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계, 친환경 인증 포기 본격화
축산업계, 친환경 인증 포기 본격화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8.04.30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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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축분변 살충제 검사 강행
농가 친환경인증서 반납...유통업계 친환경축산물 취급 중단

지난해 계란 내 살충제 잔류 사태 이후 정부가 친환경농산물 인증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가축 분변 살충제 잔류검사가 축산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가 비율이 높은 채란농가들의 경우 대한양계협회가 나서 친환경인증서 반납을 결의하고 농가 설득에 나선 상태며 몇몇 대형마트도 자사 납품계란 조건에 친환경인증을 빼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친환경인증 축산물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자극적인 보도가 나올 경우 신뢰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그 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친환경축산물 판매를 계속할지 아니면 중단할지를 놓고 장고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분변 내 살충제 잔류 문제는 계란 내 살충제 잔류와는 결이 다른 문제로 국내 축산업은 외부에서 사료 원료 의존도가 매우 높아 수입되는 원료단계부터 살충제에 대한 종합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원료에 대한 관리감독은 등한시 하면서 최종 산물이 아닌 분변에서 살충제가 검출되면 행정처분을 할 태세를 갖고 있어 이번 조사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한번 친환경축산업을 망가뜨리는 일이 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전문가들은 국내 축산농장에 분변내 살충제 잔류검사를 할 경우 대부분의 분변에서 살충제가 검출될 수밖에 없고, 한우농가들이 많이 이용하는 볏짚의 경우도 살충제를 광범위하게 살포하고 있어 분변 내 살충제 잔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견이다.

이미 우유와 소와 돼지, 닭, 오리 등은 도축검사를 실시하고 있고, 계란도 정부가 계란을 수거해 검사하고 있는 만큼 기존 시스템으로도 살충제가 잔류된 축산물을 걸러낼 수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사람이 섭취하지도 않는 분변에서 검사를 강행하는 것은 실적주위에 빠져 농가들이 범법자가 되는 것은 안중에도 없는 처사다.

농가들이 분변 내 살충제 잔류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서는 전문분석기관에 시료를 채취해 의뢰해야 하나 분변의 표준 샘플링이 농가단위에서 이뤄지기 어렵고 살충제 검사의 경우 시판허용 중인 모든 성분을 검사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항생제 검사비용과 비교했을 때 매우 비싸 농가들이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농림부의 분변 내 살충제 검사는 세금 낭비의 전형으로 기존 시스템으로 충분히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과잉 검사라는게 일반적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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