보건소 자살예방센터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이곳에 취업했다. 사회복지사였던 김 씨는 자살예방 전담요원으로 도시 노인의 외로움을 지근거리에서 목격했다. 노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일은 잊히는 것이라는 게 그녀의 귀띔. 그들은 사회에서 밀려나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진다. 경제적 어려움이 없어도 소일거리조차 없는 그들의 시간표는 대부분 TV가 차지한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노인은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서다. 김 씨는 75세를 삶의 분기점으로 적는다. 본격적인 생활 전선에서 이격되는 시점이자 노년의 행복과 불행을 나누는 터닝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힐링과 휴양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농촌이 우리나라 노인들에게 하나의 탈출구가 되어 줄 거라 생각하는 김 씨는 귀농·귀촌의 현실을 알려주는 선생님이자 조언자로 활약하고 있다.
김주은(39) 씨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귀농귀촌종합센터의 상담원으로 재직 중이다. 과거 서울 강동구 보건소 자살예방센터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이곳에 취업했다. 사회복지사였던 김 씨는 자살예방 전담요원으로 도시 노인의 외로움을 지근거리에서 목격했다. 노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일은 잊히는 것이라는 게 그녀의 귀띔. 그들은 사회에서 밀려나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진다. 경제적 어려움이 없어도 소일거리조차 없는 그들의 시간표는 대부분 TV가 차지한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노인은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서다. 김 씨는 75세를 삶의 분기점으로 적는다. 본격적인 생활 전선에서 이격되는 시점이자 노년의 행복과 불행을 나누는 터닝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힐링과 휴양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농촌이 우리나라 노인들에게 하나의 탈출구가 되어 줄 거라 생각하는 김 씨는 귀농·귀촌의 현실을 알려주는 선생님이자 조언자로 활약하고 있다.
아스팔트 대신 흙을 밟고 풀벌레 소리 가득한 오솔길을 걸으며 산책하는 꿈. 아침이면 집 앞 텃밭에서 재배한 채소를 수확해 갈아먹는 상상. 도시민이라면 한 번쯤 해봤음직하다. 농업과 먹거리를 결합한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 것도 농촌에 대한 로망이 표출된 결과다. 하지만 실제 농촌 생활은 그리 녹록지 않다. 방송에는 잡초 뽑는 노동의 지루함과 병해충과 싸우는 수고로움은 물론 이웃의 까탈스러운 텃새조차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귀농·귀촌이 도시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자칫 희망에만 젖어 제대로 된 준비조차 없이 떠난다면 농촌에서 일탈을 경험할지 모르는 일이다. 귀농으로 억대 농부가 된 사연, 트렌드에 맞춘 작목 선택으로 떼돈을 벌었다는 귀농인 스토리는 우리가 오해할 수 있는 귀농인의 삶이다. 그들은 분명 존재하지만 희박하고 자주 회자되지만 흔하지 않다.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대다수의 귀농·귀촌은 어떤 모습일까. 또한 예비 귀농인이 가지고 있는 궁금증은 어떤 것일까. 본지는 귀농귀촌종합센터의 김주은 상담사를 만나 귀농·귀촌의 진짜 이야기를 들었다. 

 

김주은 상담원이 귀농·귀촌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김주은 상담원이 귀농·귀촌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팜인사이트=박현욱 기자]

귀농은 꼼꼼한 전략 필요 입시와 같아
시기 놓치면 손실···연간 플랜 필수


세상 모든 일은 내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특히 자연 시간표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농촌에서는 더욱 그렇다. 농사는 조금만 시간이 지체되면 큰 손실을 입는다. 대학입시와 똑같다. 대학의 입시 전형을 모르면 낙방하고 다시 1년을 준비해야 한다. 귀농도 마찬가지. 대학입시처럼 맞춤형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귀농은 대학입시 같아요. 자기의 적성에 맞게 작목을 선택해야 하고 대학마다 입시전형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귀농하려는 지역마다 기후, 땅의 습성, 이웃의 성향 등등 모두 달라요. 지자체마다 지원범위도 다르고요. 자신의 적성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고 나머지 조건을 따져 우선순위를 정해 귀농에 대해 공부하면 됩니다."

최근 귀농 트렌드는 철저한 사전 준비다. 농촌진흥청에서 귀농인을 대상으로 4년간 추적 검사한 결과 사전 준비로 교육을 이수한 시간만 평균 150시간을 넘겼다.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해주는 기준이 100시간인 걸 감안하면 엄청난 준비량이다.

"정말 준비를 잘해야 됩니다. 특히 당장 수익을 올려야 하는 귀농인은 귀농 후 이듬해 수확 가능한 작목을 키우거든요. 이게 쉽지 않죠. 기후에 적응 못하거나 영농 기술 부족으로 한 해 농사를 망치면 바로 채산성 악화에 시달리게 됩니다. 꼼꼼한 계획과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예비 계획까지 필요해요."

연간 마스터플랜이 필요한 이유는 귀농은 시기를 놓치면 큰 화를 입기 때문이다. 파종부터 비료, 약제 주는 시기 등을 기후에 맞게 선택해야 하고 정부 지원과 교육 등이 시기별로 정해져 있어서다. 조금만 지체되면 1년간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다. 귀농을 하기 위해서 장기간 버틸 수 있는 예비 자금 마련이 필수인 이유다.
 

귀농귀촌센터에서 상담하고 있는 모습.
귀농귀촌센터에서 상담하고 있는 모습.

"정부 지원금에 대한 문의가 많아요"
지원 자격 요건 확인 필수


때문에 귀농인에게 유동성 확보는 귀농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하루 평균 30통의 전화를 받는 상담사들은 귀농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으로 정부 지원금 문의를 꼽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올해 정부에서는 귀농 창업과 주택 구입 지원 사업으로 3천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대출 금리는 2%, 5년 거치 10년 상환 조건이다. 하지만 지원자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사소한 부분을 놓쳐 안타깝게 탈락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원 자격이 되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해요. 우선 귀농·영농 교육을 100시간 이상 이수해야 합니다. 사이버교육도 있는데요. 참여시간의 50%, 최대 40시간까지 인정해줍니다. 또한 농촌지역 전입일로부터 만 5년이 경과하지 않아야 가능하고 가족과 함께 농촌에 거주하면서 농업에 종사하고자 해야 합니다."

정부에서는 농촌에 젊은 피를 수혈하기 위해 청년 창업농에 대한 혜택도 대폭 늘렸다. 지원 가능 연령은 만 18세부터 만 40세 미만으로 독립경영 3년 이하 및 예비 농업인이면 신청 가능하다.

"청년 농부에 대한 문의도 많아요. 정부에서는 청년들에게 연차별로 차등 지원하고 있는데요. 1년 차 100만 원, 2년 차 90만 원, 3년 차 80만 원을 지원, 영농 초기에 소득 불안정을 겪는 청년 농업인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요. 이를 활용하면 유능한 청년들이 농업 분야에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겠죠."
 

귀농귀촌종합센터 전경.
귀농귀촌종합센터 전경.


"어디에 어떤 농지를 사야 할까요"
우선순위 정해 판로 확보되는 곳 유리


농지 마련에 대한 문의도 많다. 어느 지역 땅을 어떤 시기에 사면 좋은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이런 경우 귀농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상담하기 쉽지 않다는 게 상담원들의 얘기다. 하지만 원칙은 있다. 연고지, 키울 작목, 주산단지, 자녀교육 등을 따져봐야 한다.

"대뜸 귀농을 하려는데 어떤 땅을 사야 하는지 물을 때가 있어요. 참 난감하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먼저 연고지를 물어요. 농촌에 적응하기 훨씬 수월하거든요. 또 키울 작목이 정해졌는지와 정해졌다면 주산단지를 추천하죠. 지역이 먼저 정해지면 그 지역 주산단지 작목을 추천하기도 하고요. 자녀가 있다면 일단 주거지는 병원 등 필수 시설이 갖춰진 읍에 가까운 곳에 거주지를 확보해야 합니다."

농사로 큰돈을 버는 농민들은 하나같이 판로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유통업에 종사한 후 농촌으로 회귀하는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아무리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도 팔 곳이 없으면 막막하다. 억대 농부 대부분이 다양한 판로를 확보하고 있는 점은 귀농인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주산단지가 유리해요. 판로에 대한 걱정이 조금은 덜하거든요. 조합이나 작목반에서 한꺼번에 수매하기도 하고요. 수월한 판로는 안정적인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고요. 물론 귀농인에 대한 텃새도 있지만 그건 노력으로 극복해야 하는 일이고요."
 

"유튜브를 조심하라"
고소득 보장 과대광고 주의


아무리 준비를 열심히 해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면 혹하는 게 사람의 심리다. 귀농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기 유형도 다양해 주의해야 한다는 게 상담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요즘 유튜브가 인기잖아요. 유튜브에 정말 황당한 사례가 많거든요. 사실과 거짓을 적절히 배합하면 진실이 되더라고요. 유튜브는 홍보를 하기 위해 자극적이고 흥미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해요."

김주은 상담사는 귀농·귀촌인들의 겪는 시행착오가 늘 안타깝다. 장밋빛 꿈을 가진 귀농인들이 큰돈을 잃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다시 도시로 회귀하는 소식을 들으면 상담사로서 마음이 아프다는 김 씨는 자극적인 유튜브를 조심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다양한 사기 유형이 있어 일단 과대광고처럼 느껴지면 주의하라는 게 그녀의 조언이다.

"귀농 귀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싼값에 토지나 주택을 분양해주겠다며 투자를 유도하거나 특허받은 특용 작물 기술을 전수받으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허위 광고하는 사례는 대표적인 피해 유형이에요. 농촌진흥청 등 정부기관의 명칭을 도용하는 경우도 주의해야 하고요."

귀농 귀촌 강의 이력이나 방송 출연 경력 등을 내세워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은 후 영농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기획 부동산도 귀농 귀촌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실제 120만 원을 투자하면 200만 원을 얹어 주겠다며 27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붙잡히기도 했다.

미래 유망 사업이라며 귀뚜라미 사업을 고수익이라 부풀려 피해를 끼친 악덕업자도 있다. 육류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2배 이상 높아 대체 식량 사업이라며 투자자를 끌어들인 후 연간 두 배 넘는 수익을 보장한다는 과대광고를 통해 201억 원을 가로챈 경우다.

"장밋빛 귀농의 꿈을 가지고 이주하는 사람들이 큰돈을 허공에 날리면 농촌에 대한 좋지 못한 기억이 되겠죠. 귀농인들은 유사한 사업과 세부내역을 꼼꼼히 확인하고 유관기관에서 반드시 상담을 받아야 해요. 귀농자금 관련 서류는 꼭 직접 확인하고 챙겨야 하고요."

 

귀농귀촌종합센터 입구 모습.
귀농귀촌종합센터 입구 모습.

전문가 포진한 귀농귀촌종합센터 활용
"막연한 생각 구체화시켜줘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귀농귀촌종합센터는 유혹에 빠질 수 있는 귀농인에게 최후의 안전장치이자 농촌으로 가기 위한 발판이다. 이곳에는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김주은 씨를 포함, 농어촌공사, 농협, 임업진흥원에서 파견된 전문가가 금융과 농지, 귀산촌 분야에 대해 전문 상담을 해준다.

"상담원들의 전문 상담뿐만 아니라 센터에서는 귀농을 위한 원스톱(One-Stop) 정보 서비스도 제공해요. 각 분야의 전문가가 멘토로 활동하는 현장밀착형 '귀농닥터'와 기본 공통 아카데미, 창업 자금 활용하기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소그룹 강의도 진행되는데 수강생들의 피드백이 참 좋습니다."

은퇴를 앞둔 퇴직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방송 중 하나는 '자연인'이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이다. 오지에서 홀로 생활하는 막연한 낭만을 믿고 귀농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귀농은 현실이다. 가족의 동의가 없으면 정착하기 힘들다. 농사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가족과 함께 하지 않으면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다. 귀농귀촌종합센터는 사람들의 막연한 환상을 현실 세계로 이끌어 주고 구체화해 준다.

"농촌에는 손에 잡히지 않는 엄청난 부가가치들이 숨어있어요. 하지만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큰 손해를  입고 다시 도시로 회귀하는 사례가 있어요. 최근에는 다양한 공부를 통해 실패를 줄이는 귀농인들이 많지만 아직도 많은 귀농인들이 고통받고 있어요. 우리는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