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방]“서울 근교에서 바나나가 재배된다”···농업기술의 진화(進化)
[현장탐방]“서울 근교에서 바나나가 재배된다”···농업기술의 진화(進化)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10.02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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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백색혁명 꿈꾸는 교린, 나노혁명 군불
농업용 필름 개발로 제주 기온 구현 가능
노동력·비용 절감 열대과일 재배 ‘최적화’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최근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아열대 작목을 재배하는 농가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를 비롯해 전남과 경남 지역에서 바나나와 커피, 파인애플, 패션프루트, 애플망고, 파파야 등 다양한 아열대 작목이 재배되고 있다.

여러 아열대 작목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작목이 바나나다. 국내산 바나나는 나무에서 충분히 숙성한 뒤 수확하기 때문에 맛과 향이 뛰어나고, 고온이나 농약으로 살균 처리하는 검역과정을 거치는 수입산에 비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또한 수입산 바나나에 비해 가격 또한 2배 높아 고소득 작목으로 각광받고 있다.

바나나가 주로 재배되는 지역은 바나나가 자라기 좋은 환경(온도, 습도 등)인 제주도와 경남 산청, 포항, 전남 해남 등 대부분 남부지방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바나나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온도는 18℃에서 바나나 생육이 시작되며 27℃에 달했을 때 최고의 상태가 되고 27℃ 이상 되면 점차 감소 하다가 38℃가 되면 중지되며 10℃ 이하가 되면 생육이 완전히 정지된다.

우리나라와 같은 기후에서도 6~9월은 가온 없이도 고온 이어서 생육에 적합해 매월 4~5매의 엽이 출현해 신장하나 11~3월이 저온에는 생육이 떨어진다.

이런 환경적 제약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충청권 이상 지역은 바나나가 재배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재배된 적이 없다.

하지만 농업기술이 발전하면서 서울과 수도권 인근에서도 얼마든지 바나나를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교린이 경기도 하남시 초이동에 위치한 싱싱하우스에서 바나나를 재배하고 있다.
교린이 경기도 하남시 초이동에 위치한 싱싱하우스에서 바나나를 재배하고 있다.

시설하우스에 사용되는 농업용 필름 하나만 바꾸면 바나나를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사실. 실제로 경기도 하남시 초이동(한 블록 옆이 서울)에 위치한 시설하우스에서는 바나나 묘목 120그루가 심어져 있으며 바나나 수확을 앞두고 있다.

이곳은 ㈜교린(대표 이문숙)이 농업용 스마트 필름 자청을 적용한 싱싱하우스로, 시범적으로 바나나를 재배하고 있으며, 남부지역에서 생산되는 바나나와 견줘도 될 만큼 성장속도 또한 빠르다.

나노소재 실용화 기업인 교린은 지난 2017년에 설립된 스타트업기업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나노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나노기술을 일상생활 속 제품에 응용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다양한 상품인 이지안, 자청, 싱싱하우스 등 나노 응용제품의 사업화로 나노 소재 실용화 선두기업으로서 도약하고 있다.

무엇보다 교린은 나노소재를 플라스틱 필름에 분산시켜 광을 선별적으로 산란 또는 통과시키도록 설계해 하우스 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획기적 적외선 제어필름 자청을 최초로 개발해 상품화했다.

기존의 하우스는 여름철에는 고온으로 인해 농업인들이 어려움(건강, 엽소, 일소 문제 등)을 호소하고 있으며, 겨울에는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난방비가 나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교린이 개발한 자청 필름을 사용하면 원적외선 차단기능으로 탁월한 보온 효과가 나타나고, 근중적외선 차단으로 차열 효과를 나타낸다.

아울러 차열과 보온 동시 효과로 사계절 사용이 가능하고 가시광선 투과율과 투명도를 동시에 구현해 기존의 하우스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인 상황에서 국내 농업용 필름 시장은 일본 회사 제품들이 90% 이상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순태 교린 사장이 나노기술이 적용된 농업용 필름 자청과 스마트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는 싱싱하우스에 대해 설명했다.
안순태 교린 사장이 나노기술이 적용된 농업용 필름 자청과 스마트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는 싱싱하우스에 대해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린이 나노기술을 결합해 개발한 자청은 일본 제품보다 품질이나 기술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순태 교린 사장은 “자청 필름은 일본 제품에 비해 온도변화의 직접적 원인인 적외선을 차단해 여름철에는 온도 상승을 억제하고 겨울철에는 보온 효과가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아울러 첨단 나노기술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측면에서 일본 제품보다 저렴해 가격 경쟁력도 좋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기능성 LED조명과 경량 면상발열 난방·항온항습 제어 시스템 등 ICT를 결합한 스마트 시스템을 장착하면 기존과 다른 하우스로 탈바꿈하게 된다.

안 사장은 “스마트 싱싱하우스의 장점은 가시광선 투과율 저하 없이 사계절 차열과 보온 기능을 계절에 따라 발현해 농작물 생장에 효과적”이라며 “특히 여름에는 내부 온도를 일반 하우스 대비 5~10도 낮춰 고온 피해를 해소하고, 겨울에는 난방을 하는 난방기에서 방사되는 원적외선의 외부 방출을 차단해 냉해방지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싱싱하우스 내에서 잘 자란 바나나 모습.
싱싱하우스 내에서 잘 자란 바나나 모습.

실제 바나나가 재배 중인 하남시 초이동 싱싱하우스를 방문했는데 남부 지방의 바나나 재배 하우스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 오래 견디기 힘들 환경이었다면 이곳은 온도와 습도가 낮아 쾌적한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안 사장은 이어 “기능성 LED조명으로 해충의 접근을 방지하면서 야간작업이 가능하고, 획기적인 에너지 절감 난방 시설과 태양광 설치 등으로 기존 난방 대비 30% 이상 에너지 절감이 가능해졌다”고 소개하며, “더불어 LoRa 방식으로 빠른 데이터 송출과 넓은 지역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액티브와 패시브 방식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IoT플랫폼으로 설치와 운영비용도 절감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교린은 하남시 바나나, 경북 상주시 참외, 경북 구미시 멜론 등 싱싱하우스에서 시범 재배를 실시하고 있는데 생산량은 27% 가량 높아졌고, 고용노동비가 16%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해충·질병 발생률도 53%나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와 농가 소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왔다.

안 사장은 “하남의 바나나 싱싱하우스의 경우 재배온도를 맞추기 위해 난방비가 많이 들어 경제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시선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자청 필름을 사용하면 겨울철 보온력이 높아져 오히려 난방비가 절감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부 지역의 경우 폭염에 의한 바나나 잎 열화 현상이 발생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지만 싱싱하우스에서는 획기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하나로 관리되는 싱싱하우스.
스마트폰 하나로 관리되는 싱싱하우스.

이와 함께 교린은 서울과 경기도에 열대 과일 싱싱하우스를 확대해 농촌체험관광과 결합한 사업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 양평과 일산 원당에 부지를 매입해 조성할 예정이다.

안 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열대 과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열대 과일을 체험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전무하기 때문에 농촌체험관광가 연계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기존 농촌체험관광과 차별화된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도 개발하고 부가적인 수익 창출도 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린은 또한 농업용 스마트 필름 자청 국내 기반 확장 등 신 시장 개척과 신제품 개발에 더욱 몰두한다는 방침이다.

안 사장은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 자청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만큼 보다 국내 시장에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확대해 자청의 장점을 농업인에게 알리는 활동을 멈추지 않고 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R&D 개발을 통해 적기에 필요한 신제품 개발, 신 시장 개척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부합하는 글로벌 나노소재 실용화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태풍 링링이 휩쓸고 가도 끄떡없는 싱싱하우스.
태풍 링링이 휩쓸고 가도 끄떡없는 싱싱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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